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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윤채 Sep 05. 2024

과연 필사가 정말 도움이 될까?

6월 10일부터 오늘까지 나의 필사 여정

과연 필사가 정말 도움이 될까?



솔직히 100% 그렇다는 대답은 하기 어렵다. 필사한다고 해서 책을 다 외울 수 있는 것도 아니고, 좋은 문장을 머리에 모두 각인할 수 있는 것도 아니다. 일부 작가들은 필사는 쓸모없다고 말하고, 반면에 다른 작가들은 필사가 의미 있다고 주장한다.



개인적인 의견으로는, 단순히 쓰기만 한다면(정말 쓰기만 한다면) 큰 도움이 된다고는 못하겠다. 팔(혹은 손가락, 어깨) 아프게 글을 옮겨 쓰는 것은 단순히 글씨를 반복하는 행위일 뿐이니까.



하지만 내 경우에는 필사가 특별한 의미를 지닌다.



현재 나는 루시 모드 몽고메리의 <빨강 머리 앤>을 타자로 치고 있다. 이 과정은 단순한 필사를 넘어, 나에게 글쓰기 습관을 잡고, 노션에 필요한 문장을 사전처럼 정리하는 데 도움을 주고 있다. 올해 6월 10일부터 시작해 오늘까지 매일매일 쓰고 있다. 매일 조금씩 진행하면서, 이 작은 일상이 나에게 어떤 변화를 가져오는지 느끼고 있다.





필사를 하면서 느끼는 점은, 내가 좋아하는 문장을 타자로 치는 동안 자연스럽게 그 문장의 의미를 곱씹게 된다는 것이다. 앤 셜리의 독창적인 사고와 상상력이 담긴 문장을 쓸 때면, 그녀의 감정이 고스란히 전해져 오는 것 같다. 이 과정에서 나는 단순히 글자를 반복하는 것이 아니라, 작가의 의도와 감정을 이해하려고 노력하게 된다. 그렇게 필사는 나에게 작가와의 대화를 나누는 소중한 시간이 된다.



또한, 필사는 나의 글쓰기 스타일을 발전시키는 데도 기여하고 있다. 앤의 문장을 통해 다양한 표현 방식을 배우고, 내가 평소에 사용하지 않는 단어와 문장 구조를 접하게 된다. 이런 경험은 나의 글쓰기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다. 필사를 하며 얻은 영감은 내가 다음에 쓸 글에 자연스럽게 녹아들게 된다.





필사가 모든 사람에게 도움이 되는 것은 아닐 것이다. 필사의 효과는 개인의 목적과 태도에 따라 다르게 나타날 수 있다. 하지만 나에게는 필사가 자기 돌봄의 한 방법이자, 창의성을 자극하는 중요한 도구가 되고 있다. 필사가 나에게 기여하는 바는 분명하며, 그 과정에서 얻는 기쁨과 성취감은 나에게 큰 힘이 된다.



결국, 필사가 정말 도움이 될까? 다시 묻는다면 내 대답은 '그렇다'이다. 필사는 나에게 더 나은 작가가 될 수 있는 기회를 주었고, 나의 생각과 감정을 정리하는 데 도움을 주었다.



매일 타자로 치는 그 작은 행위가 나의 일상에 긍정적인 변화를 가져다주고 있음을 느낀다. 앞으로도 계속 이 길을 걸어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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