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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윤채 Nov 01. 2024

나는 온화하면서도 창의적인 매력이 있는 사람이다

좋아하는 것을 잘하는 일로 만드는 법칙을 읽고

내가 누구인지 말해주는 다섯 가지 가치 유형

1. 독립적인
2. 온화한
3. 책임감 있는
4. 친밀한
5. 창의적인



<좋아하는 거을 잘하는 일로 만드는 법칙>(이헌주, 갈매나무)을 읽으며 내가 누구인지 말해주는 다섯 가지 가치 유형 테스트를 즉석으로 이행했다.







1순위는 '온화한', 2순위는 '창의적인'이 나왔다. 두 가치 단어는 한 끗 차이긴 했지만, 5순위 가치에 비하면 1, 2순위인 '온화한'과 '창의적인'이란 키워드가 월등한 차이를 보였다. '온화한'과 '창의적인'의 특징을 읽으며, '아, 역시 나한테 이런 면이 있지.'라는 생각이 저절로 들었다.



예전 같으면 '나한테 이런 면이 있었던가?'라며 의아해했을 것이다. 유순하고 말 잘 들어야만 하는 K-장녀는 부모가 바라는 대로, 주변 어른들이 바라는 시선대로 자라야만 했으니까. 하지만 요즘엔 K-장녀고 뭐고 남들의 시선보다 내가 바라는 나다움을 지키려고 노력하고 있다. (아직도 서툴고 갈등되는 순간은 많지만.)





온화한


▷ '온화한'이란 범주 안에는 '머무르는', '겸손한', '휴식을 좋아하는', '감성적인' 등과 같은 단어가 모여 있습니다. 이 특성을 띤 사람은 갈등이나 극심한 경쟁 속보다는, 편안하고 조용한 내적 공간에서 깊이 숙고하며 강점을 발휘합니다.


▷ 경쟁  속에서 효율적으로 무엇인가를 하기보다는, 오히려 숙고의 장이 형성될 때 더 크게 도약할 수 있는 능력이 있습니다.


▷ 당신의 최고 강점은 무엇이 진짜 행복하고 건강한 삶인지를 가장 잘 알고 있다는 점입니다. 치유, 감성, 자연, 여가와 같은 많은 사람이 꿈꾸는 분야에서 당신은 두각을 나타낼 것입니다.

누군가는 당신이 지나치게 느리도 할지도 모릅니다. 그러나 당신은 느린 게 아니라 머무름의 미학을 좋아하는 사람입니다.


▷ 당신은 치유를 중요하게 생각하는 사람입니다. 자신에게 휴식, 치유, 자기 돌봄을 제공하고 싶기도 하지만, 다른 사람에게도 이런 효과를 주는 공간과 시간을 제공하고 싶은 이타심이 있습니다.



창의적인


▷ '창의적인'이란 범주 안에는 '지혜로운', '자유를 추구하는', '상상력이 풍부한', '기발판' 등과 같은 단어들이 모여 있습니다. 이 가치 단어 범주엔 숙고하는 능력과 세상을 향한 너른 관심을 중시하는 가치관이 숨어 있습니다.


▷ 당신은 지혜를 추구하고, 내적 세계의 깊이와 넓이를 모두 가지고 있는 사람입니다. 다양한 분야에 관심을 두는 동시에 한 사안에 대해 깊이 파고들 줄도 알지요.


▷ 당신의 예술성과 서세에 대한 안목은 뛰어납니다.


▷ 당신은 구조화되고 반복적인 일을 그 누구보다 싫어하지만, 그 점은 다시 말하면 좀 더 자율적인 환경이 조성될 때 억압되었던 상상력을 발휘할 수 있는 사람이라는 뜻입니다.



-출처 : 좋아하는 것을 잘하는 일로 만드는 법칙, 이헌주, 갈매나무





어린 시절, 실패할 거면 시도도 하지 말고, 못할 같으면 빨리 포기하라는 교육을 지겹게 받았었다. 헛수고를 하지 않는 에너지를 아낄 있는 좋은 일이기도 했지만 내가 나를 가두는 일이 되기도 했다.



아직도 기억나는 게 명절 때 집안 어르신들이 나 하나를 둘러싸고 대학에 관해 이런저런 설교했던 적이 있었다. 집안 어른들 중 정작 대학을 나온 사람은 몇 명 되지도 않았고, 내가 하고 싶은 것엔 전혀 관심도 없으면서 무조건 안정적이고 남들이 하는 것만 골라서 하라는 잔소리를 지겹게 퍼붓었다. 잔소리 폭격에 지쳤던 그저 어른들이 바라는 대로 남의 인생 같은 삶을 꾸역꾸역 살아야만 했다. 웃긴 그때 지옥 같은 일을 행한 어른들은 그런 만행을 했단 기억이 없단 것이다. 그저 상처받은 나만 존재할뿐.



최종 빌런은 집안 어른들을 개입하게 만든 엄마였다. 안타깝게도 우리 엄마는 내 기를 죽이고 또 죽여서라도 꼭 당신의 말은 듣게 만드는 분이셨다. 그런 후에 결과가 마음에 들지 않으면, '네가 똑바로 안 하고, 내 말 안 들어서 그런 거다'라면 내 탓하기를 시전 했었다.




Fillette Se Voilant (1901)_Étienne Dinet (French, 1861-1929)




생각해 보면 아직 미성숙했던 내가 무엇을 좋아하고 잘하는지 모르는 너무도 당연했다. 하지만 엄마를 비롯한 집안 어른들은 이런 미숙한 점을 이용해, '무조건 시키는 대로 하면 손해는 안 본다.', '네가 아직 뭘 몰라서 그런다. 나이가 더 들어봐라.'라는 말로 어린 날 다그치며 입맛대로 조종하려고만 했다.



잘하는 것이든 좋아하는 것이든 그걸 찾아가는 시기는 누구에게나 필요하고, 실패할지라도 다시 일어나서 스스로 길을 찾는 건 정말 중요하다.



하지만 내 인생 빌런들 중 그 간단한 사실을 아는 사람은 단 한 명도 없었다. 절대복종이 당연하고, K-장녀의 희생이 당연하다는 인식 속 잔소리만 해대던 빌런들. 이제는 당신들도 잘하는 것과 좋아하는 것 없는 인생을 살았기 때문에 나한테까지 그런 강요를 했다는 게 안타까울 뿐이다.







정말 다행이다. 이제라도 내가 나를 잘 알고, 나다움 속에서 조금씩 좋아하는 것에 솔직해지고 있어서. 비록 시간이 좀 오래 걸리긴 했지만 그래도 죽기 전에 진정으로 좋아하는 것을 알아내서 얼마나 행복한지 모른다.



이헌주 작가의 <좋아하는 것을 잘하는 일로 만드는 법칙>을 읽으며, 앞으로도 꾸준히 내가 나아가야 할 방향으로 나아가면 된다는 확신이 들었다. 비록 그 길이 쉽지만은 않고, 무수한 실패가 기다리고 있을지라도 즐겁게 나아갈 수 있으리란 그런 확신에 감사하는 가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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