층간소음보다 아픈 심(心)간소음

무너지는 건 천장이 아닌 마음

by 파이민

"쿵쿵쿵!"

"드르르륵!"


아파트 2층에 사는 내게 종종 들려오는 소리, 일명 '층간소음'이다. 구축 아파트이다 보니, 소리의 근원지도 파악하기 힘들다. 한때 귀트임을 겪은 후, 돈키호테가 되어 고무망치를 들고 천장과 싸운 적도 있다. 결과야 뭐, 정체불명의 거대한 소음 앞에 두더지게임용 고무 망치는 현관서랍장에 고이 모셔졌다. 돈키호테 같던 나는, 마음수행을 통해 귀트임을 물리고 소음에 적응하며 살아가고 있다.

"뛰지 마~!"

"쿵쿵거리지 마~!"


아래층에 누가 될까 염려되어 우리 아이들에게 자주 하는 말이다. 어른들도 힘든 일을, 10살도 안 되는 두 아이들에게 요구하는 것도 웃픈 일이긴 하다. 가끔, 크지 않은 소리에도 슬쩍 눈치를 보는 아이들의 모습에 만감이 교차한다. 이웃 간의 예의를 지키기 위해 또 다른 무언가를 잃고 있는 것 같아서.


산책을 하며 층간소음에서 시작된 생각은, 내가 과거에 상처를 줬던 사람들을 떠올리게 했다.

30대까지만 해도, 나만 잘못했던 것도 아닌데.. 그래 연락하지 말고 지내자.. 나도 아쉬울 것 없다.. 이 정도 노력했음 됐지.. 다시 관계회복 하는 것도 피곤하고 그만됐다..라는 생각이 지배적이었다. 그런데, 중년에 접어드니 부끄럽고 미안하고 아쉽다는 생각이 점점 크게 다가온다.

살아가며, 여러 방법으로 사과하고 책임을 져보자고 다짐해 본다.


층간소음을 일으키지 않으려 조심하던 난, '심(心)간소음'의 근원이었다. 내 마음이 빚은 언행은 많은 인연들에게 상처를 줬다. 그것은 결국, 내게도 지워지지 않는 생채기를 남겨주었다.

건강하고 성숙한 마음은 예의와 배려가 깃든 언행을 낳는다. 이와 같은 언행은 향기와 여운도 짙다. 부족하지만, 그런 마음을 갖고자 오늘도 노력해 본다.


더 이상 내 말과 행동이, 누군가의 마음에 울리는 소음이 되지 않기를 바라기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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