속상하지만 그래도 다시 살아가는 나를 위한 헌사
왜 하필 내게 이런 일이 생길까?
좋은 기회 앞에서 멈춰 서야 하는 순간은 애석하게도 예고 없이 찾아온다.
최근 AI와 웹소설 강의 제안을 받았다. 펀딩부터 온오프라인 강의까지 이어지는, 말 그대로 '지금의 나'와도, '앞으로의 나'와도 정확히 맞닿아 있는 제안이었다.
예전의 나라면 두 번 고민하지 않고 뛰어들었을 것이다. 그런데 이번에는 달랐다. 설렘보다 먼저, 걱정이 마음을 두드렸다.
작년부터 이어진 고통은 올해 연말에도 어김없이 찾아왔다. 운동도 꾸준히 했고 잠도 잘 챙겼지만 예상치 못한 복병이 하반기부터 건강을 흔들어놓았다.
이유가 무엇이든, 내 몸이 예전처럼 버티지 못한다는 사실만큼은 부정할 수 없었다.
'과연 이 프로젝트를 지금의 몸이 감당할 수 있을까?'
며칠 동안 같은 질문만 반복했다.
살다 보면 기쁜 소식에 기쁜 마음만 따라오지 않는 순간이 있다. 지난 몇 년간의 통증과 피로는 나를 현실로 빠르게 끌어당겼고 하고 싶은 마음과 할 수 있는 몸 사이의 간격은 더욱 벌어졌다.
그 간극 속에서 한 가지 사실을 마주했다. 지금의 내 몸은 이 기회를 받아들일 준비가 되어 있지 않다는 냉혹한 현실을 말이다.
제안을 정중히 거절한다는 메시지를 작성하던 날, 마음 한편에서 울컥함이 파도처럼 밀려왔다.
누군가의 말처럼 '안타까운 기회를 놓쳤다'라는 말도 맞지만 인생을 길게 놓고 보자니 '건강'이 우선이었다. 그리고 요즘 몸 상태를 돌아보면 몸이 보내는 마지막 신호 같기도 했다.
살면서 배운 지혜 중 하나는, 포기할 땐 더 현명한 용기가 필요하다는 점이다.
실제로 어떤 선택에든 용기가 필요하다. 도전하는 용기도 중요하지만 멈추는 데에는 필요한 용기도 더욱더 중요하다. 당장 코앞의 이득뿐 아니라 먼 후일을 도모했을 때 조금 더 현명한 선택을 할 수 있어야 한다.
이번 제안이 내게 큰 전환점이 되어줄 거란 생각도 들지만, 몸 상태를 고려해 보면 거절이라는 이번 선택은 미래를 위한 도약의 씨앗과도 같다.
이번 강의 제안은 단순한 포기가 아니라 미래의 나를 위한 현명한 선택이라 믿는다.
건강이 회복되고 마음이 다시 단단해지면 언젠가 더 좋은 모습으로 또 다른 기회 앞에 설 수 있을 것이다.
오래 쓰고 강의하고 창작하고자 한다면 지금 가장 먼저 지켜야 할 것은 나 자신이기에.
언젠가 다시 좋은 기회가 찾아올 때, 흔들리지 않는 몸과 마음으로 그 자리에 설 나를 응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