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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윤성국 Feb 01. 2022

남과 비교하지 말라고? 웃기시네!

[창업자의 멘탈 경영] EP. 1

나는 열등감이 엄청난 사람이다. 내가 살아온 그간 열등감은 나의 정체성의 한 페이지를 차지하고 있었다. 사촌이 땅을 사면 배가 아프다고들 하는데 나는 사촌이 똥을 돈을 주고 산다고 해도 배가 아플 수 있는 사람이었다. 바로 옆의 친구가 잘 나간다고 해도 고통과 자기혐오가 물 밀듯 몰려왔다.


“남과 자신을 비교하지 마!
오직 어제의 나하고만 비교해!”

그런 나에게 사람들은 이런 조언을 해주었다. 수많은 자기 계발 유투버들과 멘토라고 불리는 수많은 구루들이 비슷한 말을 했다. 그 중에는 조던 피터슨처럼 내가 존경하는 인물도 있다. 솔직하게 말하면 몇 년 전까지만 해도 나도 친구에게 이런 조언을 했던 적이 있다. 하지만 지금은 이렇게 말하는 자들에게 자신 있게 소리칠 수 있다.


“귤껍질 까는 소리 그만하고 좀 다 꺼져!”


우리는 어쩔 수 없이 비교의 세상에 살고 있다.

자 학창 시절을 생각해보자. 그리고 한 가지 가정을 해보자. 나는 SKY를 목표로 하고 있다. 그런데 수능 바로 직전 모의고사에서 평균 4등급을 받았다고 해보자. 그리고 수능에서 결국 한 등급을 올려서 3등급을 받았다.

어제의 나보다 더 나은 내가 된 것이다. 그렇다면 나는 SKY를 갈 수 있는가? 당연히 못 간다. 재수해서 등급을 더 올리면 갈 수도 있을지도 모른다. 그런데 심지어 그 등급이란 것 자체가 상대적인 것으로 비교에 의해서 결정된 것이다.

난 1등급이 아닐까? 1등급 돼지

취업을 할 때도 1명을 뽑는 그 회사에 들어가려면 수십 명 어쩌면 수백 명까지도 재껴야 가능하다. 결국 나 혼자 어제의 나와 비교를 해도 당락을 가르는 것은 남이 나와 비교를 하는 것이 대부분일 수 있다.


누군가는 이런 줄 세우고 비교하는 세상이 잘못된 것이라고 한다. 그런데 그런 사람조차 물건을 살 때, 식당을 갈 때, 서비스를 이용할 때 이것과 저것, 그것과 요것을 비교해서 선택할 것이다. 반대로 이야기하면 내가 사업을 하더라도 누군가와 끊임없이 비교당할 수밖에 없는 것이 세상이라는 것이다.

<슈퍼내추럴>에서 크로울리라는 악마가 만든 무한 줄 서기 지옥, 차례가 다 되면 맨 뒤로 가서 줄 서야 함



정말 남과 비교하지 않을 수 있을까?

나는 나를 잘 파악한다고 생각하고 있었고, 충분히 이 열등감을 컨트롤해서 장점으로 승화시켜 엔진으로 사용할 수 있다고 생각했다. 아니 그럴 수 있다고 착각했다. 이 열등감이라는 나의 그림자 인격은 상당히 교묘해서 제어되는 거 같았지만 소리 소문 없이 서서히 내 멘탈과 몸을 장악하고 있었다.


사람들이 서로 비교하는 것은 자연의 원리이자 선사시대부터 DNA 속에 각인된 인간의 본성과도 같은 것이다. 우리는 서로 비교를 해왔기에 지능이 발달할 수 있었고, 생태계의 비교 행위로 종의 선택이 일어난 결과 우리 인간이 살아남은 것이다.

어...? 자연선택이 이렇게 되면 안 되는데?!


하지만 이것은 인간에게 있어 또 다른 저주다. 원시시대에서 이어져 온 우리의 뇌구조로 인해 무의식 속에 비교하는 자아, 나의 경우 그 대표로서 열등감이라는 그림자 인격이 자리하게 되었다. 이 무의식이 타인의 성공에 대한 고통을 선사한다

.

그렇다면 수많은 사람들의 조언에 따라 “남과 비교하지 말아야지”이렇게 생각하면 남과 비교가 안 할 수 있을까? 그렇게 생각하면 무의식 속에 깃든 “비교하는 자아”가 디즈니 공주처럼 얌전히 잠자리에 들까?


