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정한 영국에서 보내는 Lunar New Year

이웃의 다정함이 전해준 마음의 온기

by 윤남주

영국은 여전히 “Chinese New Year”라는 표현을 많이 쓴다. 심지어 우리 아이가 다니는 영국 공립학교에서도 지난주 학습 주제가 China였고, 칠판에도 “Chinese New Year”라고 쓰여 있었다. 아래 사진처럼 학습 자료도 모두 중국식으로 되어 있었다. 심지어 아이 학교엔 영국인 외의 국적이 거의 없으며 중국학생도 거의 없는 곳인데 납득이 가지 않음.

(중국문화로 학생들이 동아시아를 생각할까 봐...)


솔직히 너무 불편했다. 왜냐하면 음력설은 중국뿐만 아니라 한국, 베트남, 몽골 등 여러 나라가 함께 지켜온 명절인데, 영국에서는 여전히 “Chinese New Year”라고 통칭하며, 그 의미와 범위를 충분히 담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이제는 영국도 Lunar New Year라는 포괄적 표현으로 바뀌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아직까지는 동네를 걸어도, 박물관에 가도, 도서관에 가도 늘 그 단어가 붙어 있다.

(차이니스 뉴이어 아니라고 후... 언제까지 말해야 해)


수천 년 동안 아시아 여러 나라에서 함께 지켜온 전통임에도, 영국에서는 단순히 중국 전통으로만 표현되는 것들이 좀 기분 나쁘고 속상했다. 그래서 더더욱 아이들에게 한복을 여러 날 입히고 (심지어 학교에도 입혀 보낸 극성 엄마) 설날이라는 걸 홍보했다.

(색감도 너무 예쁜 우리의 한복, 한국보다 더 많이 입고 다니는 어린이들)


하지만 오늘 설날 당일, 우리 이웃의 다정함 덕분에 마음이 풀렸다. 우리를 항상 챙겨주시는 이웃집 영국 할머니가 방학인 우리 아이를 초대해 쿠키 쿠킹클래스를 해주셨다.


그리고 카드와 함께 손수 만든 십자수를 전해주셨는데,
카드에는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라는 한글도 함께 있었다.
할머니는 한글을 직접 써보려고 하셨지만, 너무 서툴러
결국 프린트해서 십자수와 함께 카드에 붙이셨다고 한다. 붉은말의 해라고 십자수에 표현된 작은 디테일까지, 그 다정함과 정성이 너무 따뜻했다. 심지어 쿠키도 적색 말을 표현하려고 하셨다고.


우리 가족도, 우리 모두도
조금 더 마음이 따뜻해진 설날을 보낼 수 있었다. 언젠가 차이니스 뉴이어가 아니라 루나뉴이어를 앞으로도 외치고 다닌다면 언젠가 우리도


우리 모두 해피 루나 뉴이어. 해피 설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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