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여성들이 쓰는 뉴노멀
서울대학교 생활과학대학 소비자학과 교수인 김난도 교수가 아마도 연구원들과 (전미영, 최지혜, 권정윤, 한다혜, 김나은)같이 쓴 책이다. '소비트렌드분석센터'가 2024년 7월, 2030 여성 1,200명을 대상으로 인터뷰와 설문조사를 실행한 결과를 토대로 한 책이다. 아래 본문 일부와 내 생각 약간을 적는다.
"현대사회는 개인의 차별성을 존중하는 사회로 이행하고 있습니다. 과거에는 사회적으로 선망받는 롤모델이 정해져 있었죠. 모든 부모들이 자녀들에게 '공부 열심히 해서 좋은 대학 가야 성공한 삶을 살 수 있다'는 말을 교리처럼 주입했고요. 하지만 이제는 다릅니다. "너는 뭐를 좋아해?" , "뭐를 잘해?", "뭐가 되고 싶어?"라고 질문하며 자녀가 가진 꿈을 적극 키워주는 부모들이 늘어나고 있습니다. 각자 자신만의 꿈을 꾸는 시대가 된 것입니다. 이런 시대에 정작 가장 난감한 것은 본인입니다. "나는 무엇을 좋아할까?", "무엇을 잘할까?", "뭐가 되고 싶을까?"에 이어 "도대체 나는 누구일까?" 하는 질문이 줄줄이 이어집니다. 사회가 다원화되는 것은 분명 바람직한 일이지만, 자신만의 꿈을 가져야 한다는 의무감은 역설적으로 자기 파악이라는 새로운 스트레스로 나를 몰아넣고 있습니다."
자기 파악이 새로운 스트레스라니 신선한 관점인 것 같다. 나는 무엇을 좋아하고 잘하는 사람인지 알아가는 과정은 즐거운 것이 아니었나? 나는 40이 넘어서도 여전히 어떤 걸 좋아하고 잘하는 사람일까 새로운 것들을 시도해보고 있고, 새로운 취미나 적성을 발견하면 아주 기쁘다. 교수로 정년까지 하는 것도 좋지만, 다른 더 재미나고 의미 있고 돈을 잘 버는 기회가 갑자기 나타난다면 언제든 진로를 변경할 마음도 있다. 그때그때 마음 가는 대로 하면 되는 게 아닐까?
"당신의 삶에서 없어도 되는 것은 무엇입니까? 이 질문에 20대 응답자의 24.5%가 자동차 다음으로 연인, 애인이라고 답했다는 한 조사 내용이 화제가 된 적이 있습니다. 30대 이상이 사회적 지위, 뚜렷한 취향, 학력, 학벌 등을 삶에서 없어도 되는 것으로 꼽은 것과 비교하면 그 차이가 뚜렷하죠."
하기사 자동차가 없으면 대중교통을 타면 되고, 애인이 없으면 혼자 놀거나 가족들이나 친구들이랑 놀면 되고, 사회적 지위보다 경제력이 중요한 것 같고, 뚜렷한 취향이야 없어도 이것저것 다양하게 경험하면서 살면 더 즐거울 수 있고, 요새 학력이나 학벌 좋다고 돈 잘 버는 것도 아니고... 20대와 30대의 차이가 있긴 하지만 왜 이런 답변들이 나왔는지는 알겠다.
"결혼식을 생략하는 MZ세대들이 늘면서 결혼 풍경도 달라지고 있습니다. 식이 없으니 청첩장을 제작하지 않는 대신 결혼 알림장을 만드는 것이 대표적인 사례입니다. 결혼 알림장은 결혼식을 올리지 않는다는 안내와 함께 앞으로 잘 살겠다는 다짐을 담아 지인들에게 혼인을 알리는 목적으로 제작됩니다."
이런 변화는 정말 바람직한 것 같다. 다 같이 결혼식에 큰돈 쓰지 말고 그 돈으로 다른 더 의미 있는 일(내 집 마련이랄지, 세계여행이랄지)을 하는 것이 대중화되기를 바란다.
"결혼 전 동거가 자연스러워지는 만큼 요즘엔 결혼하고도 따로 사는 트렌드도 감지됩니다. 미국에서는 LAT Living Apart Together라는 라이프스타일이 부상하고 있는데요. LAT란 분리된 거주 공간에서 살아가는 커플 또는 부부 관계를 의미한다고요. 단순히 각방을 쓰고 각자의 취미 방이 있는 것을 넘어 거주하는 아파트나 주택 자체가 분리된 형태를 말합니다. 사이가 좋지 않아 별거하는 경우와는 다르며, 자녀의 양육 방식이 다르거나 라이프스타일 및 인테리어 취향에 차이가 있을 경우 서로의 가치관을 존중해 따로 거주합니다."
나는 LAT에 적극 찬성한다. 모든 거슬림, 불편함, 불만, 말다툼, 싸움의 시작은 합쳐진 거주 공간이 주 이유라 생각한다. 거주 공간이 달라서 각자 본인의 공간을 취향껏 꾸미고 정리 정돈하고 청소하고, 빨래도 각자 하고, 식사를 함께 할 때만 누가 요리를 할지, 설거지를 할지, 나가서 먹을지, 시켜 먹을지만 결정해도 된다면, 잔소리를 하거나 말다툼을 할 일은 거의 없을 거라 생각한다.
"2030 여성들은 결혼했다고 반드시 부부가 항상 함께 행동해야 한다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결혼 후에도 각자 본가에서 나만의 시간을 보낼 수 있는 것이죠. 또한 결혼을 하면 나만의 공간을 가질 수 없다는 생각 때문에 따로 거주하는 상태를 유지하려고도 합니다."
나는 40대 중반이지만 2030 여성분들과 같은 생각이다. 내가 너무 일찍 태어나 버린 것 같다. 20년만 늦게 태어났어도 훨씬 더 한국 사회 적응이 쉬웠을 텐데, 20년 일찍 태어나 버려서 영국에 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