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를 팝니다, 가격은 '열정'입니다#9

AI 스타트업 UIUX 디자이너 면접

by 세보

면접장으로 향하는 지하철, 차창에 비친 내 모습이 낯설었다. '디자이너'라는 직업을 얻기 위해 벌써 몇 번째 면접인지 모르겠다. 내 이력서에는 여전히 딱지처럼 붙어있는 '신문방송학과 졸업'... 디자인과는 거리가 먼 문구가 선명하게 박혀 있다. 그것은 나에게 늘 보이지 않는 갈증이며 매번 증명해야했다.


면접을 볼 곳은 'AI 스타트업'. 인공지능 기술로 세상의 정보를 재구성한다는 유망한 스타트업이었다. 기술의 최전선에 있는 이들에게 나의 '이야기'가 나의 '디자인'이 가 닿을 수 있을까. 긴장감에 땀이난 상태에서 나는 면접실 문을 열었다. 5분정도 대기 후에 면접이 바로 시작되었다.


"자기소개 부탁드립니다."


직사각형 테이블 건너편, 날카로운 눈빛의 대표님과 팀장님이 앉아 계셨다. 나는 숨을 한번 고르고, 준비한 자기소개를 이야기했다.


질문은 예상보다 훨씬 구체적이고 기술적이었다. 특히 그들의 핵심 AI기술에 대한 이야기가 나왔을 때, 나는 긴장했다. 기술적으로는 잘 알지못했고 기업에 대해 많은 분석을 하진 않았다. 다행히도 기술적인 질문은 하지않았다. 면접관이 나에게 질문했다. "우리 기업에서 본인이 어떤 부분에서 도움을 줄 수 있나요?" 숨을 가다듬고 나는 지난 취업준비를 하며 6주간 진행했던 '2030 세대의 뉴스 포털 이용 활성화 프로젝트'이야기를 차분하게 했다. 면접관들의 눈빛이 달라졌다. 단순히 내 생각을 말하는 것이 아니라, 실제 수집한 데이터로 상황을 증명하는거라 귀기울여 들어주는 것 같았다.


면접장에는 잠시 정적이 흘렀다. 그 정적은 무거움이 아니라 긍정적인 신호였다. 면접관은 옅은 미소를 지었다. 그 후, 면접관이 말했다.


"지원자는 디자인을 '감'이 아니라 '데이터'와 '구조'로 접근할 줄 아는군요. 우리 회사에 꼭 필요한 역량입니다." 라는 말을 들었고 면접은 체감상 15분정도 진행 후에 마무리되었다.


면접장을 나오며, 더 이상 지하철 차창에 비친 내 모습이 낯설지 않았다. 신문방송학에서 배운 '소통의 본질'과 데이터를 통해 사용자를 이해하는 '디자이너의 관점'이 합쳐진 순간이었다.



TMI - 붙을거라 생각했지만 해당 기업은 떨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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