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 면허 따고 처음으로 후방추돌 교통사고를 당했다. 미신을 별로 믿진 않지만 올해 하도 안 좋은 일들이 많으니 '삼재라서 그런가 보다.'하고 넘기는 수밖에 없구나...
아무튼 사고 당시엔 차에서 멀쩡히 걸어 나왔다만 다음 날부터 허리가 쑤시고, 며칠 더 지나니 팔다리에 방사통까지 왔다. 남편이 이 상태로 추석에 어떻게 5시간 차를 타겠냐고 걱정하더니 올해는 아이랑 단둘이 시댁에 내려가준 덕에 생각지도 못한 3박 4일 휴가가 생겨버렸다.
마지막으로 나 혼자 집에 있었던 게 벌써 몇 년 전이더라...? 아무튼 그땐 진짜 하루하루가 아깝고, 그냥 TV 보고 집에서 뒹굴거리기만 해도 모든 것이 행복했었는데 이번엔 몸이 성치 않아서 그런지, 내내 비가 와서 그런지 몰라도 그리 신나지가 않다.
올해 대인관계도 진짜 바닥을 쳐서 안 그래도 남편 빼곤 말할 사람도 없는데 남편이 없으니 편의점 갈 때 빼곤 3일째 묵언수행 중이고, '나 원래 친구 많았는데 어쩜 이럴 때 만날 사람도, 통화할 사람도 없냐' 생각하니 자괴감이 들기도 하고. 미안하고 부끄러운 얘기지만 아이도 매일 나를 힘들게 하는 존재라는 생각을 했었는데, 아이가 없으니 허전하다는 생각은 난생 처음 해봤다.
아, 물론 좋은 점도 있다. 집을 어지럽히거나 더럽히는 사람이 없으니 깨끗한 상태로 잘 유지되고, 집안일도 금방 금방 끝난다는 점? 마치 싱글 때 혼자 살던 느낌 같달까? 요즘 육아하면서 번아웃이 와서 혼자 살던 때로 돌아가고 싶다는 갈망이 컸는데, 막상 겪어보니 이렇게 혼자 계속 살았다면 외로워서 우울증 왔을 것 같다.
가족의 소중함을 깨닫는 휴가라서 좋긴 한데, 최근의 모든 우울함은 결국 외로움, 관계에서 오는 결핍 때문이라는 생각이 든다. 인생은 결국 혼자 사는 것이라는 걸 염두하고 가족이든 친구든 누군가에게 의지하지 않고 오롯이 행복할 수 있는 방법을 어서 찾아야 할텐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