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음.

꿈에서 누군가가 칼로 눈을 찔렀다.

by 타자 치는 컴돌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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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으로 돌아간 너를 죽음은 죽음으로 환영했다.

더 이상 너의 일상은 쉼을 바라보고 평화를 추구하는 초원이 아니었다. 죽음만이 사방에 자욱하게 펼쳐진 광야의 땅이었다. 그곳에서 너는 죽음과 마주했다.


꿈에서 누군가가 칼로 네 눈을 찔러 파냈다. 다른 누군가가 너의 모든 갈비뼈를 구두 신은 발로 밟아 부숴놓았다. 누군가가 다리를 자르고 허공에 거꾸로 매달았다. 피가 역류하며 너의 모든 감각이 흐릿해졌다.


너는 죽음이 내뱉는 환청을 보았고 환각을 들었다. 세상이 마치 거대한 파도처럼 너를 뭉개어 죽이려 했다. 모든 대화와 말소리가 거대한 굉음이 되어 너의 귀를 터뜨리고자 다가왔다. 세상의 모든 생명체가 벌레의 얼굴을 가진 괴물이 되어 네 눈에 비춰졌다. 주변의 모든 물건, 펜과 바늘과 젓가락과 의자와 비누와 이불과 같은 모든 것들을 통해 네가 죽는 미래를 보았다. 죽음만이 너의 삶에 가득했다. 모든 관계와 모든 일과 모든 삶이 너를 망가뜨리기 위해 존재했다. 지구는 너를 깔아뭉개고 짓누르기 위해 회전하며 굴러왔다.


죽음은 죽음으로 너를 환영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너는 다시금 죽음을 사랑했다.



너는 마치 무언가에 쫓기듯 죽음을 사랑했다. 맹목적으로 사랑했다. 죽음만이 네가 가진 유일한 희망이자 삶의 이유인 듯 보였다. 그것이 너를 괴롭히고 괴롭히는 것이 너는 하나의 속죄라고 믿었다. 누구를 향하는지도 모르는 그런 속죄라고 믿었다. 그 속죄만이, 그 죽음의 고통만이 네가 가진 모두였다. 너는 일상을 살지 못하게 하는 고통을 핥아먹었다. 그런 것들이 없으면 안 될 것 같은 느낌을 몸에 붙이고 살았다.


죽음이 너의 정신을 망치와 못으로 무너뜨렸다. 그것이 칼로 긁고 송곳으로 찌르며 정신에 있는 모든 피와 살을 과격하게 도려내고 있음을 너는 알았다. 너는 그것을 너무나도 잘 알고 느꼈다. 하지만 그럼에도 너는 그것에 순응했다. 너는 이미 죽음과 죄의식의 노예였다. 그것을 너도 알았다.



그렇게 수십 일이 지났다. 너는 아직도 살아있었다.

너는 똑같은 일을 수십 일 동안 경험했고, 이제는 무언가 특별한 것을 얻을 때도 되었다.


무언가가 너를 찾아왔다.

무언가가 너를 찾아왔다.

새로운 무언가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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