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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세령 Aug 01. 2023

Chapter2. 계절

가을

이른 아침 작은 새들 노랫소리 들려오면 언제나 그랬듯 아쉽게 잠을 깬다
창문 하나 햇살 가득 눈부시게 비쳐오고 서늘한 냉기에 재채기할까 말까
양희은 '가을아침' 中


가을, 쌀쌀한 가을 아침 공기와 깨끗하게 푸른 하늘 속에서 '가을아침' 노래를 흥얼거리며 시작하는 하루.


 많은 사람이 가을 하면 울긋불긋한 단풍을 떠올리지만 나는 파랗고 투명한 하늘이 가장 먼저 떠오른다. 분명 청명하니 맑은 기운으로 가득한 계절이지만 파랗게 깨끗하기만 한 가을 하늘은 괜히 공허하여 낙서를 하고 싶은 기분이 든달까. 한 가지로 채워진 공간보다는 대비를 이루어 각각의 매력이 극명해질 때 더욱 아름답다고 느낀다. 예를 들자면, 얼룩덜룩한 그림자가 드리워진 햇볕의 자욱이나 구름이 선명하게 떠있는 하늘 같은 것 말이다.

 풍경뿐만 아니라 사는 것도 그렇다. 한 가지로만 온통 채워져 있다면 우린 그것이 좋은지 나쁜지 알 수 없을 것이다. 인생에 행복만 있다면 그것이 행복인지 모를 테니 말이다. 우리는 어두운 날이 있어 밝은 날을 알아볼 수 있고, 그것들이 한데 섞일 때 삶은 훨씬 애틋해진다.

 가을에 단풍 구경을 하는 이유도 같은 맥락일 것이다. 알록달록 다양한 빛깔이 한데 섞여 만들어내는 장관을 보려고 모두가 모여드는 것처럼 한 발짝 떨어져 인생을 바라보면 다양한 빛깔의 날들이 단풍처럼 한데 섞여 다채롭게 빛이 난다. 

그래, 어떤 인생이든 하나의 작품으로 완성되면 아름다운 한 폭일 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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