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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올챙이마더 Apr 20. 2022

6. 우울증, 조울증 그리고 양극성 장애

송민호도 양극성 장애를 앓고 있다고 한다.

얼마 전 오은영의 금쪽 상담소에 그룹 위너(WINNER)의 멤버가 출연했다.

네 명의 멤버가 그동안 드러내지 않았던 마음속 이야기를 꺼내서 이야기를 했고 그중 개인적으로 너무 좋아하는 마이노 송민호 씨가 나와서 자신이 양극성 장애를 앓고 있음을 고백했다.

순간 나도 모르는 사이 내 가슴속에서 뜨거운 무언가가 울컥하고 올라옴을 감지했다.

얼마나 힘들었을까?

송민호 본인도 그걸 지켜봐야 했던 가족들도... 얼마나 힘들었을지 동병상련의 아픔이 전해지는 듯했다.

'신서유기'라는 예능프로 속에서 만난 마이노는 늘 밝은 이미지에 재치 있는 행동으로 다른 출연자들을 당황하게 만드는 다재다능한 활력소 같은 존재이기도 했다.

내가 알기로 그는 음악적 재능뿐만 아니라 미술에도 일가견이 있어 개인전을 해도 손색이 없을 정도로 뛰어나며 패션 감각도 뛰어나 각종 해외 브랜드들의 러브콜이 쇄도하는 것으로 알고 있는 명실상부한 아티스트였다.

세상 부러울 것 없어 보이는 그가 양극성 장애를 앓고 있다니...

그는 큐사인이 떨어지면 세상 밝은 이미지를 연출하다가 카메라가 꺼지면 뒤에서 한없이 울다가 나왔다고 했다.... 얼마나 힘들었을까...

경험을 해보지 않고서는 양극성 장애, 그 기분이 정확히 어떤 건지 알 수는 없었다.

올챙이를 통해서 들은 양극성 장애는 내 기분이 20층까지 업되서 막 올라가다가 내려올 때는 지하 20층까지 내려가는 기분이라고 했다.

올라가는 기분과 내려오는 기분이 정확히 반비례한다고...

솔직히 브런치에 내 아이가 앓고 있는 양극성 장애라는 병을 주제로 글을 쓰게 된 계기 중 하나가 송민호 님이 자신이 양극성 장애가 있음을 밝혔기에 가능했을지도 모른다.

분명히 말해두건대 사연팔이를 위해 이 글을 시작한 것이 아니다.

같은 아픔을 겪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뭐가 뭔지 몰라 아직도 방황하는 누군가에게 올챙이의 솔직한 이야기가 작은 위로가 되어주고 손잡아줄 수 있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브런치를 시작한 것이다.


조울증 (躁鬱症)
[명사] [의학 ] 정신이 상쾌하고 흥분된 상태와 우울하고 억제된 상태가 교대로 나타나거나 둘 가운데 한쪽이 주기적으로 나타나는 병. 조현병과 함께 2대 정신병의 하나이다.
양극성 장애(兩極性障礙)
정신이 상쾌하고 흥분된 상태와 우울하고 억제된 상태가 교대로 나타나거나 둘 가운데 한쪽이 주기적으로 나타나는 병. 분열병과 함께 2대 정신병의 하나이다.      
우울증 (憂鬱症)  
[명사] [심리 ] 기분이 언짢아 명랑하지 아니한 심리 상태. 흔히 고민, 무능, 비관, 염세, 허무 관념 따위에 사로잡힌다.                                                                              -[출처] 네이버 어학사전

사전적 의미에서 접근하면 조울증과 양극성 장애는 큰 차이가 없다.

양극성 장애는 뇌의 장애라고 한다.

유전적, 생물학적인 원인 때문에 발생한다고 알려져 있다.

그러나 일반적인 사람들은 이것을 장애가 아닌 그냥 일반적인 정신병으로 치부해 버리는 경향이 농후하다.

양극성 장애가 개인의 취향이나 성격과 관련되어 있는 것으로 오해하고 있으며 대다수의 양극성 환우와 가족들은 그런 시선들로 인해 소외감과 상처를 받게 된다.

양극성 장애의 핵심적인 특징은 심각할 정도의 조증에서 심각한 정도의 우울증까지의 모습을 모두 포함하는 극단 적인 기분 변화 증상을 드러낸다. 

양극성 장애는 사람들의 정서와 정동(다른 사람에게 자신의 정서를 전달하는 방식)에 지대한 영향을 끼치는 기분장애의 일종이다. 또한 기분변동이 우울증에서 처럼 단지 기분이 저하되는 한 가지 방향으로만 나타나지 않고 양쪽의 극단, 즉 기분이 상승되는 쪽과 저하되는 쪽이 모두 나타나게 되므로 양극성 장애라고 불린다.

                                                                              -'조울병 치유로 가는 길' David J. Miklowitz 저


그랬다. 올챙이에게 물어보면 항상 중간은 없다고 했다.

기분이 아주 좋거나 아주 나쁘거나 기분이 널뛰는 상황의 연속이고 평온한 상태, 아무 일도 없는 soso 한 상태는 본인에게 존재하지 않았다고 한다.

그러다 보니 늘 표현이 극단적이었다.

한 가지 예로 쌍꺼풀 수술이 너무 하고 싶어 하는 올챙이가 어느 날 내게 이런 얘기를 했다.

"내가 커터 칼로 눈을 그어 버려도 아빠가 쌍수를 반대할까?"

이 얘기를 듣는 순간 심장이 철렁하고 내려앉는 듯했다.

"올챙아! 너는 왜 항상 하는 말들이 어는점 아니면 끓는점이니? 그렇게 극단적으로 표현을 해야 직성이 풀리는 거니?"

앞서 말한 얼음공주 같은 선생께 중증 불안장애로 치료를 받을 때 일이었고 이때부터 왜 이렇게 극단적인 표현을 할까 하고 예의 주시하게 된 계기가 되었던 일화 중의 하나이다.

전두엽이 제대로 발달하지 않아 본능이 앞서는 파충류의 뇌구조와 비슷한 뇌구조를 갖는 것이 사춘기 아이들의 뇌 구조라고 어느 책에서 읽었던 기억이 있다.

그때까지만 해도 사춘기니까.... 이성보다 본능이 앞서고 이성적인 판단이 안 되는 파충류의 뇌를 가진 청소년 사춘기니까... 그럴 수도 있으려니 했다.

이성적으로 이해가 안 가는 언행을 일삼을 때도 누군가가 위로가 되라고 해줬던 '지랄 총량의 법칙:사람은 일생동안 쏟아내야 하는 [지랄]의 양이 정해져 있다'을 떠올리며 10대 청소년기니까 이 또한 지나가리라라는 마음가짐으로 아이를 이해하고 아이의 감정 폭발 앞에서 내 감정이 같이 폭발하는 일을 만들지 않기 위해 무던히도 피해 다니려 애썼던 기억이 있다. 아니, 정확한 병명을 알게 된 이후 지금까지도 불필요한 감정 충돌을 만들지 않기 위한 보고도 못 본 척, 모르는 척, 괜찮은 척이 이어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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