인간의 인지와 의지에는 한계가 존재한다. 하루에 정해진 인지와 제어 능력을 다 써버리면 그다음부터는 인지와 제어가 불가능하게 된다. 타인의 성공을 바라볼 때 느껴지는 고통을 외면하며 “남과 비교하지 말아야지, 비교하지 말아야지, 말아야지” 되뇌는 것은 인지와 통제에 아주 커다란 에너지를 소모하게 만든다. 이것은 마치 문을 열고 들어오려는 좀비가 못 들어오게 문을 붙잡고 있는 것과 같다.

요즘 학교 생활은 상당히 빡세다


그렇게 나의 인지와 통제 에너지가 다 소진되고 나왔을 때 즉, 내가 통제를 하지 못할 때 나의 그림자 인격이 무의식에서 뛰쳐나와 내 몸을 차지하고 날뛰기 시작하면 제어하고 억누르지 않았을 때보다 더 큰 고통과 절망이 나를 덮칠지도 모른다. 뇌과학적으로 의지는 믿을 것이 되지 못한다.


그러면 무의식 속에 각인시키기 위해 자기 암시적 예언 같은 것을 꾸준히 하려고 시도하는 사람 또한 있을 것이다. 이것은 더더욱 자기기만에 가깝다. 우리가 식욕이라는 인간의 본성을 이기기 위해 배고프지 않다를 계속 암시해서 무의식에 때려 넣으려고 해 봐도 배가 고픈 것은 마찬가지다.

어쩌면 배고픈 본성을 이겨낼지도?!


이것이 만약 자연으로부터 전해받은 인간의 본성이라면 이것을 이기는 방법은 불가능하다. 다만 이것을 받아들이고 최대한 이 본성이 날뛰는 것 만을 신경 쓸 수밖에 없다. 그 방법이 적어도 남과 비교하지 말라는 조언을 듣고 남과 비교하지 말아야지를 “생각”하는 것은 아니라는 것이다.



왜 나는 남과 비교하는 것일까?

남과 비교를 하는 것이 나의 본성과도 같은 것이라면 나는 이 본성에 대해 좀 더 자세히 이해할 필요가 있었다. “인간 본성의 법칙”에서 저자 로버트 그린 또한 같은 맥락의 이야기를 하였다. 나의 본성을 잘 다룰 수 있는 방법은 그 본성에 대해서 이해하는 것이라는 말이다. 나는 이것을 셀프 해킹이라고 부르기로 했다.


그래서 나는 왜 남과 비교를 끊임없이 하고 그 결과로 열등감을 느끼는지 알고 싶어졌다. 이때까지 계속 억누르기만 했지 내가 왜 이런 건지를 알려고 한 건 이번이 처음이었다. 그래서 나는 문제를 제대로 정의하고 근본적인 원인을 찾기 위해 프로덕트 기획 등에서 많이 사용하는 5 why 기법을 적용하였다.


그렇게 나는 나에게 수없이 많은 왜?라는 질문을 하기 시작했다. 그 결과 어느 정도 원인을 알아낼 수 있게 되었다.  첫 번째 이유는 나는 나의 성공이라는 것에 명확하게 정의하지 않았다는 충격적인 사실을 깨달았다. 무엇이 나의 성공 인지에 대한 스스로의 질문에 대답할 수가 없었다.

윤후 지금 17살임 ㅎㄷㄷ


두 번째 이유는 나는 살면서 지금까지 제대로 된 인정을 받아 본 적이 없기 때문에 쓸모 있는 사람이 되고 싶어서 사회나 조직, 사람에게 필요한 사람이 되는 것이 존재 이유라고 생각했는데, 그럴 수 있는 능력이 부족하다고 스스로 판단해왔던 것이다.


사실 좀 충격이었다. 나는 스스로 메타인지가 어느 정도 되어있는 사람이라고 자부해왔는데 나에 대해서 하나도 알지 못했다. 어쩌면 어두운 곳에 있는 진짜 나의 모습을 감추고 피했다는 표현이 더 정확할 것 같다. 그렇게 5 why를 통해 하나의 해답을 얻을 수 있었다.



