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험이 주는 함정은 나이가 들수록 커진다.

내가 알고 있는 건 일부일 수 있다.

by 링링

- 아니, 내 말은 ..

- 내가 알고 있는 건 일부일 수 있다.


경력이 나보다 낮은 직원이 내가 알고 있는 것과 다른 이야기를 할 때, 내가 가진 지식을 가지고 그 직원을 설득 시켰다. 나는 더 경험했고, 더 알고 있으니 내 생각과 다른 저 직원의 내용은 틀렸다고 생각했다.

내 생각과 경험이 옳은 줄 알았다.
그러나 대부분은 내가 알고 있는 게 틀렸다는 걸 서서히 느끼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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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이제는 남이 나와 다른 이야기를 할 때 나는 멈춘다.


저렇게 이야기할 때는 저 이야기를 하는 이유가 있겠지?


그래서 나와 다를 때는 멈추어서 다시 알아보고, 너는 왜 그런 말을 하는지 이유를 물어보기 시작했다.



내가 경험했던 이야기가 나오면 다른 사람의 말을 듣기보다는 내가 알고 있는 사실을 말하는 게 더 익숙하고 편하다. 이건 경험이라는 이름이 주는 함정이다. 내 경험이 다른 사실을 볼 수 있는 눈을 덮어 버린 것이다. 어린아이 일 때는 경험이 적고, 알고 있는 지식이 적게 때문에 누군가 이야기 했을 때 그 지식을 순수하게 받아들이게 되고, 본질에 더 빨리 다가갈 수 있게 된다. 그러다 나이가 점점 들어 수많은 경험을 하면서 어느 순간 내가 겪은 경험이 하나의 정의가 되어 버리고, 진실이 되어 버린다. 그리고 이 상태에서 내가 노력하지 않고, 생각하지 않으면 그 생각은 딱딱하게 굳어져서 멈추게 된다. 이때부터 사람들은 말 앞에 아니라는 단어를 쓰기 시작한다.

아니, 그럴수도 있지만 내 말은..


이라고 말한다. 이 말은 "네가 하는 말이 무슨 말인지 알겠어. 그러나 내 생각은 바뀌지 않으니 내 말을 들어봐" 라는 뜻이다. 이건 경험이 다른 지식이 들어오지 못하게 막아 버리고 있는거다. 그런 내 모습을 보면서 아차! 하는 마음이 들었다.


" 정신 차리고 조심해야 하구나. "


그래서 자주 나를 돌아봐야 하는 거고 , 생각해야 하는 것이다. 나를 돌아보지 않으면 아차 하는 순간 내 생각은 점점 딱딱하게 굳어져서 다른 사람의 말이 들어갈 곳이 없게 된다.

경험에 휘둘리지 말고, 있는 그대로 보라 - 다산 정약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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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른이란 단순히 나이가 많다고 어른이 아니다. 대인은 어른다운 어른을 말하며 진짜 어른이 될 수 있는 이유는 다산 정약용은 어린아이 같이 진실을 그대로 받을 수 있는 순수함이 있어야 한다고 했다. 또한 스스로 아는 바가 없고, 할 수 있는바가 없다는 사실을 인정하고 받아들이는 자세가 필요하다고 했다.


내가 경험한 것들이 틀렸다는게 아니다. 내가 알고 있는 사실과 경험도 맞다. 하지만 반드시 그렇지만은 않은 것이다. 내가 경험한 사실 외 다른 사실이 충분히 있을 수 있고, 내용이 바뀔 수도 있는 거고, 다른 더 좋은 것도 충분히 있을 수 있는 거다. 그리고 그것을 받아들이려면 먼저 내가 가지고 있는 경험이 전부가 아니며, 내가 생각보다 아는 것이 없고, 모르는 많은 것이 충분히 있다는 걸 인정해야 한다. 이걸 겸손이라고 한다.


겸손이란 나를 알고 인정하고 받아들이는 거다.


그리고 그 겸손을 가질 때 나는 새로운 것을 배우고 깨달아 앞으로 나아갈 수 있게 된다. 나이가 들수록 경험이 주는 함정은 커진다. 그리고 아차 하는 순간 겸손을 잃어버리게 된다. 그래서 오늘도 나를 돌아 보고 나를 알고 인정받고 받아 들여야 한다. 그래야 생각이 딱딱하게 굳지 않는다. 나와 전혀 다른 의견을 가지고 온 팀원에게 나는 물었다.


" 네가 그 말을 하는 이유가 있을 거잖아. 그 의견이 어떻게 해서 나왔는지 나한테 이야기해줄 수 있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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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다른 사람의 생각과 경험을 듣게 되면서 나는 알게 되었다.


' 아, 내가 틀렸구나. 그래 저 사람의 말도 충분히 일리가 있고, 맞는 말이야. '


충분히 그럴 수 있는 이유를 나는 알게 되었다. 내 경험이 맞았던 것처럼 다른 사람의 생각과 경험도 충분히 맞았다. 그래서 우리는 나이가 들수록 말랑한 뇌가 필요하다. 딱딱하게 굳어버린 하나의 경험만으로 만들어진 생각이 아닌 나와 다른 경험과 사실이 나를 인정하게 하고, 상대를 보게 만든다.



오늘도 다른 사람이 하는 말을 경청하고 순수하게 받아들이는 아이를 보면서 나는 다시금 배우게 된다. 내가 꼭 지켜야 할 마음은 이 마음이구나.





목요일 연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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