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거북이
나는 왜 느릴까? 오랫동안 그 질문을 붙들고 살았다. 다른 사람과 나를 비교하고, 스스로 탓하며 보낸 시간이 쌓이고 쌓여 결국 하나의 깨달음에 닿았다. 느림을 이해하고, 받아들이는 것. 그리고 받아들이고 나니 오히려 편해지는 것들이 많다는 사실.
다른 이의 속도에 휩쓸리지 않고 내 속도로 나아가겠다는 마음이 생겼다. 어차피 그들의 속도와 나의 속도는 다르다. 그것을 인정하니 마음이 가벼워졌다. 빠른 속도를 따라가느라 돌보지 못했던 몸과 마음에 비로소 눈길이 갔다. 뻔뻔해진 건지도 모르지만, 내 속도로 걷는 일에 더 이상 남의 시선이 그리 크게 느껴지지 않았다. 가장 중요한 것은 나에게 맞는 속도, 내가 자신 있는 속도여야 한다는 것을 이제는 안다.
일도 마찬가지다. 남들처럼 빠른 성과를 내거나 많은 일을 한꺼번에 해내기는 어렵다. 하지만 내가 맡은 일을, 느려도 제대로 해내면 된다는 자신감을 가져보기로 했다. 결과가 좋고 나쁘고를 떠나, 천천히 제대로 하는 과정은 성과보다 나 자신에게 더 큰 도움이 된다. 무엇을 배우고 무엇을 경험했는지를 온몸으로 새기는 시간이 되기 때문이다.
빠름과 완벽함을 좇기보다, 느려도 제대로 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 제대로 한다는 것은 직접 몸으로 행동하며 천천히 느끼고, 생각하고, 깊고 넓게 바라보는 일이 아닐까? 그런 시선이 일에서도, 일상에서도 얼마나 소중한지를 알아가는 것, 그것이 가장 값진 배움인 것 같다.
나는 글을 매일 쓰려고 노력한다. 느리지만 제대로 하는 것의 시작은 꾸준함이니까. 천천히 쌓아온 글들이 나의 기록이 되고, 언젠가 누군가에게 공감이 되고, 스스로 바라보는 시선을 조금 더 넓혀주는 일이 되었으면 하는 마음으로. 느림을 결국 빠름보다 뛰어나게 하는 것은 꾸준히 하는 것이고 그것이 제대로 하기의 시작이라고 믿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