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광반조
소년, 아니. '유진'은 새와 같았다. 진실로 그랬다.
그는 알을 깨고 나온 새가 되어 하늘로 높이 날아올랐다. 어떻게든 해내는 날갯짓으로 하늘을 올랐다. 그게 빠른지 느린지는 모르겠지만, 그럼에도 하늘을 올랐다.
그는 새가 되어 하늘을 활공할 자격이 있었고, 새는 하늘 위로 날아올랐다.
아니, 그러려고 했다. 구름 위로 올라가기 전까지만.
새는 구름 위로 날아오르려다, 너무나도 쉽게 떨어져 버렸다.
날아오르려 했다. 하늘을 가리는 저 구름 위까지도 올라가고자 했다. 그런 새의 평온하고 안정적이며 열정적이고 뜨거운 일상은 너무나도 당연하다는 듯이, 너무나도 쉽게, 그리고 허무하게. 끝나버렸다.
유진은 배드민턴을 하고 싶었다. 배드민턴으로 하늘을 나는 꿈울 꿨다. 사람들은 '배드민턴은 노는 거 아냐?' 하지만, 소년은 그걸로 최고에 이르고 싶었다.
"와-! 신입생, 그것도 여학생이 전교생 중 체육 전체 1등이라고?!"
"그것도 이 학교 역사상 최고 기록이래!"
"저기 있는 애는 1학년엔데도 이번 청소년 전국대회에서 5위 안에 들었다는데?!"
세상에는 천재가 많았다.
취미로 하는 배드민턴으로 전국에 드는 사람이 있었고, 그냥 운동을 타고난 사람도 있었다. 잠을 줄여가며 연습해도 따라갈 수 없는 천재들을 학교 안에서 빈번히 마주했다.
사람들은 그런 천재들을 마주할 때면, 그 '소년'을 두고 이렇게 말했다.
"쟤는 노력은 하는데, 알고 보면 노력하는 척만 하는 거 아니야?"
소년은 아무리 노력하고 풀이과정을 쌓아가도 세상은 결국 결과만 알아준다는 것을 배웠다.
갑작스럽진 않았지만, 그럼에도 결국 마주하게 된 태풍으로, 새는 구름에 다가가기도 전에 휘청이게 되었다.
때문에 소년은 더욱 노력하기 시작했다. 식단, 잠을 더욱 누르고, 자신이 재가 될 때까지 모든 열망에 불을 지폈다. 몸과, 정신과, 영혼마저도 재가 될 때까지 그러했다.
회광반조. 불이 꺼지기 직전 크게 한 번 타오르는, 마지막을 장식하는 모습. 소년은 자신의 마지막을 마지막으로 크게 한 번 불태우기로 했다.
짧지만, 어중간하지 않도록. 불과 같이 끝까지, 바스러질 때까지 불타오르게.
짧게. 굻게. 강하게. 화려하게.
소년이 다니고 있는, 천재가 널리고 널린 체육중학교에서도, 그는 오직 배드민턴 하나면 되었다. 학교와 세상에 아무리 천재가 많아도, 배드민턴 하나 안에서만큼은 하늘을 뚫고 싶었다.
그리고 가까운 어느 날.
[중등 배드민턴 개인전]
......
6위 : 김유진.
...
유진은 결국 스스로를 다 불태웠음에도 불구하고 목표에 닿지 못했고, 새가 되어 죽을 때까지 퍼덕였는데도 불구하고 구름 너머로 가지 못한 채 태풍에 말려 떨어졌다.
다 탄 불은 재가 되어 사라졌다.
"유진야. 부상 때문에 더 이상은..."
세상은 결과를 알아준다. 노력을 알아주는 건 고작 몇이 전부였다. 그리고 그 몇몇조차도 떨어져 버린 새를 붙잡지는 않는다.
그때 유진은 꿈을 놓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