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NS가 달군 ‘유모차 논쟁’, 왜 화제가 되었나

완벽하지 않은 현실, 하지만 배려와 권리

by 윤남주

요즘 한국 SNS를 달구는 논쟁 중 하나는 어린아이를 데리고 비행기를 타는 부모, 장애인차별금지 관련 전장연의 시위(전장연의 시위에 전적으로 공감하지는 않음), 유모차 동반 유아에 대한 낮은 대중교통 접근성 등 다양한 사회적 약자와 관련된 문제다.


이런 사례를 보면서 나는 자연스럽게 사회적 약자의 입장에서 생각하게 된다. 영국에서 두 아이를 데리고 대중교통을 이용하며 느끼는 경험과 연결해 보면, 육아를 하는 부모나 이동에 제약이 있는 장애인 모두가 겪는 어려움이 크게 다르지 않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좁은 출입구, 엘리베이터가 없는 역, 혼잡한 버스 안에서 느껴지는 불편과 불안은, 사회적 약자인 우리에게 단순한 귀찮음이 아니라 생활권과 권리의 문제다.

이전 편에도 언급했듯 영국에서 육아하며 대중교통을 이용하는 장점은 법적으로 유모차와 휠체어를 위한 공간이 확보되어 있고, 안내 표지판과 시스템이 비교적 잘 갖춰져 있다는 점이다. 부모 입장에서는 아이 동반 우선 좌석과 버스 내 안내 덕분에 안전하게 이동할 수 있고, 사람들끼리 서로 배려하는 분위기가 있어 좁은 공간에서도 큰 갈등이 생기지 않는다.

다만 영국에서도 모든 상황이 완벽한 것은 아니다. 작은 마을이나 외곽 지역에서는 버스나 기차의 접근성이 제한적일 때가 있고, 일부 역에는 엘리베이터가 없거나 경사로가 좁은 경우도 있다. 혼잡한 시간대에는 유모차나 휠체어를 사용하는 사람들이 공간을 조절하며 이동해야 한다. 하지만 이러한 점들도 사전 계획과 조금의 유연성을 통해 충분히 대응할 수 있으며, 대부분의 상황에서 안전하게 이동이 가능하다.

최근 한국에서는 버스 기사에게 유모차를 접으라는 권유를 받았다는 경험이 SNS에서 갑론을박을 일으켰다. 찬성하는 사람들의 입장도 이해가 가지만, 부모 입장에서는 충분히 당황스럽고 불편할 수 있다는 점도 마찬가지다. 영국에서는 그 누구도 좁은 버스 내부 공간을 들며 유모차를 접으라고 하진 않는다.

그래서 나는 사회적 약자의 관점에서 대중교통과 이동권 문제를 이야기할 때, 단순히 편리함이나 규정 준수만이 아니라 모두가 권리를 보장받으며 이동할 수 있는 환경이 얼마나 중요한지 강조하고 싶다.


부모로서, 시민으로서 우리가 서로 조금 더 배려하고 이해하는 사회가 되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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