다른 사람이 나를 감히 비교하지 못하게 하면 되잖아

한 가지 예를 들어보자. 오렌지와 망치를 서로 비교할 수 있는가? 이 두 가지를 비교하고 있는 사람은 이내 미친놈 취급을 당할 것이다. 그런데 한 가지 재미있는 것은 어떤 특수한 상황이 주어지면 이 두 가지는 비교가 가능하다. 가령 “이 둘 중 하나만 무인도에 가지고 갈 수 있다면?” 이라던지 말이다.


당연히 맥심 화보 들고 가야 하는 거 아님?


그래서 나는 다른 사람과 나의 위치를 오렌지와 망치로 두기로 했다. 누군가가 나를 비교의 대상으로 삼을 수 없는 곳으로, 나조차도 타인과 비교할 수 없는 곳으로 가버리는 것이다. 그리고 그곳에서 유일하고도 압도적인 승리를 차지하면 된다. 그 이후 남과 비교할 수 있는 특수한 상황 중 내가 우위를 점 할 수 있는 상황을 내가 선택해버리고 그것만 챙기면 되는 것이었다.


그렇다. 마케팅에서 사용하는 포지셔닝 전략을 제품이나 서비스가 아닌 나 자신에게 사용하는 것이다. 그런데 포지셔닝을 하기 위해서는 나에 대한 수요와 함께 내가 플레이할 수 있는 필드를 정의해야만  했다. 그 필드에서 특정 부분을 점유하고 나머지 부분을 그저 잘라내기만 하면 된다.



독보적인 위치에서 압도적인 승리를 위해

그 필드를 정하기 위해 나는 다시 한번 셀프 해킹을 하기로 했다. 이번에는 나 자신을 SWOT 분석해서 강점과 약점 기회, 위기 등을 파악한 다음 약점과 위기를 극복하고 회피하기 위한 전략도 구상하였다.


 그리고 내가 좋아하는 것과 내가 싫어하는 것을 늘어놓고 나에게 추천되는 유튜브 채널과 넷플릭스 영상 같은 것들도 카테고리 화해서 취향 분석을 하였다.


원래는 취향 분석은 하지 않고 SWOT정도에서 끝내려고 했는데 드로우엔드류의 영상에서 영감을 받아서 취향 분석을 통해서도 전략을 도출할 수 있겠다고 생각했다. 그리고 취향 분석은 나에게 상당히 도움을 주게 되었다.

이런 건 취향이 아니라 이성 성욕 아닐까?


그렇게 SWOT 분석과 취향 분석에서 도출한 수요를 반영한 플레잉 필드를 정의할 수 있었다. 이제는 그것을 조각조각 내서 내가 깃발 꽂을 수 있는 곳들을 찾기 시작했다. 이것은 그저 내가 살아남을 수 있는 위치가 아니라 압도적으로 우위를 점하고 나에 대한 수요가 팬으로 바뀌는 그런 위치여야 했다.


3주에 걸친 작업 끝에 이제 거의 그 위치를 찾았다. 거의라는 표현을 쓰는 이유는 사실은 좀 더 디테일하게 잡아야 독보적일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해서 좀 더 나누고 찾는 중이다.


그리고 난 이제 다른 사람과 비교가 불가능한 존재가 되었다. 그런 위치에 있기 때문에 그럴 수밖에 없다. 그리고 나는 내 위치에서 현재도 압도적인 존재이기 때문에 이제는 더 이상 타인의 성공이 전혀 부럽거나 고통스럽지 않다. 왜냐하면 나와는 다른 유형의 성공이고 그 사람은 내 위치로는 결코 오지 못하기 때문이다.

나도 이거 해보고 싶어


사실 아직까지 불안한 부분이 있다. 과연 내 안의 열등감이라는 괴물을 잠재운 것이 맞는가에 대한 의문이 남아있다. 하지만 그 괴물이 다시 깨어난다면 난 언제든 시간이 얼마나 걸리든 이 셀프 해킹을 다시 해서 다시 전략을 만들어 낼 수 있다.


남과 비교하지 말라고 했던 성공한 구루들이 이제야 이해가 간다. 그들은 독자적인 영역에서 노력했고 그 결과 압도적인 우위를 차지했기 때문에 자연스럽게 남과 비교하지 않는 것이 가능했다. 그들 또한 비교가 불가능한 위치에 자리잡은 것이었다.


이 글의 결론을 다시 한번 말하자면

“남하고 비교하지 않는 것은 불가능하니
비교 불가한 곳에서 압도적인 존재가 되어버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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