돼지고기 등갈비(2)

by 나미

- 민아야 오빠 오늘 조금 늦을 거 같네 / 빨리 가려고 했는데 / 아무래도 조금 걸릴 거 같애 미안해 ㅠㅠ

눈물을 흘리지는 않았지만, 눈가는 살짝 촉촉해졌고, 오빠가 잘못한 게 아님을 굳게 생각하고 있었지만, 속상하기도 했다. 찌글해진 내가 나왔다. 속상한 티를 내지 말아야지 했지만, 티가 났다. 나의 착한 오빠는 계속해서 속상하냐고 물으며 무척이나 미안해했다. 하지만 회사에 일이 있는데 어쩌겠는가. 다소 침울해진 표정으로 등갈비를 졸이던 냄비의 불을 끄고, 내가 먹을 저녁을 준비하기 위해 손질해놓은 양상추를 손으로 뜯어 그릇에 옮겨 담고 있었다. 그런데 다시 휴대폰의 카톡 알림음이 울렸다.

- 민아야 오빠 20분 안으로 퇴근해볼게 / 저녁 먹지 말고 기다리고 있어!

이런 착한 사람. 오빠에게 너무 미안한 마음이 들었다. 안 그래도 직장 상사들의 눈치를 보는 오빠인데 괜히 나와의 저녁을 위해 일찍 퇴근하느라고 애쓴 건 아닐지, 괜히 철없는 내가 오빠를 어려운 상황에 놓이게 했었던 건 아닌지, 속상한 마음이 티 나지 않게 잘할걸 생각했다. 하지만 오빠는 본인이 나를 보고 싶어서라고, 본인이 나와 저녁을 함께 먹고 싶어서라고 말하며 나를 달랬다. 오빠에 한참 못 미치는 나라고 다시 한번 생각했다.


오빠를 기다리며 샤워를 마치고, 등갈비를 마저 졸이고, 불현듯 양파 초절임을 곁들여 먹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어 준비해 놓았다. 돼지고기 알레르기로 등갈비를 먹지 못하는 내가 저녁으로 먹을 아보카도를 잔뜩 넣은 샐러드를 준비하고 조금 더 기다리니 오빠가 도착해 전화를 했다. 부리나케 달려 나가 오빠를 맞았다. 집에 돌아와 마스크를 벗은 오빠의 얼굴이 조금 핼쑥해 보였다. 그날 처음으로 본격적 직무를 시작했던 오빠가 일을 배우려, 적응하려 애쓰고 고생한 모습이 보여 안쓰러웠다. 안 그래도 오후에 당이 떨어져 초콜릿을 하나 주워 먹었다는 오빠의 말에 등갈비 요리를 준비하기를 정말 잘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등갈비를 맛본 오빠의 눈이 너무 반짝거렸다. 성공이었다. 너무나도 기뻤다. 오빠는 이제까지 먹은 음식 중에 가장 맛있다고 극찬해주었다. 나는 사온 맥주를 떠올리며, 술과 함께하면 더 맛있을 것 같냐고 물어보았다. 오빠는 이 요리는 너무 맛있어서 술이랑 먹기 아깝다고 대답했다.

"내가 혹시나 해서 맥주 사놓았는데, 그럼 안 마셔도 되겠네?"

오빠의 눈에서 깊은 환희를 보았다. 눈물도 좀 글썽거린 것 같았다. '맥주 꺼내 올까?' 하고 물어봤다. 오빠는 애교 섞인 목소리로 '네---!'하고 답했다. 행복하게 즐겁게 맛있게 먹고 마시는 오빠의 모습에 무척이나 내가 더 행복했다. 나는 고기를 하나도 먹지 않았지만, 마치 내가 그 1kg을 다 먹은 것 같았다. 배가 너무 불렀다. 이런 소소한 이벤트에 무척이나 고마워하고 감동해주는 오빠에게 너무나 고마웠고, 이런 오빠를 만난 나는 너무나 복이 많은 사람이라 생각했다.


그날 밤, 자기 전 우리는 잠깐 집 밖 주차장에 있는 우리만의 야경명소를 찾았다. 하늘은 흐렸지만, 그 밑에 살아가는 사람들이 내뿜는 빛은 언제나처럼 반짝이고 있었다. 하루의 감상을 나누었다. 서로에게 얼마나 고마운지, 서로로 인해 얼마나 행복한지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었다. 가슴 뭉클해지는 따뜻한 사랑으로 하루를 마무리할 수 있음에 벅차오르는 그런 하루였다.

하늘은 언제나처럼 맑고 흐림을 반복할 테지만, 우리가 서로를 위하는 그 마음만큼은 그 밑의 반짝임처럼 언제나 변치 않기를 바람으로, 내가 그렇게 원함으로, 내가, 우리가 그렇게 만들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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