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릉도 여행
4월의 울릉도는 겨울의 묵은 때를 벗어던지고 비로소 생명의 기운을 뿜어내기 시작한다. 육지의 봄이 화려한 꽃잔치라면, 울릉도의 봄은 성인봉 자락에서 내려온 초록빛 원시림과 짙푸른 동해 바다가 만나는 경이로운 생동감 그 자체이다.
쾌속선에서 내려 처음 마주하는 공기는 육지와는 사뭇 다르다. 코끝을 스치는 알싸한 바다 내음 속에 이름 모를 산나물의 향긋함이 섞여 있고, 발길 닿는 곳마다 마주하는 나리분지는 이제 막 눈을 뜬 명이나물과 전호나물로 초록 카펫을 깔아두어 여행 스토리텔러의 마음을 설레게 한다.
해안 산책로를 따라 걷다 보면 거친 파도가 빚어낸 기암괴석들이 웅장한 자태를 뽐내고, 그 틈 사이로 피어난 야생화들이 강인한 생명력을 전한다. 독도를 품은 바다는 유난히 맑아 마음속 깊은 곳까지 투명하게 비추는 듯하고, 세상의 소음에서 잠시 벗어나 오직 바람과 파도 소리에만 귀를 기울일 수 있는 시간. 4월의 울릉도는 우리에게 가장 순수한 봄의 얼굴을 보여준다. 척박한 땅을 일궈온 섬사람들의 따뜻한 미소와 함께, 2026년의 봄 조각들을 마음 한편에 소중히 채워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