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을 쓰는 양은 늘었지만...
이제 거의 2년이 다 되어가는 2022년 1월, 나는 브런치를 시작했다.
여러 번 반려될 것이라는 걱정 속에 올렸던 신청은 운이 좋게도 바로 통과가 되었다.
첫 해의 목적은 150개의 글을 쓰는 것이었다. 2일에 한 번은 못되더라도 3일에 하나의 글을 올릴 수 있다면 괜찮지 않을까? 글을 쓰는 삶에 대한 나의 도전은 내 나름대로의 계획이 있었다.
삶은 항상 계획대로 흘러가지 않는다.
몸이 아플 때도 있고, 전혀 예상 못한 일이 생길 때도 있었다.
글이 너무 써지지 않아서 고민할 때도 많았고, 특히나 초반에 IT나 교육, 인문학 등의 이슈를 중점으로 다룰 때는 너무 고민을 하다가 글을 포기하는 경우도 많았다.
지금도 '서랍'에는 쓰다만 글들이 가득 쌓여있다.
뭐가 두려워서 세상에 내놓지 못했던 걸까.
뭐긴 뭐야.
자신의 흔적을 밖으로 드러내는 것은 두려운 일이다.
아무에게도 보여주지 않을 생각이라면 본인 혼자 일기장에 쓰면 될 일이다.
하지만 밖으로 보이는 곳에 글을 쓰는 것은 누군가의 시선을 받을 '각오'가 필요한 일이다.
하지만 세상은 생각보다 쉽게 관심을 주지 않는다는 것을 깨닫는 데는 그리 오래 걸리지 않았다. 조회수는 기껏해야 10개 남짓에 턱걸이하는 경우가 많았다.
그와 동시에 나에게 관심을 주는 그 고마운 몇 명의 사람들을 위한 고민은 더 깊어졌다.
그렇게 어물어물 2022년, 나는 약간의 편법(?)을 섞긴 했지만 150개를 넘는 글을 올렸다.
2023년, 나는 글을 쓰는 삶에서의 또 다른 도전에 뛰어들었다.
브런치는 브런치니까 여기에서 가급적이면 언급하지 않았지만, 소설을 쓰기 시작했다.
브런치를 시작할 때도 마찬가지였다.
브런치를 신청하기 전까지는 무려 몇 달을 고민했지만 막상 신청하고 나서는 1년에 150개의 글을 올리는 기염(?)을 토했던 나였다.
이번에도 연재글을 올리기 전까지는 고민이 많았지만 일단 쓰지 않으면 아무것도 해결되지 않는다는 생각으로 2023년 2월, 연재글을 시작했다.
심지어 한편에 5000자 이상의 글을 매일 연재를 약속하면서...
결과적으로 말하면, 95%의 목표는 달성했다.
나는 5달에 걸쳐서 150화 정도의 글을 올렸다. (그러고 보니 이번에도 150화라는 건... 우연이었을까?)
2월에 시작한 연재는 7월에 끝이 났다.
무려 90만 자... 그렇게 이야기하면 별로 와닿지 않는다.
요새 나오는 책들이 한 권에 보통 12-3만 자 정도의 내용을 담는다. 물론 더 적은 경우도 있다.
그렇게 따졌을 때, 짧아 보이지만 내가 쓴 글은 7권에서 8권 사이의 내용이었다. 5달 만에!
물론 엄청난 작품을 써내지는 못했다.
너무 준비가 없이 들어갔던 연재라서 되돌아보면 후회가 되는 부분은 너무도 많다. 그건 브런치에 연재글을 남겼을 때도 마찬가지였다. 하지만 시작하지 않으면 아무것도 없으니까.
이 자리를 빌려 내 부족했던 글에 '선작(선호작품)'을 눌러준 80명 넘는 사람들에게 그저 고마운 마음을 전하고 싶을 뿐이다.
잠시 숨 고르기를 하고 두 번째 연재를 하고 싶었지만 첫 번째 글보다는 잘 써야 한다는 중압감이 내리 누르기 시작했다. 첫 번째 연재했던 소설을 다시 읽어보면서 느낀 문제점은 한두 가지가 아니었다.
하지만 그렇게 망설인 결과 두 번째 글은 연재를 시작하고 1달도 안되어 방향성을 잃어버렸다.
결국 눈물의 휴재...
가장 큰 이유는 아이와 나의 병원문제였지만 글이 잘 써지고 있었다면 어떻게든 하지 않았을까.
그리고 연말이 코앞에 다가올수록 초조해지는 그 무렵에 연재하던 사이트에 '연참대전'이라는 이벤트가 있었다.
대단한 보상이 주어지는 것은 아니었다. 일정 기간 동안 일정 양 이상을 매일 연재한 작가에게 실물 명함과 몇 가지 간단한 '증표'같은 것을 달아주는 이벤트였다. 하지만 그런 마치 어딘가의 마감 같은 강제적(?) 압박이 없으면 글을 쓰려는 마음은 꺾이기 마련이다.
그래서 12월 4일 연재를 시작한 3번째 글은 (두 번째 글은 휴재 중이라서...) 12월 말을 앞둔 지금 이미 30화를 넘어섰다.
물론 이번에도 어김없이 건강 이슈와 함께 (39도라는 체온을 2일이나 유지했으니...) 연재가 아슬아슬했고 심지어 중간에 또 방향성을 잃어서 내가 뭘 쓰는지 모르는 구간도 있었지만 그럭저럭 다시 방향을 잡고 연재를 해 나가고 있다.
이번 글은 무사히 200화에 도착할 것을 다짐하고 있다.
1년 동안 브런치에는 고작 30-40개의 글 밖에 올리지 못했다. (서랍에 쓴 글을 포함하면 좀 더 많겠지만)
하지만 내가 글을 멀리한 건 아니다. 오히려 쓰는 양은 더 많아졌고, 매일매일 새로운 경험을 하고 있다. 나 자신의 근황을 알리는 겸, 그동안의 정리를 내 글쓰기의 시작인 브런치에 알리고 싶었다.
필명은 '유로비트'.
'문피아'라는 연재사이트에서 소설을 연재하고 있다.
지금은 '종말을 되돌리는 연금술사'라는 작품을 연참대전으로 연재 중이다.
홍보까지는 아니고, 그래도 이 글을 끝까지 읽어준 분들을 위해서 부끄럽지만 필명을 공개했다.
기대를 안 하고 읽으신다면 그 전작인 '각성의 중2병(내 각성의 주문이 이상하다)'이라는 작품은 완결되어 있으니 심심할 때 한 번쯤은... 문피아라는 사이트가 낯설다면 '내 각성의 주문이 이상하다'같은 경우에는 네이버 웹소설 '베스트 도전'에도 올려놓았다.
2024년에 나는 또 무언가 도전을 할 것이다. 일단 쓰던 것 좀 다 쓰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