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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 슬럼프vs저속성장

모닝 페이지 : '미래의 나'가 보낸 시그널을 받았다

by 윤채

1-1

성공의 길을 단순하다. 내가 오늘의 내가 된 비결은 오직 어제 내가 내린 선택 덕분이다. -앨리너 루스벨트

편안한 삶에 안주하면 진정한 잠재력을 깨닫기도 전에 죽게 될 수 있다. -데이비드 고긴스








겨울을 걸어

봄꽃을 피우다




가을부터 봄까지. 정확히 말하면 작년의 찬바람이 불던 어느 날부터 올해 벚꽃이 피는 이른 봄까지... 마치 남극에 갇힌 사람처럼 느껴졌다.



밖은 환하게 빛나고 있었지만, 내 안은 늘 어두운 겨울이었다. 손끝이 얼어붙은 듯 글도 잘 써지지 않았고, 세상과의 연결 고리가 느슨해져 있는 기분이었다. 그런 나날들이 꽤 오래 이어졌다.



사람들은 그런 시간을 흔히 ‘슬럼프’라고 부른다. 나도 처음엔 그렇게 불렀다. 아, 내가 '슬럼프'에 빠졌구나. 이제 이걸 어떻게든 ‘극복’해야겠구나. 그렇게 생각했다.



그런데 이상했다.



'슬럼프'라는 단어를 입에 올릴 때마다 마음이 점점 더 무거워졌다. ‘극복’이라는 말은 마치 지금의 나를 잘못된 상태라고 단정 짓는 것 같았다.



이 상태에 머물러 있는 나는 실패자인 것만 같았고, 벗어나지 못하면 모든 걸 잃게 될 것만 같은 조급함이 나를 더 움츠러들게 만들었다.



그러던 중, 김미경 강사의 인생 강연을 보게 되었다. [아무리 애써도 안될 때, 멘털 지키려면 꼭 이걸 해보세요.]라는 제목은 익숙한 말 같지만, 이상하게도 그날따라 마음에 툭 하고 박혔다.



영상 속에서 그녀는 "돌아가면 영역이 늘어난다", "멈춰 있어도 전진할 수 있다"라고 말했다. 그 말이 묘하게 내 머릿속을 맴돌았다.



그러다 하나의 단어가 떠올랐다.



저속성장



그래, 나는 그동안 멈춘 게 아니라, 그저 천천히 자라고 있었던 걸지도. 보이지 않을 뿐, 아주 느린 속도로 자라고 있었던 것이다. 거북이처럼, 땅속 깊은 곳으로 뿌리를 내리는 식물처럼.



‘슬럼프’라는 말에는 나를 닫아버리는 힘이 있었다면, ‘저속성장’은 나를 살리는 말처럼 느껴졌다. 비록 느릿하지만, 여전히 움직이고 있다. 그걸 깨닫는 순간, 조금 숨이 쉬어졌다.



문득 마음 한편에서 이런 속삭임도 들려왔다.



“미래의 너를 위해, 지금 이 순간을 사랑해 줘.

아이처럼 맑은 눈으로 세상을 바라보며,

작고 느린 성장도 기꺼이 껴안는 사람이 되어줘.”



KakaoTalk_20250418_182811257_01.jpg '미래의 나'를 위해 아이처럼 순수한 마음으로 성장하길



나는 그 말을 믿어보기로 했다.



아이처럼 맑고 유연한 마음으로, 순수한 열망으로. 사탕 하나에도 웃을 줄 아는, 그런 마음으로 다시 쓰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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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스타그램 협찬으로 받은 《더 빅토리 북》도 하나의 동시성이었다.



이근 대위가 쓴 책인데, 멘털 리셋을 위한 7주 필사 프로젝트가 담겨 있다. 100개의 ‘승리의 문장’들이 실려 있는 이 책은, 내가 저속성장에 동반자가 되어줄 선물처럼 느껴졌다.



마치 ‘미래의 나’가 '지금의 나'에게 좋은 시그널을 보내는 기분이었다.



삶에 있어 속도만이 중요한 게 아니다. 방향을 잃지 않고, 포기하지 않고 계속 걷는 것. 그것이야말로 내가 원하는 성장이자 진정한 미래 가치가 담긴 발걸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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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슬럼프를 극복하겠다고 애쓰지 않는다.



대신, 저속성장 중인 나를 다독이며 이 시간을 살아내려 한다. 언젠가는 이 느린 걸음이 나만의 리듬으로 빛나리라.



거북이처럼, 그리고 아이처럼. 묵묵하고, 환하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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