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how and prove'
'로렌스 피터 현상'이라는 말이 있다.
무려 1969년에 나온 이론으로... 지금으로부터 50년도 넘은 이론이다.
하지만 이 현상은 여전히 유효하고, 특히 특정 분야 또는 업계에 강력한 영향을 미친다.
로렌스 피터 현상은 보통
"위계적인 조직에서는 무능력자의 승진이 일반적인 경향이다"
라고 정리할 수 있다.
이게 조금 '아 다르고 어 다르게' 해석될 수 있는데, 관점을 어떻게 가지는가에 따라서 해석이 달라지기 때문이다.
누군가는 이 현상을 놓고
"유능했던 사원이다 하더라도 자신이 무능력이 드러나는 직급이 될 때까지 승진하는 경향이다."
라고 판단하는 사람도 있다.
또 누군가는
"보통 위계적인 조직일수록 유능한 사람들은 빠져나가고 승진하는 사람들은 무능한 사람들이 남아서 올라가게 된다."
라고 받아들이기도 한다.
실제로 1969년에 교수가 주장했던 내용은 전자의 위계적인 조직에서 승진하다 보면 새로운 능력이 필요하고, 기존의 능력에서 뛰어난 모습을 보였더라도 맞지 않는 자리에 가게 되면서 무능력해질 수 있다는 요지였다.
그리고 그런 사람들이 많아지면서 조직의 효율성이 저해된다는 뜻으로 연결이 되었다.
실제로 이러한 연구는 그 이후 HRD(인적자원개발) 분야에 영향을 주었고, 직급 상승 및 이동에 따른 교육, 특히 중간관리자 교육의 필요성을 적극적으로 검토하는 계기가 되었다.
자... 그럼 그런 관리자 교육의 활성화로 인해서 저 문제가 해결되었는지 생각을 해보자.
과연 그랬다면 이 이야기를 다시 꺼낼 필요가 있었을까?
두 번째 해석인 "위계적인 조직일수록 무능한 사람들이 승진해서 윗자리에 남게 된다."라는 말이 왜 나오게 되었는지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가장 위계적인 조직은 어떤 곳일까?
'군대'가 가장 먼저 떠오르긴 하지만 일반적인 조직과는 꽤나 거리가 있다.
물론 군대에도 위의 이론이 적용이 되지 않는다는 것은 아니지만.
현역병으로 군대를 다녀온 남자들이라면 이해할 것이다.
어떤 '폐급'이라고 불리는 사람들이다 하여도 결국 '병장'을 달았다는 것을.
간부는 말할 것도 없고.
그럼 군대 다음으로는?
'공무원' 또는 '대기업'.
우리는 충분히 떠올려 볼 수 있다.
사실 작은 조직일수록 위계적이기 힘들다.
그건 위계라기보다는 주종관계에 가깝게 되어버리기 때문이다.
공무원은 대표적인 위계조직이다.
수많은 공무원들이 승진을 하고 30~40년씩 버티고 올라간다.
사실 기업은 승진에 대해서 능력평가 부분이 조금이라도 더 반영될 수밖에 없다.
왜? 기업은 기본적으로 매출이 나오지 않으면 망하니까.
하지만 공무원의 승진은 그것과도 좀 다르다.
승진에 대한 판단에 '위쪽'의 영향력이 강하게 작용하기 때문이다.
어차피 공무원은 매출이 나오는 것도 아니고, 망한다는 개념이 없기 때문에 결국 업무 성과 판단이 '서류적'으로 끝나기 때문이다.
그리고 그 평가를 작성하는 것도, 결론을 내리는 것도 결국 '위쪽'일뿐이다.
심지어는 조직이 아니어도 우리는 '자격증'만 들고 있으면 전문가라고 받아들이는 경향이 있다.
수많은 전문가들에게 속으면서도 말이다.
그래서 누군가는 어떤 불법적인 방법을 써서라도 '박사'라는 타이틀을 달기도 하고 한번 얻은 자격을 시대에 뒤처지더라도 사골국물도 나오지 않을 때까지 우려먹으려고 한다.
그들은 굳이 '쇼 앤 프루브' 할 필요가 없는 '위계조직'의 윗자리에 앉아서 자리를 차지한다.
아니 심지어 그런 사람들일수록 더 위쪽으로 올라가려 발버둥 친다.
그리고 그들이 가장 원하는 그런 '위계조직'이 공적 기관 또는 공무원 조직일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물론 일반적인 위계조직에서도 나타나는 성향이긴 하지만.
"Show and prove"
누군가에게는 힙합의 대명사처럼 느껴지는 이 단어는 이미 일상에서 꽤나 흔하게 사용되는 밈이 되었다.
"보여주고 증명한다."
지금의 젊은 세대에게는 힙합이 아니라도 꽤나 익숙한 표현이다.
예전에 "꼰대"에 관한 글을 다루면서 흔히 말하는 "라떼"타령을 이야기한 적이 있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생각하는 꼰대는 그 시절을 이야기할 뿐, 그들이 "쇼 앤 프루브"하지 못한다는 것이 핵심이다.
현재의 조직, 그리고 특히 '현재 그들의 업무'에서 그들이 "라떼"가 아니라 "쇼 앤 프루브"를 보여주지 못하기 때문에 그들을 꼰대로 취급한다.
그들의 자리에서 실제 그들이 '쇼 앤 프루브' 하고 있다면 과연 그런 취급을 받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