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많은 책과 함께 하는 세상이 되길
최근 지역 아동센터에 30권의 책을 기부했다. 책을 기부해야겠다고 결심한 건 아주 자연스러운 일이었다.
요즘은 유튜브나 숏폼 영상이 더 인기라지만, 그래도 나는 아이들이 책을 읽으며 성장하길 바랐다. 세상에는 여전히 활자로 된 문장에서만 얻을 수 있는 깊이와 감동이 존재하기 때문이다.
어릴 적을 돌아보면, 나 역시 책을 충분히 접할 환경은 아니었다.
책을 좋아했지만, 동네 도서관은 낡고 오래된 책이 대부분이었다. 책을 선물해 주는 어른도 많지 않았고, 읽고 싶은 책이 있어도 마음껏 골라 읽을 수 있는 형편이 아니었다.
다행히 아버지가 퇴근길에 가끔 책을 사다 주셨고, 그 책들은 내게 세상을 넓히는 창이 되었다. 하지만 그조차도 늘 아쉬움이 남았다.
‘더 많은 책을 읽을 수 있었다면 어땠을까?’라는 생각을 하곤 했다.
그때의 경험이 지금까지도 내게 영향을 미쳤다. 어릴 때 좋은 책을 읽는 경험은 단순한 독서를 넘어, 사고력과 상상력을 키우는 데 큰 영향을 미친다.
책 속의 이야기가 때로는 위로가 되고, 때로는 새로운 세상을 열어주기도 한다. 나는 아이들이 책을 통해 더 넓은 세상을 만나고, 자신의 꿈을 키울 기회를 가졌으면 했다.
특히 요즘처럼 디지털 콘텐츠가 넘쳐나는 시대일수록, 책이 주는 가치는 더욱 빛을 발한다고 생각한다. 영상은 빠르고 즉각적인 자극을 주지만, 책은 천천히 생각하고 깊이 고민하게 만든다.
한 문장을 곱씹으며 자신의 감정과 생각을 정리하는 과정은 책을 통해서만 얻을 수 있는 소중한 경험이다.
그래서 아이들이 단순히 책을 읽는 것이 아니라, 그 속에서 무언가를 느끼고 스스로 생각할 수 있는 기회를 가졌으면 했다.
책을 기부하면서, 나는 아이들에게 ‘읽을거리’를 주었다기보다 ‘생각할 기회’를 선물했다고 믿는다.
내가 기부한 책들이 언젠가 그들의 인생에 작은 변화를 가져오길 바란다.
그리고 그 변화가 또 다른 누군가에게 이어져, 더 많은 사람이 책과 함께하는 세상을 만들어 가길 소망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