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

죽지 못해 사는 삶으로 돌아가는 것은

by 타자 치는 컴돌이


(매거진의 이전 글을 읽고 오시는 걸 추천합니다)



너는 죽지 못해 사는 삶으로 다시 돌아왔다. 세상 사람들을 보고 '사랑'과 '살아갈 이유'를 배워오는 것은 참으로 어려운 일이었다. 너는 인간을 볼수록 인간이 싫어졌고, 이제는 인간을 관찰하는 것도, 그들을 신경 쓰는 것도, 심지어 그들을 혐오하는 것마저도 지쳐버렸다.

여느 소설에서나 등장하는 감동이나 사랑이나 하는 것들은 그저 소설이기에 존재하는 것이었다. 그렇기에 사람들이 소설을 보고 소설을 찾는 것이었다. 현실에서는 너무나도 찾아보기 어려우니까.

그 사실을 너는 배워왔다. 네게는 그 사실이 사무치도록 아쉬운 것이었는지도 모른다. 어쩌면 그 허상이 네게 새로운 삶을 줄 수도 있었으니까. 조금, 아주 조금 더 밝은 새로운 일상을 바라볼 수도 있었으니까. 너는 그랬으니까.


너는 다시 원래대로 돌아가기로 했다. 사랑했었던 죽음의 곁으로 돌아가기로 했다. 바쁘게 살아가면서도 쉼 하나만을 추구하는 그 일상으로 돌아가기로 했다. 결국 그렇게 하기로 했다. 죽지 못해서 사는 삶으로.

사랑이라는 것은 참으로 배우고 이해하기가 어려운 것이었다. 너는 그리 생각했다.



네가 일상으로 돌아가기로 마음먹은 즉시, 네 몸과 마음은 원래대로 돌아갔다. 너는 아무 일도 없었다는 듯이, 무려 몇 주 몇 달의 일을 지워버린 듯이 일상으로 돌아왔다. 다시금 죽음에 대한 공포가 따라붙었지만, 그보다 익숙함이 주는 편안함이 더 크게 네게로 다가왔다. 죽지 못해 사는 것은 참으로 익숙한 것이었다. 그 일상으로 돌아오는 것은 너무나 처참해 보일 정도로 쉬웠다. 너는 너무 아무렇지 않아 보였다. 너의 그 눈빛도 언제나처럼 그대로였다.


너는 무거운 한숨을 내쉬었다. 아무것도 바꾸지 못한 것에 대한 한숨이 담배연기처럼 뻗어나갔다. 너는 이번에도 살아갈 의지를 잃었다. 아무것도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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