알리칸테 Alicante, Spain 2일

1박 2일 주말여행에 딱 좋은 적당한 스페인 도시

by 성경은

해변 가는 길

알리칸테에서 둘째 날 아침, 언덕길을 내려가면서 아름다운 성 한 번 더 구경하고 해변가 식당에 아침을 먹으러 갔다.

언덕길
알리칸테 성
해변

고고학 박물관 가는 길

아침 먹고서 고고학 박물관 Archaeological Museum of Alicante에 가보기로 했다. 해변가를 따라 걷다가 언덕 위로 올라가는 계단, 엘리베이터, 알 수 없는 경사로가 다 같이 있는 지점이 재밌었다.

계단, 엘리베이터, 경사로

길고양이들이 모여 사는 곳도 있었는데 누군가 친절하게 집도 다 만들어주고 밥도 주고 관리가 잘 되는 듯 보였다. 이 동네 사는 고양이들은 팔자가 좋은 거 같다.

고양이들

고고학 박물관

대략 20분 정도 걸어서 고고학 박물관에 드디어 도착했다. 건물 정문에 들어서자마자 커다란 나무에 트리 장식을 해놓은 것이 예뻤다. 오래된 건물 양식으로 보이는데 관리를 어찌나 잘 했는지 새 건물처럼 아주 깨끗해 보인다.

고고학 박물관 정문

박물관 안에는 온갖 것들이 다 있었다만 특별히 내가 흥미롭게 봤던 것들은 아래와 같다. 먼저, 귀에 바퀴 같은 것을 달고 있는 흉상은 “Cabezo Lucero” 유적지에서 발굴된 “Lady of Guardamar (a.k.a. Lady of Cabezo Lucero)”라고 한다. 귀에 달린 바퀴는 귀마개인가 귀걸이인가 했더니 머리장식이라고 한다. 고대 이베리아 Iberia (스페인 동부) 귀족 여성, 혹은 제사장이 귀족적이거나 신성한 지위를 가졌다는 걸 보여주기 위해 썼던 특수 머리장식이란다.

귀에 바퀴 단 흉상

옛날 옛적 악보로 보이는 책도 있었는데 콩나물이 아니라 콩만 있고 동그랗지 않고 네모나다. 이건 중세 교회(혹은 수도원, 성당)에서 쓰던 대형 성가책이고 예전엔 이렇게 네모난 음표들을 썼다고 한다.

중세 성가책

전시 공간들 중에 일부는 뭔가 물속 같고 신비로운 느낌이 있었다. 파도를 형상화한듯한 구불구불한 전시용 받침대가 있어서 자칫하면 되게 지루할 수 있는 전시품들이 더 흥미로워 보였다. 벽면에도 천에 전반적으로 파랗고 노란 프린팅을 하고 뒤에서 조명을 쏴서 푸르스름하고 노란 간접 조명이 비치는 것이 몽환적이고 멋졌다. 천이라서 손으로 만지면 꿀렁꿀렁하고 움직이는 것이 더 물결 같은 느낌도 줬다. 이런 공간은 가서 실제로 보고 만져봐야 훨씬 더 큰 감동이 있을 것 같다. 사진에 담기지 않아서 안타깝다.

물속같은 전시공간
구불구불 받침대
천에 프린팅한 벽

박물관 건물의 평면도와 스케일 모형을 보면 구조가 진짜 신기하다. 원래 용도가 뭐였길래 이렇게 이상하고 비효율적으로 지었지 찾아보니까 병원이었다고 한다. 양쪽으로 뻗은 지네 다리 같은 공간들이 하나하나의 병동이었다 생각하니 좀 납득이 간다.

박물관 건축 생김새

숙소 돌아가는 길

또 20분 걸어서 돌아갈 수도 있었지만 한 정거장 지하철을 타봤다. 지하철 안에 표를 끊는 기계가 들어 있는 것이 신기했다.

지하철 안 매표 기계

숙소 근처 지하철 역에서 내려서 숙소로 가는 길에 벽화/낙서들도 보고, 언덕에 올라 내려다보는 뷰도 다시 보고, 숙소 근처에 도착해서 바로 옆집에 고양이들이 창가에서 일광욕을 즐기고 있는 것도 목격했다. , 진짜 이 동네 고양이들은 참 행복해 보인다.

벽화
언덕 위 뷰
숙소 옆집 고양이들

점심 식당 가는 길

에어비앤비 체크아웃을 하고서 점심 먹으러 가는 길에 그냥 평범한 주택가로 보이는데 가로수들이 야자수인 거리를 걸으니, 대놓고 관광지인 해변가 산책길이나 다른 곳들보다 더 이국적인 느낌을 받았다. 창밖에 야자수가 보이는 아파트에서 사는 기분은 어떤 기분일까.

야자수 가로수

산트페란 성

점심을 먹고서 친구가 안 가본 지역 산트페란 성 Castell de Sant Ferran에 가보자 그래서 가봤다. 올라가는 언덕길은 제법 가파르지만 그리 높진 않았다. 끝까지 올라가니까 성터만 있고 아무것도 없기는 했다. 그래도 성 위에서 바라본 뷰는 아름다웠다.

성 가는 길
성터
성 위 뷰

시청 앞

성 뷰를 다 보고서 시내로 다시 내려와서 아이스크림 먹고서 시청 앞에 갔더니 크리스마스 설치물 있는 곳에 조명이 들어와서 아주 운치가 넘쳤다.

해진 후 시청
조명 들어온 설치물

총평

알리칸테에서의 1박 2일 주말여행은 딱 좋았던 것 같다. 나보다 하루 더 일찍 간 친구는 2박 3일 있더니 1박 2일 여행하는 게 맞는 거 같다고 했다. 볼 것이 아주 많은 곳은 아니지만 적당히 관광할 것들도 있고, 음식들 다 맛있고, 날씨 좋고, 깨끗하고, 다 좋았다. 알리칸테에 다시 갈 것 같진 않지만 내년에 또 스페인 어디 다른 도시에 가고 싶긴 하다. 영국에서 날씨 안 좋을 때 잠시 기분 전환하러 가기에 좋지 않나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