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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elephant idea Aug 14. 2021

삼성전자는 이번에도 금메달을 딸 수 있을까

올림픽 반도체 종목

주식 투자의 시작, 삼성전자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가 발생하기 직전에 주식 투자를 시작했다. 어디서 주워들은 것은 있어서 월급의 일정액으로 삼성전자를 매수하기 시작했다. 코로나 사태가 발생하고 큰 손해를 봤지만 삼성전자는 망하지 않는다는 생각으로 월급의 일정액을 매수하는 것을 계속해나갔다. 주가가 빠르게 회복하면서 꽤 많은 수익이 났다.


그러한 나의 경험과 지난 10년 간 삼성전자의 주가 차트는, 삼성전자는 무조건 오른다는 믿음을 확신으로 바꿔주었다. 특히, 유튜브나 뉴스 등 미디어에 노출 될수록 삼성전자에 확신이 들었다. 서점에서 [부의 진리, 삼성전자를 사야 하는 이유 by 이영주]라는 책을 발견하고 단숨에 읽기도 했다.


삼성전자는 알면 알수록 위대한 기업이라는 '느낌'이 들었다. 삼성전자의 주가가 하락하면 하락할수록 저렴하게 수량을 늘릴 수 있는 기회라는 생각이 들었다.



나는 어디에 투자하고 있는 걸까


삼성전자에 투자하고도 한참 동안 내가 정확히 '어디에 투자하고 있는지' 인지하지 못했다. 나는 내 돈의 대부분을 반도체 산업에,  산업 중에 종합 반도체 기업에, 그 기업들 중에 '삼성전자'라는 기업에 투자하고 있음을 뒤늦게 알게 되었다.


그동안 독립적인 사고를 하지 못하고 단순히 미디어에 노출되어 삼성전자에 대해 잘 안다고 착각을 했던 것이다. 나는 삼성전자와 반도체 산업에 대해 직접 공부하면서 잘못된 확증 편향에서 조금씩 벗어날 수 있었다.



위대한 금메달 리스트, 삼성전자


삼성전자는 수십 년 간의 치열한 메모리 반도체 경쟁에서 금메달 리스트가 되었다. 삼성전자는 1983년 메모리 반도체 산업에 진입한 뒤, 1993년 메모리 반도체 1위, 2002년 낸드플래시 반도체 1위를 차지하였다. 현재까지 두 분야에서 수십 년간 1위를 지키고 있다.


1983년 삼성전자 이병철 회장이 반도체 사업을 하겠다는 '도쿄 선언'을 했을 때, 일본의 미쯔비시 연구소는 [삼성이 반도체 사업에서 성공할 수 없는 5가지 이유]라는 보고서를 발표했다고 한다. 그 후 삼성전자와 경쟁한 많은 일본의 반도체 회사가 파산했다. 2013년 일본 최대 반도체 회사 엘피다의 파산을 끝으로 메모리 반도체 전쟁은 삼성전자의 승리로 끝났다.


빛나는 금메달 이면에 이러한 비하인드 스토리는 삼성전자의 성장기를 더욱 드라마틱하게 만들어 주었다. 그러한 성장 스토리에 기반한 아름다운 우상향 주가 차트가 따라왔다. 삼성전자는 승자의 DNA를 가진 위대한 기업임이 역사적으로 증명 이다.


삼성전자는 21년 2분기 반도체 사업의 매출액과 영업이익을 기준으로 세계 반도체 기업 1위 자리를 재탈환했다. 2위가 인텔, 3위가 TSMC다. 삼성전자는 반도체 매출액을 기준으로 17년, 18년 두 해동안 1위를 차지한 뒤, 19년부터 인텔에 1위 자리를 내어준 바 있다.
 
시스템반도체 파운드리 분야는 대만의 TSMC가 1위, 삼성전자가 2위다. 삼성전자는 '시스템반도체 비전 2030'을 발표하고 시스템 반도체 세계 1위를 위해 노력하고 있다.



올림픽 반도체 종목의 관중과 플레이어


반도체 종목은 금메달을 획득한 플레이어가 최고의 영업이익률을 누린다. 그래서 경쟁이 치열하다. 경쟁이 치열해지면 관중들의 재미는 증가하지만 플레이어가 금메달을 획득할 확률은 줄어든다. 삼성전자는 이 올림픽에 참가한 플레이어다.


<반도체 산업의 경쟁이 치열한 이유>

반도체 산업은 기술력이 원가에 미치는 영향이 가장 크다. 차기 미세공정으로 넘어갈수록 성능 대비 원가가 기하급수적으로 감소한다. 따라서 반도체 기업은 미세 공정을 위한 대규모의 투자를 매년 해야 한다. 경쟁이 치열한 산업이기 때문에 외부에서 투자금을 모으기도 쉽지 않다. 그래서 기업은 항상 현금을 넉넉하게 보유하고 있어야 한다.

그러한 대규모의 투자로 인한 고정 비용이 매우 크기 때문에 공장 가동을 중단할 수가 없다. 반도체 가격이 하락한다고 하더라도 기업은 생산을 멈출 수가 없는 것이다. 더 미세한 반도체를 끊임없이 생산해서 많은 현금흐름을 확보해야 차기 미세공정을 위한 대규모 투자를 할 수 있다.

반도체는 운송비가 낮기 때문에 1등 기업이 전 세계 수요의 상당량을 충족시킬 수 있다. 지리적 우위가 적용되지 않기 때문에 1등 기업은 전 세계를 상대로 최고의 매출과 최고의 영업이익률을 누린다.


한편 주식투자자의 관점에서, 삼성전자에 얼마나 투자했느냐에 따라 이 올림픽의 관중이 될 수도 있고 플레이어가 될 수도 있다.


여러 유망한 산업에 분산 투자하고 그중 일부를 반도체 산업의 삼성전자에 투자한 투자자라면 이 올림픽을 즐겁게 관람할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삼성전자에 모든 자산을 몰빵한 투자자라면 이 올림픽에서 삼성전자가 반드시 금메달을 획득해야만 하는 상황에 처한 것이다.



다시, 나는 어디에 투자하고 있는 걸까


매달 일정한 금액을 삼성전자에 투자하면서 "저축을 하고 있다"라고 말하는 사람이나 삼성전자에 모든 자산을 몰빵하고 "안전한 투자를 하고 있다"라고 말하는 사람이라면, 다시 한번 '나는 어디에 투자하고 있는지' 생각해봐야 할 것이다.


세상에는 많은 기업이 있다. 독점적 산업에서 태어나 아주 편하게 높은 영업이익률을 누리는 금수저 같은 기업이 있는가 하면, 치열한 경쟁 산업에서 태어나 평생을 1등이 되기 위해 치열하게 싸워야만 하는 슬픈 운명의 기업 있다. 인간의 삶이 모두에게 평등하지 않듯, 기업의 삶도 마찬가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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