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편소설] 모닥불(1)

회광반조

by 타자 치는 컴돌이


지극히 평범하던 한 아이가 있었다.

평범하게 공부를 하고, 평범하게 뛰어놀기를 좋아했으며, 평범하게 사고치던 아이였다. 마을의 어른들은 그와 다른 친구들이 신나게 뛰어노는 것을 보며 허허 웃었고, 아이는 조금 가난한 가정에서 자랐음에도 불구하고 항상 밝은 얼굴을 가진 아이였다.


"유진아! 캠핑 가자!"


어느 날이었다. 아이는 처음으로 가족들과 캠핑을 가게 되었다.

산에서 뛰어놀고, 물가에서 놀다가, 비비큐도 구워 먹은 뒤 밤이 되었을 때. 캠핑의 하이라이트인 캠프파이어에서 처음으로 모닥불을 보게 되었다.


아이는 모닥불의 처음부터 끝까지, 자리에 우두커니 않아 불만을 바라보고 있었다. 처음부터 끝까지.

그는 그 자리에서 피어난 불의 탄생과 끝에 시선을 떼지 못했다.


"와-! 대박! 쩐다...!"


라이터에서 시작한 작은 불꽃이 나무 전체를 자신의 것으로 만들어 스스로를 불태우는 꽃이 되었을 때부터,

넘쳐나는 생명력을 빛내던 불꽃이 본인의 화력을 감당하지 못해 결국은 재로 사라질 때까지.

그는 하염없이 바라보았다.


모닥불을 통해 지금까지 살면서 경험했던 것들을 구경했다.

아주 오래전에, 친구의 사탕을 훔쳐먹었던 기억부터 시작해 아빠 엄마와 손잡고 처음으로 학교에 가던 모습과, 동생이 태어나는 장면, 그리고 며칠 전에 봤던 검은 리무진과 부자까지도.


"아빠! 저는 불같은 사람이 될게요!"


모닥불이 끝나기 전, 동생과 엄마 따라 텐트에 들어갔던 아버지가 불이 다 끝난 다음에서야 그를 찾으러 나왔을 때 이런 말을 했던 것을 보면 그에게 그 캠핑이, 그 불꽃이 얼마나 인상적이었는지를 알 수 있다.


그때 그의 아버지는 이제 들어오라 하려고 찾아갔던 제 자식이 헛소리를 진지하게 내뱉는 모습에 그만, 헛웃음을 터뜨리며 고개를 끄덕이고 말했다.


"그래라, 이 녀석아. 니 하는 꼴을 보니 아주 뜨거운 인생을 살겠구나."

제말 불효자 짓 좀 그만해, 이 녀석아!


마냥 좋은 의미의 끄덕임은 아닐 수도 있었지만.



캠핑에 다녀온 아이는 분명 그 말대로 불같은 열망을 가진 소년이 되었다.

소년은 꿈을 가졌다. 그리고 열망을 가졌고, 노력을 가졌다.


친구들과 놀고 싶다는 욕망도 줄였고, 잠을 더 자고 싶다는 욕심도 줄였으며, 맛있는 것을 더 먹고 싶다는 마음마저도 줄였다. 그런 생리적인 욕구까지도 자신의 열망을 위해 기꺼이 버릴 줄 아는 소년이 되었다.


소년은 엄청난 노력가가 되었다. 열망을 위해 친구 하나 없이 자신을 불태우며 노력하는 사람이 되었다.

그리고 그 노력만큼 성장한 소년이 되었고, 성장한 만큼 꿈을 이뤄내는 사람이 되었다. 그는 분명 뛰어났다고 말할 수 있었다.


단, '중학생'이 되기 전까지만 그랬다.




(2편에서 계속됩니다...)

(P.S 작가의 말 : 역시 소설 쓰기는 어렵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