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를 위한 여백

일상 속 작은 틈

by 두디

전화벨 소리,

키보드 타건 소리,

팀장님 목소리,

직원들 발소리.


눈앞에선 서류 제출 마감이 깜빡이고,

머릿속은 다음 업무로 이미 바쁘다.


숨 돌릴 틈 없이 흘러가는 하루.

자리에 앉아 있지만,

마음은 늘 허공을 향해 달리고 있었다.


그런 일상에서

나는 잠깐 빠져나왔다.


짐을 싸서 공항으로 향하고,

비행기에 올라 타

도시의 소음을 뒤로한 채

제주에 닿았다.


눈앞에 펼쳐진 건

바람에 흔들리는 야자수 잎,

윤슬이 반짝이는 푸른 바다,

그리고 시계의 틀에서 벗어난

고요하고 너그러운 시간.


그저 걷고,

바라보고,

숨쉬기만 해도

충분하다고 느낄 수 있는 하루.


나는 지금

일상의 흐름에서 잠시 물러나,

숨이라는 이름의 틈을 만들어낸다.


잠시 멈춘 이 시간은

나를 놓치지 않기 위해 만든

여백이다.


이 시간을 지나

다시 일상으로 돌아가더라도

오늘의 이 여유가

마음 어딘가에 작은 파도처럼

잔잔히 머물러 있기를 바란다.

수요일 연재
이전 04화월요일을 살아내는 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