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범한 주말에 대한 상상

by 나미
길고 긴 방황(?)을 마치고 결국은 멕시코로 돌아와 다시 시작해보는 상상


달라진 건 없다. 아, 물론 나와 오빠에게 많은 변화는 있었다. 짧은 시간이었지만 많이 성장했다는 것.

좀 더 서로를 이해하고, 보듬어줄 수 있게 되었다는 것. 서로를 위한 노력을 게을리하지 않는다는 것. 제일 중요하게는, 서로가 서로를 위해 항상 노력하고 있음을 알고, 언제나 그 점을 잊지 않기 위해 또 노력한다는 것.

아직도 성장 중이다. 완성이라는 건, 완벽이라는 건 존재하지 않지만, 목표는 그러하다. 그렇기에 매일매일 레벨 업 중이다. 힘든 시간이 없을 수는 없지만 조금씩 그 시간을 줄이고 있는 중이다. 그렇게 '행복하는' 중이다.


7월 말 한국에 가는 비행기 표를 끊었지만, 8월 중순 멕시코로 다시 돌아오는 비행기 표도 끊었다. 우리는 행복한 추억을 함께 만들어가기 위한 많은 상상을 하며 계획을 세우고, 그것들을 하나하나 이루어나가고 있다. 이의 일환으로 한국에서의 짧은 휴가(?)를 마치고 돌아온 후 보내게 될 우리의 평범하지만 상상만으로도 행복한, 마치 어느 여름날 푸른 하늘 아래 초록색 나무들이 보이는 곳에서 느끼는 청량하고도 달콤한 산들바람 같은 주말에 대한 이야기를 끄적여본다.




금요일

금요일 오후 5시, 퇴근이다. 주말의 쉼이 기다리고 있는 집으로 향한다. 금요일은 주 5일 중 유일하게 오빠가 6시 전 퇴근을 노려볼 수 있는 날이다. 집에 도착한 나는 후다닥 샤워를 마치고 바로 저녁 준비를 시작한다. 오빠가 돌아오면 저녁을 함께 먹고 서둘러 집 가까운 곳에 있는 소리아나(마트)에 다음 주를 위한 일주일 치 장을 보러 가야 하기 때문이다.

저녁 준비를 하는 와중 오빠가 문을 여는 소리가 들린다. 문으로 향한다. 문을 열어 나를 확인한 오빠가 오빠는 "오이구, 우리 애기 원숭이"라고 부르며 활짝 웃음을 지어 보인다. 나는 그런 오빠에게 잘 다녀왔냐고 물으며, 오빠 품 속으로 폭 안겨본다.

샤워를 마친 오빠와 간단히 저녁을 먹으며 일상을 나누는데, 장을 보러 가야 하기에 그렇게 여유롭지만은 못하다. 저녁을 먹고 소리아나로 향하는 길, 오빠와 내가 좋아하는 음악이 흘러나오고 나는 또 무척이나 신이 나 있다. 신이 난 날 보는 오빠도 즐거워 보인다. 소리아나에 도착했다. 카트를 끌고 마트 내부로 향한다. 주말 동안 요리해 먹을 재료들과 평일 우리의 아침과 저녁을 책임질 요거트, 과일, 채소, 빵 등을 카트 한가득 담는다. 오빠에게 허락된 하나의 과자도 빼먹을 수는 없다. 그렇게 장보기를 마치고 집으로 돌아와 산 물건들을 정리하면, 드디어 우리의 쉬는 시간! 언제나처럼 소파에 앉아 도란도란 얘기를 좀 하다가 침대로 자리를 옮긴다. 그렇게 또 이야기를 하다가 우리는 잠자리에 든다.


토요일


주말 아침이지만 비교적 일찍부터 일어나 과일과 요거트로 간단히 아침식사를 한다. 골프장을 가기 위함이다. 회색이 대부분인 이 도시에서 초록 잔디를 보는 것은 말로 표현할 수 없는 청량감을 느끼게 해 준다. 또 오빠와 주말 아침에 이렇게 여유롭게 골프장에 가는 것은 꽤나 신나는 나들이라고 할 수 있겠다. 골프장에서 골프 연습을 마치고 집으로 돌아와 샤워를 한다. 샤워를 마치면 오빠는 집 청소를, 나는 늦은 점심 식사를 - 점저라고 할 수 있겠다. - 준비한다. 이때 오빠가 틀어주는 노래들은 무척이나 감동스럽다. 오빠가 청소를 마치고, 내가 정성껏 준비한 요리를 함께한다. 오빠는 고맙게도 참 맛있게 먹어준다. 식사를 마치고 설거지를 끝내면 드디어 소파에 앉아서 도란도란 이야기를 나누고 쉬는 시간이다. 한참을 대화하고 여유를 만끽하며 소화가 될 때 즈음에는 함께 볼 영화를 찾아본다. 오빠는 나와 영화를 보면서 과자를 먹는 것을 무척이나 좋아한다. 오빠가 과자를 먹을 때 내 입에도 과자를 하나씩 넣어주는데 평소 과자를 잘 먹지 않는 나이지만, 오빠가 주는 그 과자는 새 모이 받아먹듯 잘 먹는다. 나는 그 시간이 참 좋다. 그렇게 우리의 토요일도 마무리된다.


일요일


일요일은 그 어느 날 보다도 늦게 하루를 시작한다. 평일에는 회사에 출근하기 위해 아침 일찍부터 일어나야 하는데 이건 말이 쉽지 무척이나 피곤하고 어려운 일이다. 특히나 아침잠 많은 오빠는 오죽했을까. 그렇기에 일요일만은 오빠의 아침잠을 보장해주기 위해 나 또한 노력을 해본다. 늦은 시간까지 잠자는 것이 불가능한 나는 자는 오빠 옆에서 휴대폰을 본다. 그러다가 어느 정도 시간이 되면 오빠가 슬그머니 눈을 뜨는데, 그마저도 쉽지 않은 날에는 내가 뽀뽀 공격을 퍼부어 오빠를 깨우기도 한다. 그러고도 침대에서 한참을 뒹굴거리고 있으면 점심시간이 가까워 온다. 그럼 나는 간단한 브런치를 준비하는데, 브런치는 우유를 품어 부드러운 프렌치토스트와 요거트를 올린 과일 정도이다. 브런치를 먹고 나갈 준비를 한다. 일요일 오후는 간단히 샌드위치를 준비해 근처로 피크닉을 간다. 케레타로에서 발품을 팔아서 산 우쿨렐레도 챙겨 간다.

그 어느 때보다도 여유롭고 평화롭게, 또 행복하게 주말을 마무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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