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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아비티 Aug 02. 2024

안녕 코뿔소, 안녕 코끼리

네팔 남쪽, 치트완


2022년 처음 네팔에 왔을 때

몇몇 여행자들이 들려준 이야기가 있었습니다.

치트완이라는 곳에는 길가에

코뿔소와 코끼리가 돌아다닌다구요.


다시 버스에 오릅니다.


다시 카트만두를 떠납니다.

네팔 남부, 유네스코 자연유산에 등재된

[치트완 국립공원]이 있는

사우라하라는 동네로 향합니다.


아침 일찍 버스를 탔어요.

지난번 랑탕 갔을 때와 마찬가지로

구불구불한 산길을 한참 달립니다.


그 산길을 계속 달리다 보면 평지가 나오고

조금씩 더워집니다. 어느덧 남쪽인 거죠.


시골풍경


네팔이라 하면 보통 높은 산, 추운 날씨를 떠올리지만

네팔 남부, 저지대는 꽤나 따뜻합니다.

농사짓는 곳도 많아서

우리나라의 시골동네와 비슷한 느낌도 있어요.


안사요.


버스에서 내려 수많은 호객꾼들을 뒤로하고

어디 있는지도 모를 숙소를 찾아.

햇살이 적당히 따스한 시골길을 한참 걷습니다.


안경을 안 써서 잘못 본 줄 알았어요.


정말 코끼리가 있었습니다.

생각보다 훨씬 이르게 풀린 궁금증입니다.


길가에 있는 아저씨를 따라간 숙소, 이정도면 충분합니다.


한참을 걷고 걸어 숙소를 찾았습니다.

어딜 가든 시설은 비슷해서

저렴한 곳으로 정했습니다


가방을 두고 동네 여행사들을 돌아다녔는데요.

치트완 국립공원에 들어가려면

가이드를 동반해야 한답니다.

가이드를 동반한 워킹 사파리 투어를

알아보았습니다. 퍼밋(입장권)도 구매합니다.


해 질 무렵 강변을 걷는 프로그램이

투어에 포함되어 있어서 가이드 형님과

라프티 강을 조금 거닐어 봅니다.


해가 집니다.


새 지저귀는 소리, 풀벌레 소리 들으며

바라본 밀림은 꽤 신비로웠습니다.


가벼운 산책을 마치고 숙소로 돌아가는 길

산간에 있는 오지만큼은 아니지만

시골은 시골이구나 다시 생각하게 됩니다.


가끔 이 길로 코뿔소들이 돌아다닌데요.


해가 지고 나면 꽤 어둡습니다.

가로등도 거의 없고, 정전도 자주 되어요.


아침 일찍부터 국립공원 입장을 해야 해서

잠을 일찍 잤습니다.




 모기 때문에 잠을 한참 설치다가 일어났습니다.

작은 가방을 챙기고 길을 나섰습니다.


강을 끼고 있는 동네인 사우하라는

이른 새벽에 안개가 정말 엄청납니다.


안개를 지나 조금 걸으니

어제 방문했던 여행사에 금방 도착했습니다.

그 앞에서 가이드 형님들을 만났어요.


귀여운 가이드 형님들, 무서운 무기 (작대기)를 들고 있습니다.


가이드가 두 명이나 있습니다.

워킹 사파리는 두 명의 가이드를 동반한다네요.


저의 안전을 지켜주고, (작대기)

많은 정보를 알려줄 겁니다.


통나무배와 악어


쌀쌀한 새벽공기를 맞으며 작은 배를 탑니다.

강물에서 자꾸 모락모락 김이 올라오는 게 신기해서

가이드형님에게 물어보니, 수온이 높은 강이랍니다.

손을 담가 보니 정말 따뜻했습니다.


예쁜 새들이 참 많았습니다.

악어들도 종종 보입니다.


작은 형님


해가 떠오르고 슬슬 더워집니다.

가이드 형님들과 본격적으로 워킹 사파리를 준비합니다.


걷기 전에 앞서, 몇 가지 전달사항이 있답니다.


저쪽으로 쭉 가면 인도국경이다.


코뿔소나 코끼리가 나오면 나무로 올라가자.


가끔 호랑이나 표범이 나타날 수 있으니 조심해라


하지만 우리에게 몽둥이(작대기)가 있으니 걱정 마라


등 등 나름 진지하게 사전설명을 해줍니다.


이곳이 치트완 국립공원입니다.


그리고

치트완 국립공원을 함께 걸었습니다.


걷고, 또 걷고

그렇게 두 시간 정도를 걸었는데,

새들과 사슴, 원숭이들만 가끔 보입니다.


크게 기대하지 않았던 사파리라

나무 구경하며, 계속 터벅터벅 걷고 있는데,

가이드 형님들은 조금 초조해 보입니다.


코끼리나 코뿔소를 볼 수 있다고

호언장담을 했거든요.


아휴 더워


그렇게 한참을 걷는데,

가이드 형님이 주변을 두리번거리다가

저를 진지하게 쳐다보며

입에 검지손가락을 가져다 댑니다.



조용하랍니다.

어서 나무로 올라가랍니다.

왜 이렇게 호들갑을 떠나했는데,


바로 앞에 코뿔소가 있었습니다.


이야 코뿔소다.


서둘러 나무 위에 올라가

코뿔소를 한참 동안 보았습니다.


코뿔소를 발견한 뒤로

가이드 형님들 마음에 좀 더 여유가 생긴 거 같은데,

저도 마음이 더 편해졌습니다.


인생 최대높이의 나무타기였어요.


코뿔소가 자리를 뜨고,

우리도 천천히 나무에서 내려와 이동했어요.

또 한참을 걸어 국립공원 밖으로 나갔습니다.


사실상 오늘의 주인공 작은 형님


한껏 밝아진 가이드형님들과

툭툭을 타고 다시 숙소로 돌아왔습니다.


또 다른 동네로 이동해 볼까 합니다.

며칠 더 머무를까 생각도 했지만,

코끼리, 코뿔소도 모두 보았겠다.


마음이 떠버렸습니다.


안녕 치트완, 안녕 사우하라


2년 전 제가 만났던 여행자친구들은

치트완 국립공원과 더불어

[포카라]라는 도시를 추천해 주었습니다.


안나푸르나와 마차푸차레가 자리 잡고 있는 곳,

포카라, 워낙 유명하지요.

어느덧 두 번째 네팔 방문이라

이번에는 한번 가볼까 했던 곳인데.


갑자기 생각이 바뀌었습니다.



석가모니, 부처가 태어났다는

불교의 성지, 룸비니로 가보려고 합니다.


다시 가방을 챙깁니다.


안녕 치트완, 안녕 코뿔소, 안녕 코끼리. 안녕 가이드 형님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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