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 쓰기를 즐긴다는 건

시와 같은 세상을 본다는 뜻이다.

by 타자 치는 컴돌이


오래전부터 시를 좋아해 왔다.

가진 취미가 적은 내게 있어서 '좋아해 왔다'라는 건, 그게 내 삶의 상당 지분을 가지고 있다는 뜻과 같다.


시는 부담을 가질 필요가 없는 글이었다. 그냥 흘러가는 대로 내 생각을 표현하면 되는 것이었고, 내 마음속의 답답함이나 스트레스를 풀 수 있는 쉬운 방법 중 하나였다. 그래서 나는 책을 좋아하기 이전부터, 시를 좋아했다.


"시 쓰는 거 너무 어려워"


가끔, 그런 말을 하는 친구들을 보면 나는 이해가 가질 않았다. 도대체 시가 뭐라고 어렵게 생각하는 걸까? 그냥 손이 가는 대로 짧은 글을 쓰고 리듬을 맞춰주면 그게 시인데. 심지어 시는 그 종류도 엄청나게 다양했다. 내 감정을 써도 괜찮고, 내가 좋아하는 걸 써도 된다. 싫어하는 것도 좋고, 날씨에 대해서, 심지어는 궁금한 것에 대해 쓰는 것도 칭찬받는 시가 되었다.

나는 시를 잘 쓰는 어린 시인이었고, 그렇게 해서 중3까지 왔다.


"시 뭐 쓰지?"


그리고 이제는 그 질문을 내가 나 스스로에게 던진다.




시 쓰기를 즐긴다는 건

- 타자 치는 컴돌이



시는 단순해서

항상 그 자리에 그대로 있는데


내가 어린아이였을 때처럼 단순하질 못해서

시를 보는 시점이 한 걸음씩 멀어져 가서

복잡한 머리가 간단한 시를 망친다


그냥 손이 가는 대로 쓰는 게 시 아니었나

이제는 문장 하나, 단어 하나에도

어지러운 스트레스가 들어간다


시를 즐긴다는 건

시와 같은 세상을 보고 그곳에서 살아간다는 것인데


시가 어려워진 이제는

시가 아니라 미로 같은 세상을 보고 사는가 보다


이제는 시가 어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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