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당히 좋은 뜻이다.
"갓(God) 생(生) 살기"
요즘 세대의 최상급 표현인 '갓'과 인생의 '생'이 합쳐진 신조어... 아니 이제는 신조어라고 하기에도 익숙해진 단어다.
특히나 숏폼 시대를 관통하는 '갓생 브이로그'는 어떻게 봤을 때 사람들에게 하나의 동기부여로 작용하기도 한다.
갓생을 산다는 것은 어떤 것일까?
대충의 의미를 보면 24시간을 보람차고 알차게 살아가는 행위를 의미한다.
다만 그 '보람차고 알차게'의 의미가 조금 다르다.
예컨대 하루 종일 자신의 일을 열심히 하는 사람도 사실 알차게 삶을 살아가고 있지만 '갓생'을 살고 있다고 표현하지 않는다.
'갓생'이 신조어인 이유는, '갓생'이 '워라밸'을 포함한 의미를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그런데 정말 그런 걸까.
요 몇 개월, 자의 반 타의 반으로 갓생을 간접체험을 해본 입장에서 보면 애매하게 느껴진다.
갓생의 기준은 '본업 또는 소득활동 + 자기계발활동 + 규칙적인 생활" 정도로 볼 수 있다.
특이점이라면 '본업 또는 소득활동'이 생각보다 '갓생'에서는 중요하지 않다는 지점이다.
학생들의 '갓생' 브이로그를 보면 '학교'파트는 거의 다루지 않는다.
대부분의 직장인 갓생러도 마찬가지로 '직장 또는 직업활동'을 중심적으로 다루지는 않는다.
즉, 갓생의 기준은 '본업'보다 그 이외의 삶을 얼마나 '규칙적'이고 '생산적'으로 사는 가에 대한 이야기가 많다는 것이다.
학생들의 갓생은 아침 일찍 기상을 하는 것으로 시작하는 경우가 많다.
그리고 아침공부, 짧은 운동 내지 아침 준비과정.
낮에 하는 수업과 같은 과정은 대충 생략하고 저녁에 와서 맛있는 걸 먹거나 운동 내지 공부, 학습 등에 쏟는 시간들을 정리한다.
직장인들의 갓생도 별반 다르지 않다.
어학 공부를 하거나, 취미생활을 '학습'하는 것을 위주로 타인에게 보여준다.
아, 직장인 갓생은 운동이 거의 필수에 가깝다는 차이점이 있긴 하지만.
사실 나의 갓생 체험(?)도 별반 다르지 않았다.
아침 7시까지 사무실에 도착해서 다른 사람들이 출근하기 전에 1시간 정도 애플리케이션을 활용한 어학공부.
그리고 평범하게 직장생활을 하고 저녁에 돌아온 후에는 아이들과 잠깐 놀아준 이후에 1시간 정도 유산소 운동을 한다.
돌아와서 씻고 아이들을 재우고 나면 사실 뭘 할 시간도 거의 없다.
다음 날 다시 6시에 일어나야 하니까.
심지어 이 갓생조차 아이들을 씻기고 먹이는 부분에서 와이프의 협조가 없으면 아예 불가능한 부분이었다.
그나마 지금은 거의 술자리에 가지 않는 삶을 살고 있기에 가능한 거기도 했다.
작년 11월에 시작해서 지금은 3월... 100일이 좀 넘는 기간 동안 유지한 '갓생' 루틴은 당연하게도 긍정적인 여러 가지를 가져다주었다.
일단 운동을 시작한 이유는 건강에 적색신호가 들어왔기 때문이었고, 튼튼해지거나 살이 빠진 것은 아니지만 적어도 쓰러지는 상황은 모면했다.
1년 전에는 허리 부상 악화로 계엄의 순간을 입원한 병실 티브이로 봤으니까.
그리고 어학 애플리케이션의 경우는 현재 560일 이상 연속학습 중이다.
뭐... 영어에 능숙해진 것은 아니지만 적어도 아무것도 하지 않을 때보다 잘 들리고 단어 하나라도 더 기억하게 되었다는 것은 사실로 보인다.
점수로 확인해 본 것은 아니지만.
이것도 내가 너무 하고 싶어서가 아니라 아들 녀석이 그냥 시키면 안 하니까 '아빠도 하는데 왜 안 해?'라고 하기 위해서 같이 시작했던 거였다.
그럼 좋은 거 아닌가?
음. 나쁘진 않다.
거기다 이제는 '루틴'이 되어버려서 운동이나 어플 중 하나라도 거르면 불안한 마음이 든다.
그럼에도 나는 '갓생'에 대해서는 부정적이 되었다.
당연히 단점도 느끼고 있기 때문이다.
갓생은 보통의 사람들에게는 엄청나게 빡빡한 삶이다.
실제로 이런 게 '루틴'이 된다는 건, 하루 이틀 보여주기 위해서 열심히 사는 게 아니라 규칙적으로 반복적으로 살아야 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예를 들어 내가 '갓생'이 가능했던 가장 큰 이유 중 하나는 직장을 다니면서 브런치를 '잠시 멈춤'의 상태로 놔두었기 때문이다.
그리고 소설을 쓰던 작업도.
그리고 내가 직장인 밴드를 그만두었기 때문이기도 하다.
그리고 내가 하고 있던 AI 관련 공부를 일정 부분 미뤘기 때문이기도 하다.
결론적으로 나는 '갓생 살기'에 적합한 인간이 아니었다.
나처럼 하고 싶은 게 너무 많은 인간은 규칙적인 '갓생'을 사는 게 너무 힘든 일이었다.
'그 모든 것을 포함해서 갓생 계획을 짜면 되는 거 아닌가요?'
누군가는 그렇게 이야기하겠지만, 내 삶에는 나 이외에도 많은 사람들이 들어와 있다.
부모님이라던가, 와이프라던가, 아이들이라던가, 아이들이라던가, 아이들이라던가.
2년 동안 나의 '말상대'이자 '글상대'였던 브런치를 복귀하며 나는 이제 '갓생'을 내려놓으려고 한다.
이제 '갓생'을 내려놓고 다시 '나의 인생'으로 돌아갈 때인가 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