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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년 된 내 동기들을 보며 느끼는 점

by 김정은

입사한 지 벌써 18년, 19년째다. 언제 이렇게 시간이 흘렀는지 모르겠어. 나, 그런 생각을 한다.


독자 여러분들은 어떤지 모르겠으나, 나는 그렇다. 한결같이 살아왔다. 최선을 다해 일하고, 아이를 기르고, 부부관계를 하고, 읽고 산책하고 썼다.


내 삶의 키워드를 말하라고 한다면, 이것이다.


성장!


성장!


성장!


우리 회사에는 4천 명이 넘는 직원들이 있다. 매년 회사를 떠나는 사람들이 있고, 또 새로 입사하는 파릇파릇한 신입사원들이 있다. 그 안에 나와 같이 입사한 동기들을 본다. 나도 늙었고, 그들도 나이가 들었다. 젊디젊었던 그 동기들은 어디로 가고 없고, 이제 40대 후반이 된 나의 동기들은 얼굴도 몸도 예전 같지 않다. 그들과 마주치며, 눈인사를 할 때마다 느끼곤 한다. 이 친구는 무슨 생각으로 살고 있을까? 행복할까? 자기 삶의 주체로서 성장하고 있을까?


솔직히 말해야겠다. 성장하는 사람을 보는 일은 힘든 일이다. 성장하는 사람이란 낭중지추란 말 대로 겉으로 드러나기 마련이다. 자기 삶을 주체로서 경작하고 주변에 선한 영향을 미치는 인간은 흔치 않다. 나 자신을 과대평가 하는 스타일은 아니나 나 자신에게 가장 높은 점수를 주는 한 가지는 성장이란 포인트에 있다. 나, 거의 유일하게 매분매초 매시간 매일, 매년 성장하는 인간이다.


어떻게?


나는 매일 새벽 일찍 일어나 죽음을 떠올린다. 오늘 죽을 수도 있다는 마음가짐으로 비장하게(?) 하루를 시작한다. 오늘 죽는다 해도 후회가 남지 않게 하루에 목숨을 건다. 있는 힘을 쥐어짜내 책을 읽고 마지막이 될 수 있다는 마음으로 글을 쓴다. 비루한 몸으로 죽기 싫어 무거운 역기를 들고 몸을 만든다. 마지막이 될지도 모르니, 가장 여유로운 마음으로 느릿느릿 숲을 산책한다. 이런 마음으로 세상을 보면, 사소한 것 하나까지도 사소하지가 않다. 나뭇가지, 하늘, 새, 우물, 모든 것이 새롭고 아름답다.


나는 성장한다.


내가 성장했구나, 하는 것을 어떻게 알 수 있을까? 그것은 내가 처음 출발했을 때의 나 자신을 떠올리면 쉽게 알 수 있다. 그때의 나와 지금의 나를 비교해 본다면, 내가 얼마나 나아왔는지, 얼만큼 걸어왔는지, 얼마만큼 키가 컸는지 알 수 있다.


성장하는 삶이란 모든 문제를 가볍게 해결해 준다. 우선 행복이란 감정을 느끼게 만들어준다. 둘째, 시간을 허투루 쓰지 않게 하며 시간을 가치있게 쓸 수 있는 바탕이 된다. 셋째, 미래의 희망이란 걸 만들어준다. 성장하고 있다면, 그 사람의 미래는 밝을 수밖에 없지 않은가? 실력, 능력이란 게 생기고 이를 활용한다면 세상 속에서 쓸모있는 인간이 된다. 내가 천천히 나의 능력을 가다듬는다면, 돈은 명예는 따라오는 것이다. 재능과 실력이 텅빈 깡통 상태인데 돈과 명예를 추구한다는 것은 공허한 일이다.


지금 당장 시작하라.


늦었다고 생각하는 때란 진실로 없다. 자신을 제대로 파악하고 자신의 목소리가 말하는 길을 걸으라. 실력을 키워라. 그것이 진정 이 세상 속에서 어떤 가치가 있는 것인지 자문하라. 나에게 행복을 주고 타인에게도 가치가 있다면, 그것은 좋은 길이다. 그 길을 의연하고 당당하게 가라. 성장하라. 목표를 세워라. 한 스텝씩 올라가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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