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범한 여자가 무기력을 이겨내는 방법
엄청나게 대단한 사람이 아니라서 힘들 때는 정말 많이 힘들다.
가끔은 감정이 바닥을 뚫고 더 아래로 가라앉는 느낌마저 든다. 마치 지구 반대편으로 땅굴을 파고 들어가는 것처럼.
그렇다고 그 상태에 완전히 잠식되지는 않으려 한다. 어떤 방식으로든 그곳에서 빠져나오고 싶기 때문이다.
한동안은 산책을 자주 다녔다. 그전에는 움직이는 것조차 귀찮아서 그냥 누워 있거나 잠을 자는 날이 더 많은 순간도 있었지만.
어느 순간부터, 이상하게 걷고 싶어졌다. 지금의 몸 상태로는 달리기는 무리일 것 같아 그저 천천히 걷기 시작했다.
이사 온 동네를 한 바퀴 돌아보기도 하고 꽃이 핀 길을 따라 아무 생각 없이 걸어보기도 했다.
특별한 건 없었다. 그냥 걷고, 또 걷는 것.
그런데 그 단순한 반복이 생각보다 많은 걸 바꿔놓았다.
굳어 있던 마음이 조금씩 풀리고 아무것도 하고 싶지 않던 상태에서 아주 작은 의욕이 다시 올라오기 시작했다.
무엇을 해야 하는지조차 모르겠던 시간에도 희미하게나마 방향이 보이기 시작했다.
빛이 아주 조금씩 스며드는 느낌이랄까.
돌아보면 산책은 그저 걷는 일이지만, 나에게는 그 이상의 역할을 해주고 있었다.
그래서 요즘은 기분이 가라앉는 날이면 다른 방법보다 먼저, 밖으로 나가 걷는다.
거창한 해결책은 아니지만 적어도 나를 그 자리에서 한 걸음은 움직이게 해주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