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밀소바

자취방 요리일기

by 무명

이번엔 메밀소바다.

메밀소바는 사실 맛없게 만들기 쉽지 않다. 간장을 조금 많이 넣어도, 와사비가 많더라도 모두 요리가 된다.

이렇게 저점이 높은 요리들의 특징은 아무래도 작은 틈새의 차이정도에 있다고 봐도 무방하다.

이런 요리의 경우에는 그 틈새를 무엇으로 어떻게 채우느냐에 따라 맛이 10배는 맛있어질수도 있고, 반대로

10배로 맛없어질수도 있다.

그러면 우리가 집에서 요리를 할 경우를 생각해보자면, 사실 집에서 메밀면을 밀 수 있긴 하다. 여기에서 차이를 줄 수도 있긴 하지만 대개 보통은 집에서 메밀면을 밀지 않으니 여기서는 시판용 메밀국수면을 사용하기로 하고, 그렇다면 우리가 바꿀 수 있는 건 두개가 남는다. 육수와 고명. 두개는 보통 집에서 만드니 이 둘을 바꿔보도록 하자.

먼저 육수는 보통 간장이나 쯔유를 많이 쓴다. 이 메밀소바의 육수는 가장 빠르게 만드는 방법이 물에 쯔유만 넣고 섞는것일만큼 쯔유를 많이 쓴다. 이러면 맛은 있다. 간편하게 먹을 수 있는데, 우리는 조금 다른 방법을 사용할것이다. 메밀차 티백을 쓸것이다.

메밀차 티백을 사용하면 훨씬 더 메밀스러운 맛의 육수가 완성된다. 차 티백을 요리에 활용하는게 조금 어색할수도 있는데 일식에서는 꽤나 여러곳에 차 티백을 쓸 수 있다. 가장 대표적인 예시로 오차즈케, 녹차 티백이다. 이 글에는 별로 중요하지 않으니 티백 얘기는 짧게 하고, 메밀차 티백을 우린 물은 뜨겁기때문에 시원하게 먹기 위한 요리의 이치와 맞지 않다. 그렇기때문에 물의 양을 굉장히 적게 한다. 뜨거운 물은 종이컵 반의 반컵가량만 쓰고 티백을 오래 우리면 더 진한 메밀차가 뽑힌다. 이 메밀차에 차가운 물을 종이컵으로 한컵 넣어서 전채적으로 온도를 내리고 진간장 종이컵 반컵과 가쓰오부시 육수를 넣으면 좋은데 번거로우니까 왠만하면 쯔유를 넣자. 이대로 섞어서 와사비를 알맞게 넣어주면 훨씬 맛이 좋아진다.

일단 육수는 완성됐고, 이제 고명이다.

고명은 김은 원재료 맛이 좋으니 그대로 두고, 파 고명을 손을 좀 봐볼텐데, 일단 얇게 채썬 파를 찬물에 담가놓는다. 파는 찬물에 담가놓으면 아린 맛이 빠지기때문에 단맛이 더 강해진 훨씬 더 맛있는 파 고명이 된다.

파를 오래 담가놓으면 파의 힘이 없어져서 파가 흐물흐물해지는데 그때까지 파를 찬물에 담가뒀다가 꺼내서 참기름 약간에 버무려주면 고소한 단 파 고명이 완성된다.

이 두가지만 바꿔줘도 훨씬 특색있고 맛있는 요리가 될 수 있다. 이것처럼 저점이 높은 요리는 저점이 높은대로 특색이라는 새로운 능력치를 부여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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