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리를 배우면서 참 많은 새로운 것들을 알게 되었읍니다.
당연한 이야기일 수도 있겠지만, 요리는 단지 ‘먹기 위한 요리’로만 끝나지 않더라고요.
그 음식을 먹는 순간에 함께 따라오는 여러가지 부수적인 즐거움들이 있었읍니다.
맛있는 음식을 먹을 때 자연스럽게 어울리는 와인을 곁들이게 되고,
예쁜 접시에 담아 멋지게 차려놓고 싶은 마음도 생기게 되고,
그러다 보면 식탁 위에 꽃도 한 송이 놓고 싶어지게 되더라고요.
그렇게 요리라는 하나의 문을 열고 나아가다 보면,
그 옆에는 항상 와인과 꽃이 자연스럽게 자리잡고 있었읍니다.
요리, 꽃, 와인은 어찌 보면 아주 가까운 이웃 같은 관계였읍니다.
저도 요리학교를 다니면서 중식, 일식, 서양요리(프랑스 요리) 과정을 수료하게 되었고,
그 과정 속에서 자연스럽게 꽃과 와인에도 관심이 생기게 되었읍니다.
원래 시작하면 끝을 봐야 직성이 풀리는 성격이라,
‘자격증은 어떤 게 있는지’, ‘어디서 배우면 좋을지’
이런 것들을 알아보고 정리해보게 되었읍니다.
와인 관련해서는 대표적으로 두 가지 자격증이 있었읍니다.
하나는 우리가 흔히 알고 있는 소믈리에 자격증,
그리고 또 하나는 WSET이라는 국제 자격증이 있었읍니다.
소믈리에 자격증은 한국국제소믈리에협회, 한국와인소믈리에협회 등에서 발급하며,
필기와 실기 시험을 거쳐 등급을 받는 방식이었읍니다.
한편, 국제적으로는 WSET와 CMS라는 자격증이 있었고
그 중에서 WSET는 와인 전반적인 지식을 다루며
CMS는 소믈리에 실무와 와인 서비스 능력에 집중하고 있었읍니다.
저는 와인을 직업적으로 하실 생각이 아니시라면
WSET 자격증을 더 추천드리고 싶었읍니다.
취미로도 깊이 있게 배울 수 있고, 국제적으로도 통용이 되기 때문이었읍니다.
소믈리에 자격증은 깊이는 있지만, 국내 한정이고
시간도 오래 걸려서 개인적으로는 추천드리고 싶지 않았읍니다.
꽃에 대한 관심은 요리와 아주 닮아 있었읍니다.
일본에서 생활하던 시절, 자연스럽게 플로리스트 자격증을 따게 되었고
한때는 일본풍 꽃꽂이와 자격증들이 가장 멋져 보이기도 했었읍니다.
하지만 요즘은 런던이나 유럽풍의 플로리스트리가
더 보편적인 흐름이 되었다는 생각이 들고 있었읍니다.
일본에는 마미플라워디자인스쿨 같은 민간 자격증이 많았고
또 전통 꽃문화인 이케바나(生け花, 화도)도
각 유파별로 자격증과 과정이 체계적으로 존재했었읍니다.
일본의 배움은 언제나 기초부터 차근차근이었고
실습 중심이라기보다는 기본을 반복해서 다져주는 방식이 많았읍니다.
처음에는 참 답답하고 느리게만 느껴졌지만,
지금도 그때 배운 요리학교의 칼질이나 불 조절 같은 기술은
10년이 지난 지금도 손끝에 남아 있는 걸 보면
‘느리지만 확실한 배움’이라는 말이 괜히 있는 게 아니란 걸 알게 되었읍니다.
일본에서 공부하면서 가장 좋았던 점은
해외 요리학교나 자격증 코스들을 일본 내에서도 경험할 수 있다는 점이었읍니다.
프랑스보다 프랑스 요리를 더 잘하는 나라가 일본이라는 농담처럼
정말로 유럽의 유명한 학교 과정이나 디플로마도 일본에서 많이 운영되고 있었읍니다.
그리고 일본에서 공부한 후에는 유럽 쪽으로 유학을 가거나,
현지 디플로마로 연계되는 과정들도 있어서
자연스럽게 커리어를 넓혀가기도 참 쉬웠읍니다.
식음료 분야나 플로리스트 분야에서 일본이 지금도 명성을 유지하는 이유 중 하나이기도 했읍니다.
이 글을 읽고 계시는 분들 중에서도
한 번쯤은 이런 생각을 해보신 분이 계실 것 같읍니다.
‘지금 이 회사에서 얼마나 더 일할 수 있을까?’
‘나는 은퇴 후에 어떤 삶을 살고 싶을까?’
저 역시 그런 고민을 하다가 요리를 배우게 되었고,
꽃을 배우게 되었고, 와인을 배우게 되었읍니다.
혹시라도 외국에서 살게 되는 기회가 생긴다면,
지금의 삶이 전부가 아니라는 걸 꼭 말씀드리고 싶었읍니다.
스티브 잡스가 말했듯이, 우리는 지금 ‘점’을 찍고 있는 중이지만
그 점들이 나중에 선이 되려면
가끔은 옆길로도 돌아가 보아야 한다고 생각했읍니다.
내가 가는 길만이 정답일 수도 없고
반드시 직선만이 성공의 길도 아니라는 걸
저는 일본에서, 그리고 지금의 홍콩에서 몸소 느끼고 있읍니다.
지금 제가 홍콩에 살고 있다 보니
예전 일본에서 보냈던 시간들이 참 소중하게 느껴집니다.
돈을 벌기 위한 삶만이 아니라,
조금 더 풍부하게, 다양하게,
그리고 단단하게 살 수 있었던 시간들이 일본에 있었읍니다.
다음 편에서는
일본에서 접할 수 있는 요리, 꽃, 와인 관련 자격증과 학교들에 대해
좀 더 구체적으로 풀어보려 합니다.
작지만 확실한 변화의 계기가 되셨으면 좋겠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