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머니의 존재

사랑하는 어머님께 드리는 이야기

by 마라향스토리

오늘, 주방에서 일을 하던 중 문득 어머니 생각이 났다. 어머니의 나이는 올해로 72세. 십여 년 전 폐렴을 앓으시면서 병원과 집을 오가며 고생하셨다. 작년에는 산소호흡기를 공급받으시고 건강이 많이 호전되셨다. 전에 어머니는 노화된 폐 기능과 목 주변의 가래로 인해 기침을 자주 하셨다. 기침이 시작되면 한 번에 5분 정도 멈추지 않고 계속됐고, 그 힘든 모습에 가슴이 아팠다. 괜찮으신지 물어보면 힘겹게 괜찮다고 하시며 눈을 감고 휴식을 취하셨다. 그때 지켜보는 아들로서 정말 안쓰러웠다.

8년 전, 여동생이 가족 채팅방을 만들었다. 생일이나 중요한 행사가 있으면 공지하거나 가족들이 각자의 생활 사진을 공유하는 공간이었다. 채팅방을 만든 이유는 어머니를 위한 것이었다. 다리가 불편하신 어머니는 대부분의 시간을 집에서 보내셨기에 가족들의 일상을 공유하며 외로움을 달래 드리고자 했다. 여동생이 저희 집 근처로 이사 온 것도 어머니를 가까이에서 돌보기 위함이었다. 캐나다로 이민 간 누나 집 식구들은 2년에 한 번씩 어머니를 뵈러 온다. 어머니를 위해 작년에 누나의 큰아들 결혼식을 한국에서 치른 것도, 어머니께 외손자 결혼식을 보여드리고 싶었기 때문이다.

우리 가족의 중심이 되어주신 어머니께 항상 감사한 마음이다. 가끔 생각해 본다. 어머니가 돌아가시면 우리 삼 남매가 2년에 한 번씩이라도 한자리에 모일 수 있을까? 어머니의 존재는 우리를 한 지붕 아래 모이게 하는 이유이자 서로를 연결해 주는 끈이다.

올해 내 생일 전날, 가족 채팅방에 생일 축하 메시지가 올라왔다. 그다음 날 어머니의 메시지도 올라왔다. "이제는 늙어서 자식들 생일도 기억을 못 하는구나. 부담만 주니 미안하구나." 이 글을 보고 가슴이 뭉클했다. 같은 집에 살면서도 늙었다는 이유로 자식들에게 미안해하는 어머니의 마음을 생각하니 마음이 아팠다. 어머를 위해 위로의 글을 남기긴 했지만, 여전히 마음 한구석에는 무거운 돌덩이가 눌려 있는 듯한 답답함이 남아 있다.

자식 삼 남매를 키우고 20년 전 남편을 잃으신 어머니는 그 고독함을 견뎌내셨다. 지금 우리 부부가 가게에서 퇴근하고 집에 돌아오면 항상 웃는 얼굴로 "우리 아들 퇴근했어" 하시며 내 피로를 씻겨 주셨다. 나는 12살 때부터 친척 집을 돌며 학교를 다녔고, 25살에 회사에 들어가서야 부모님과 몇 년간 지냈다가 딸님이 태어나서 2년 후 지방생활로 홀로 지냈다. 어릴 때부터 부모님과 함께하는 시간이 적었기에 대화가 많지 않았다. 결혼하고 나이가 들면서야 아들로서의 효도를 할 수 있었다.

아버지는 뇌출혈로 8년간 고생하시다 돌아가셨다. 그 기간 동안 어머니 혼자 아버지를 돌봐 주셨고, 우리 딸도 키워 주셨다. 대학에 다니는 딸을 보면 참 흐뭇하다. 이렇게 잘 자란 것도 모두 어머니 덕분이다. 우리 부부는 지방으로 내려가 맞벌이를 했기에 딸을 15년간 어머니께 완전히 맡겼다. 딸은 할머니 손에서 자란 셈이다. 나중에 딸이 크면 우리 부부가 할머니께 맡긴 것을 이해해 줄 것이라 믿는다.

우리 삼 남매는 어머니 덕분에 착하고 올바르게 자랐다. 지금은 각자의 가정을 이루고 각자의 일을 하며 열심히 잘 살아가고 있다. 사람은 누구나 늙기 마련이지만, 어머니와 함께라면 늙었다는 말을 하고 싶지 않다. 어머니가 100세까지 건강하게 사셨으면 좋겠다. 지금도 어머니의 존재가 우리 가족에게 매우 중요하기 때문이다.

마지막으로 어머니께 꼭 전하고 싶다. 늙었다고 자식들에게 부담을 줄까 걱정하지 마시고, 매일 편안한 하루를 보내시길 바란다. "사랑합니다, 어머니." 여태껏 이렇게 말해본 적이 없지만, 여기서라도 이렇게 말하고 싶다.


"사랑합니다, 어머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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