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선 전제할 것이 있다.
세상의 모든 부모, 거의 대부분의 부모는 바쁘다. 육체적으로 지쳐 있다. 그렇기에 마음은 있는데, 몸이 따라가지 않는 경우가 많다. 사실 좋은 부모란 여유 있는 사람일 확률이 높다. 시간도, 돈도 여유가 있어야 뭐라도 해 볼 수 있기 때문이다. 마음은 그렇지 않은데, 육체적인 여유가 없고, 삶에 찌들고, 돈이 없으면 내가 부모로서 할 수 있는 일에도 한계가 생긴다. 그러나, 여유가 없어 내가 비록 나쁜 부모라고 해서, 아주 좋은 부모가 아니라고 해서 너무 자책하진 말자. 세상 모든 일이 그렇듯이 모든 것이 내 탓은 아니다. 일정 부분 세상 탓도 있다. 타인의 잘못, 세상의 구조적 잘못일 수도 있다.
나의 경우는 운이 조금 좋다고 생각한다.
나는 아침 7시에 출근해서 4시에 퇴근한다. 좋은 아빠가 되기 위해, 또 내 개인적인 이유로 그렇게 시간을 조정했다. 그러니, 운이 좋았지. 일하는 시간을 조절할 수 없는 이들이 많다는 점을 생각하면, 감사하다.
아무튼.
아이들의 아침은 보통 아내가 챙기고, 저녁 요리는 내 담당이다.
나는 그 일이 무척 즐겁다. 메뉴를 고르고, 가족단톡방에 공지하고, 아이들이 원하는 메뉴가 있으면 해 준다. 생전 처음 해 보는 요리도 상관없다. 요즘 세상이 좋아져서 웬만한 요리 레시피는 찾으면 다 나온다. 처음엔 실수가 있을 수 있으나 그마저도 즐겁다. 뭐 어떤가? 다음에 더 잘해주면 그만이다.
요리, 이건 정말 개취다.
어떤 사람은 요리가 즐겁다. 그렇지 않은 사람도 있다. 나의 경우는 요리가 행복하다. 그러니, 아내보다는 내가 요리하는 게 낫다. 아내는 그렇게 요리를 좋아하는 타입은 아니다. 이럴 때 분담이 참 좋다. 아내는 저녁 늦게 집에 돌아와 쉴 수 있고, 나는 나 자신이 행복한 일을 하면 된다.
여유가 조금은 있는 경우라면, 아빠들이여, 요리에 도전해 보라.
자신이 즐거운 일일 수도 있다.
조금 피곤하더라도, 아이들이 먹는 걸 상상하면서, 재료를 구하고, 설거지를 깨끗이 치고, 요리를 해 보라.
정신도 맑아지고, 보람을 느낄 수 있다.
아빠가 요리하는 가정은 행복하다. 아이들도 즐거워한다. 엄마는 쉴 수 있다. 일석사조, 일석오조다.
아빠 요리 담당! 강력 추천! 가정이 행복해지는 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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