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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정은 Jul 27. 2024

넌 특별하지 않아. 조금 빠른 것뿐이야

난 12년 인생에서 총 7개의 나라를 가봤다.


물론 동갑친구들이 한글을 배우고, 수학과 영어를 예습하고 있었을 때 말이다.


난 이게 지극히 당연한 일인 줄 알았다.

어린아이들은 학습 능력이 그리 발달되지 않다 생각한다. 배운 당시에만 이해를 하고, 1년 정도 지나면 그런 단원도 있었나. 하고 까먹어버리는 게 어린애들이니까.

그만큼 작은 일에 큰 일인 듯처럼 부모들은 뇌가 작은 어린애들의 머리에 수준이 맞지 않은 것들을 집어넣으려고 학원비에 1000만 원 이상을 쓰니까. 이게 이상하다 생각했다.


내가 아이들은 해외에 나가는 게 당연하다 생각한 이유가 이거다. 아이들은 학습 능력이 뛰어나지 않으니 너무 많은 걸 넣으면 안 된다. 작은 컵에 큰 음식을 억지로 꾸겨 넣으면 언젠가는 컵이 깨진다.

그 컵이 깨지지 않도록 적당한 음식을 넣고, 가끔씩 비워주기도 하면서 컵의 크기를 늘리도록 기다려줘야 한다.


가끔씩 컵을 비워주는 방법은 여행이다. 굳이 해외가 아니어도 된다. 아이들이 많은 걸 듣고, 보고, 맡아야 한다. 그건 애들에게 큰 기억이 되고, 삶의 지도가 될 수도 있다.


난 아빠와 프랑스 공원에서 조깅을 한 기억이 있다.

그날의 하늘, 습도, 공기, 풍경도 기억한다.

언니는 미국에 저택을 가는 길에 아빠와 이어폰을 한 짜식 나눠 끼고 이소라 노래를 들은 기억이 있다.


이렇게 아이들은 추억이 있어야 한다.

그 추억은 학원이 아닌 확실한 향이 있는 밖이어야 한다.


난 다른 애들보다 여행을 많이 간다고 생각 못했다.

5학년때 프랑스, 이탈리아, 스위스 여행을 갔다가 왔다. 학교에서 과학 선생님이 여행 이야기를 물었다.

난 보고 듣고 맡은 것을 술술 말했다.

친구들은 부럽다 했다.


‘어?’ 당황했다. 물론 여행을 안 가는 게 나쁜 행동은 아니지만, 여행 갈 수 있는 돈을 학원이라는 곳에 쓰는 건 낭비다. 언제까지나 어린애한테는 말이다.


난 그때부터 내가 다르구나 했다.

그리고 올해 가는 유럽여행을 프로필 상태 메시지에 자랑했다. 언니가 그걸 봤다.


“넌 특별한 것이 아니야. 단지 다른 애들이 성공했을 때 갈 곳을 먼저 간 것뿐이라고.”

언니가 날 따끔하게 혼냈다.

“그런 건 네가 성공했을 때, 성공한 이유를 말할 때나 자랑해. 적당히 하라고.”


난 알았다. 친구들이 내 프로필을 봤을 때 부러워하고 질투 비슷하게 했을걸.

언니의 프로필을 가보았다.

깔끔했다. 난 자랑이 좋은데, 언니는 예측한 것이다.

부러워하고 질투할 것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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