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정신과 약 부작용을 겪다.
내가 처방받은 약은 총 5가지.
비상용으로 처방받은 데파스정 0.25mg(항불안제)과 리보트릴정(수면진정제).
자율신경기능 개선을 위한 징코드정(은행잎진액으로 만든 건강기능식품 정도로 생각하면 되는 듯)과 환인그란닥신정(항불안제/수면진정제).
그중 가장 핵심이 되는 약은 렉사스타정 10mg(항우울제).
중독성이 없고 장기간에 걸쳐 세로토닌 분비를 정상화시키는 '착한 약'이라고 한다. 대신 약의 효과가 발현되기 전까진 오히려 불안이 증가할 수 있다는 얘기는 들었는데....
첫째 날은 오후 늦게 복용하기도 했고, '기분이 쫌 더럽네?', '왜 이렇게 잠이 쏟아지지?' 정도였다.
그 시기에 워낙 병든 닭처럼 의욕이 없긴 했으나 그날은 오후 8시부터 끝없이 잠이 쏟아지고, 머리가 도무지 돌아가지 않고, 아무 이야기도 하고 싶지 않아 결국 10시도 안 되어 침대에 쓰러져 잤다.
둘째 날은 주말이었고, 병원에서 시킨 대로 아침에 복용했다. 보통 주말은 그나마 동네에서 벗어날 수 있어 불안이 덜 했고, 그래서 평소처럼 읽을 책을 챙겨 카페로 향했다.
그런데 전날 밤부터 계속 메스껍고 배가 살살 아프더라니 오전부터 계속 설사를 하고, 자꾸 헛구역질이 나고, 음식이 아예 먹고 싶지가 않아서 결국 세끼를 모두 건너뛰었다. 마음이 어지러워 책이라도 읽으려는데 책 글자가 눈에 하나도 들어오지 않고, 머릿속에 안개가 자욱하게 낀 것처럼 너무나도 기분이 더러웠다.
확실한 건 평소의 불안 상태와는 분명히 달랐고, 오히려 몇 배는 불안이 증폭된 상태였다는 거다.
가만히만 있어도 미친 듯이 불안하고, 이런 기분으로 어떻게 살아야 하나 극단적인 마음도 들고, 아이 앞에선 아무렇지 않은 척해야 하는데 그 '척'을 할 수가 없을 정도로 멘탈이 마구 무너지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