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레임을 깨는 여정#8

학교에서 경험한 것과 실무는 달랐다

by 세보

중간에 흔들려도 괜찮다

인턴 생활이 시작되고 얼마 지나지 않아 난관이 찾아왔다. 실무에서 하는 디자인은 학교에서 경험한 팀 프로젝트와는 완전히 달랐다. 실제 사용자 데이터를 기반으로 빠르게 작업을 하고 현직자분들과 같이 회의를 끊임없이 했다. 그리고 피그마에서 만든 1차 프로토타입과 디자인을 개발자 현직자에게 공유했다. 내가 받은 피드백은 간격이 소수점으로 설정되어있고 디자인 시스템을 제대로 적용해야 된다는 피드백을 들었다. 그때 당시 디자인 시스템 자체를 만들어보지 않아 너무 어렵게 느껴졌다. 자존감도 많이 내려가 있던 상황에서 평소 해오던 거랑 달라 실무를 익히는데 오랜 시간이 걸렸다.


‘역시 난 이 일을 할 수 없는 사람인가 봐...’라는 생각이 머리를 맴돌았다. 그날 집으로 돌아가는 길 지하철 창밖을 보며 정말 포기하고 싶었다. 그럴 때마다 나를 붙잡아준 건, 내가 걸어온 길을 스스로 돌아보는 것이었다. 재수와 삼수, 편입까지. 순탄치 않았던 학업의 여정 속에서도 한 번도 멈추지 않았던 나였다. 그렇게 몇 번이고 넘어졌지만 결국 다시 일어났고, 이번에도 할 수 있다고 믿고 싶었다. 실패는 끝이 아니라, 새로운 배움의 시작일지도 모른다는 신념이 생긴 것이다.


「지금 이 글을 읽고 있는 독자 여러분도 어쩌면 누군가의 한 마디, 예상치 못한 실수 하나에 크게 흔들린 적이 있지 않나요? 그럴 때 여러분은 어떤 선택을 했나요? 흔들리는 건 너무도 자연스러운 일입니다. 중요한 건 그 흔들림 속에서도 ‘완전히 멈추지 않는 것’이더라고요. ‘지금까지 잘 걸어왔어. 그리고 아직 끝이 아니야.’


이 문장을 조용히 되뇌며 다시 시작했던 날이 지금의 나를 만들었습니다. 완벽한 여정은 없습니다. 실패하고, 무너지고, 다시 일어나는 과정을 통하여 조금씩 단단해지며 강해집니다.」




[위기를 넘긴 두 가지 순간들]

하나, 프로젝트 실패

대학교 4학년 때의 일이다. 4명으로 구성된 팀 프로젝트에서 우리는 웹사이트 제작을 맡았다. 거기서 나는 디자인과 기획을 담당했는데 개발자 3명과 12주간 진행하는 형식이었다. 하지만 중간발표를 3일 남겨놓은 시점에서 개발자가 "디자인대로 구현이 불가능하다"고 통보했다. 내가 만든 디자인은 기술적 제약을 고려하지 않은 채, 시각적 완성도만 추구했던 것이다. 애시당초 기획서와도 맞지 않는, 내 입맛대로 구상했던 거다. 또한, 8주 동안 우리가 제대로 소통한 적이 거의 없었다는 사실이었다. 결국 남은 3일 동안 이러한 상황을 극복하기 위하여 곧 바로 미팅을 가졌다. 밤 12시에 긴급회의를 열어 구현 가능한 디자인으로 3일 만에 다시 만들기로 즉석에서 해결책을 모색했다. 나는 디자인 수정에 집중하고, 다른 팀원들은 각자 할 수 있는 부분을 나눠 맡았다. 이후 프로젝트에서 매주 특정요일을 정해 진행상황을 공유하고 문제가 있으면 즉시 해결하는 방식으로 바꿨다.


둘, 현직자에게 받은 포트폴리오 피드백

3개월간 공들여 만든 작업물을 현직자 멘토에게 피드백을 받았던 적이 있다. "솔직히 말하면, 모든 작업이 정리되지 않고 너무 많아요. 그리고 트렌드만 따라한 것 같고 본인만의 관점이나 해결하려는 문제의식이 보이지 않아요. 그리고 UI만 강조한 것 같고 문제해결에 대한 내용은 거의 없네요. 이 정도로는 인턴도 어려울 것 같은데요?". 이 말을 듣고 3개월의 노력이 무너지는 느낌이었다.


집으로 돌아와 포트폴리오를 봤지만 어떤 것이 문제인지 이해가 되지 않았다. 답답하고 속상한 나머지 하루 종일 넷플릭스만 보거나 친구들을 만나 술만 마셨다. 이내 마음을 진정시킨 뒤 다시 포트폴리오를 보았을 때 불필요한 내용도 너무 많고 가독성이 떨어진다는 걸 알아차렸다. 내가 만들어서 내 작품은 괜찮았다고 착각한 것 같다. 그리고 문제 해결이 없고 디자인만 강조한 포트폴리오라는 말이 무슨 의미인지 알게 된 것이다.


왜 이 문제에 관심을 갖게 되었고 어떻게 해결방안을 제시했는지 그리고 이 과정을 통해 어떤 것을 깨닫게 되었는지에 대한 스토리를 만드는 것에 집중하였다. 그 이후 포트폴리오를 제출하고 당당히 인턴에 합격할 수 있었다.


다음편에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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