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문화의 인기를 실감할 수 있었던 날
어제 기묘한 이야기 Stranger things 외전쇼를 보느라 런던에 다녀왔다. 피닉스 극장 Phoenix Theatre에 가려고 지하철 타고 레스터 광장 Leicester Square역에서 내렸다. 3번 출구로 나가면 정면에 길 건너 차이나 타운이 보인다.
극장 쪽으로 걷다 보면 해리 포터 공연이 한창인 팰리스 극장 Palace Theatre도 보인다. 아, 언제 해리 포터도 보러 가야 하는데 말이다.
지하철 역에서 극장 가는 길에 한국 분식집부터 시작해서 한국 화장품 가게들, 한국 음식 슈퍼들까지 아주 다양하게 한국 관련 샵들이 있다. 영국인들이 이렇게 한국의 것들을 좋아해 주는 것을 보니 아주 기분이 좋다.
공연이 끝나고 고무 오리 인형 가게도 잠시 들러 구경해 봤다. 사지는 않으면서 항상 보이면 들어가서 구경만 열심히 한다.
다시 지하철을 타고 기차역 London St Pancras으로 돌아갔다. 포트넘 앤 메이슨 Fortnum & Mason을 잠시 구경했다. 발렌타인데이라고 특별한 홍보를 하는 거 같은데 이 촌스러운 판다들은 뭐지 싶었다. 이것은 부자 중국인들을 노린 마케팅인가.
판다 커플의 초콜릿 하트 박스 같은 것을 사러 들어간 것은 아니고, 평소 좋아하는 피스타치오 비스킷이랑 다크 초코 아몬드를 샀다.
런던 사는 친구랑 잠시 브렉퍼스트 클럽 The Breakfast Club에서 만나서 간단히 저녁을 먹었다. 이 집은 두 번 가봤는데 해시브라운이 맛있는 집이다.
친구는 1시간 남짓 있다가 남자친구네 간다면서 가버렸다. 6시 반 정도부터 기차 시간 8시까지 딱히 뭘 할 수 있는 시간이 아니어서 그냥 식당에 앉아서 기차를 기다렸다. 원래 Royal Academy of Arts 전시도 보고 싶었고, 그 옆에 Fortnum & Mason 본점도 구경하고 싶었고, 그 근처에 고든 램지 햄버거집 Gordon Ramsay Street Burger도 가보고 싶었는데, 이 친구가 만나자 해서 다 버리고 공연 끝나자마자 기차역에 돌아간 거였다. 살짝 짜증이 나려고 했지만 생각해 보니 '나 런던 가는데 시간 나면 만날래?'라고 먼저 연락한 것은 나였으니까 다 내 잘못이다. 다음부터 런던 놀러 갈 때는 그냥 런던 사는 사람들한테 굳이 연락하지 말고, 가서 보고 싶은 거 다 보고, 먹고 싶은 거 다 먹고, 하고 싶은 거 다 하고 오는 것으로 하기로 마음먹었다.
짜증이 나려 했지만 근본적으로는 내 잘못이라는 것을 깨닫고 어쩐지 살짝 더 스트레스를 받아서 EL&N Crumbs에서 쿠키 6개 박스를 사버렸다. 오늘 아침에 하나 먹어 봤는데 맛있었다. 앞으로 5일 동안 계속 수제 쿠키 아침밥을 먹을 예정이다.
레스터 Leicester 돌아가는 기차를 탔는데, 어머, EMR (East Midlands Railway) 기차 회사가 돈을 많이 벌었는지 새 기차가 있었다. 와, 너무 쾌적하고 좋았다. 항상 기차가 너무 오래되고 더럽고 후진 느낌이 있었는데 새로운 기차가 등장해서 너무 반가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