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의 멜로디: 커피, 기차, 그리고 책 속으로의 여행

감성 3스푼 .. 겨울이야기

by mc음주가무


흰색 회색 고요한 겨울 여행지 추천 인스타그램 게시물.png 기차여행, 독서 그리고 커피

창밖은 어느새 잿빛으로 물들고, 첫눈 소식이 마음을 설레게 하는 계절, 나의 겨울이 찾아왔다. 사무실에서 내린 드립커피는 구수하고 향긋한 내음은 언제나 겨울의 시작을 알리는 나만의 루틴과도 같다. 따뜻한 김이 모락모락 피어나는 머그잔을 살포시 감싸 쥐면, 손끝부터 전해지는 온기가 차가워진 마음을 녹여준다. 한 잔의 커피는 단순히 잠을 쫒는 도구가 아니라, 겨울의 문을 열고 새로운 이야기 속으로 나를 이끄는 애인 같은 존재다.


겨울이 되면 유독 기차 여행과 캠핑에 대한 갈증을 느낀다. 특히 기차여행을 겨울에 녹인다면 창밖으로 스치는 풍경을 멍하니 바라보는 그 시간은 세상과의 잠시 단절된 듯, 고요하고도 아늑한 공간을 나에게 선물한다. 덜컹거리는 리듬은 이따금씩 고요한 내 생각의 물결에 잔잔한 파동을 일으키고, 그 파동 속에서 잊고 있던 기억들이나 미처 정리하지 못했던 생각들이 조용히 떠오르곤 한다. 지난여름 따사로운 햇살 아래 있었던 일들, 가을의 쓸쓸함 속에서 피어났던 아픔들, 그리고 다가올 봄에 대한 막연한 기대감까지, 모든 것이 기차의 파동 속에서 새로운 의미를 찾아가는 가는듯 하다.



겨울 기차 여행의 묘미는 뭐니뭐니 해도 눈 내리는 풍경을 감상하는 데 있다. 하얗게 뒤덮인 철도 위를 미끄러지듯 달리는 기차 안에서 따뜻한 커피를 마시며 창밖을 바라본다. 마치 시간이 멈춘 듯한 착각에 빠져들고, 새하얀 눈밭 위로 길게 드리워진 기차의 여운은 마치 한 폭의 그림이 아니겠는가, 멀리 보이는 산봉우리는 흰옷을 입고 더욱 위엄 있는 모습으로 다가온다. 그때마다 나는 문득 어린 시절의 기억 속으로 빠져본다. 처음으로 눈을 맞았던 날의 설렘, 친구들과 함께 눈싸움 했던 시간, 그리고 엄마의 잔소리 까지. 기차는 과거로 데려다주는 시간 여행의 수단이 되기에 나는 그 속에 끌려가는 연약한 바람이 된다.


기차 여행에서 독서는 빼놓을 수 없는 즐거움이다, 휴대폰의 방해 없이 온전히 책에 집중할 수 있는 환경은, 바쁜 일상 속에서는 좀처럼 찾기 힘든 귀한 시간이기에. 여행을 떠나기 전, 항상 새로운 책 한 권을 고르는 의식을 치른다. 띠지를 제거하고, 책장을 넘겨 숨어있던 책향기를 맡아본 후, 겨울 기차 여행에 동반할 동반자를 신중하게 선택하는 나의 시간이 때로는 따뜻한 위로를 건네는 에세이가 되고, 미스터리 가득한 추리 소설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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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으로 향하는 기차 안에서 김영하 작가의 여행의 이유를 읽은 적이 있다. 눈쌓인 창밖 풍경과 책 속의 소박하고도 정겨운 이야기가 절묘하게 어우러져, 소설 속의 한 장면을 직접 보고 있는 듯한 착각에 빠져들어 기차가 역에 도착할 때 까지 책 속의 인물들과 이별하는 것이 아쉬워 쉽사리 책을 덮지 못했던 기억도 마음 한곳을 스치운다.그날의 기차 여행은 단순한 이동 수단이 아니라 책속으로의 깊은 여행이자 잊지 못할 추억으로 남아 있다.


겨울의 멜로디는 커피의 따뜻한 향, 기차의 익숙한 흔들림, 그리고 책 속의 무한한 이야기로 가득 차 있다. 세 가지 요소가 어우러질 때, 가장 완벽한 겨울을 경험할 수 있다. 차가운 바람이 창밖을 스쳐 지나가는 소리와 따뜻한 커피 한 잔 그리고 책장을 넘기는 시간. 덜컹이는 미세한 기차의 텐션까지.. 모든 것이 나에겐 조건없는 행복이자 겨울과 함께 동행하는 이유다.


2026년 겨울에도 난 혼자만의 기차 여행을 계획한다. 산미 가득한 커피를 마시며 어떤 책을 읽게 될지 라는 여운을 남겨둔채, 분명한 것은 계획한 여행이 나에게 또 다른 기대와 영감을 선사할거라 확신한다는것이다. 그리고 그 속에서 나는 또 하나의 겨울 이야기를 만들어갈 것이기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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