갑상선 미세유두암에 대해서
갑상선암의 종류에는 유두암, 여포암, 수질암, 저분화암, 미분화암이 있습니다. 유두암과 여포암은 분화 갑상선암으로 통칭하여 부르며 저분화암, 미분화암보다는 예후가 좋습니다. 우리나라 갑상선암의 90%는 유두암이 차지하고 있으며 여포암이 그다음을 차지합니다. 유두암 중에서 전형적인 갑상선 유두암이 80-90%을 전형적인 아형이 차지합니다. 이렇듯 장황하게 갑상선암 종류를 설명하는 것은 우리나라에서 갑상선암 환자들의 예후가 좋은 것은 분화도가 좋은 유두암, 그중에서도 전형적인 아형이 많기 때문입니다.
이 전형적인 아형은 혈행성 전이가 아닌 림프절 전이를 잘하는 아형입니다. 그러다 보니 갑상선 주위로 먼저 전이가 되고, 재발하더라도 목에서 재발합니다. 수술을 다시 할 수 있어도 이로 인해 죽지는 않습니다. 죽고 사는 문제를 일으키는 원격전이는 1% 미만이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늦게 발견되어 기도, 식도 등 주위조직으로 침윤이 있는 경우에는 사망률이 높아집니다. 이렇듯 갑상선암은 빨리만 발견되면 생존율이 좋습니다. 이렇듯 생존율이 우수하다 보니 그 치료 방법이 다양해지는 것이 아닐까요? 그러다 보니 암인데 수술 안 하고 지켜본다는 치료가 나온 거겠지요.
그리고 이런 지켜보는 방법이 가능한 것은 나라마다 다른 치료법, 즉 다양성에서 기인한다고 할 수 있습니다. 일본은 전절제술보다는 엽절제술을, 수술하는 것보다는 지켜보는 분위기가 대세인 나라입니다. 한 논문(Endocrine Journal,2006;53:829-839)에서 나라마다 수술 방법의 선호도를 알아보는 연구를 진행했습니다. 일본은 확실히 달랐습니다. 1cm 이하의 갑상선 유두암은 엽절제술이나 지켜보는 방법을 일본 의사들은 선호했고요, 미국 의사들은 엽절제술이나 전절제술을 선호했습니다(Table 1). 이러한 치료의 다양성은 서로 다른 나라 간의 교류로 우리나라에서도 갑상선암 치료의 변화를 불러왔습니다.
그리고 1cm 이하의 갑상선 유두암은 우연종이라는 인식의 변화로 이러한 지연수술을 가능케 되었습니다. 우연종의 개념을 설명할 때 항상 사용되는 예가 사체부검 논문들입니다. 갑상선암이 아닌 다른 원인으로 사망한 분들의 사체 부검 중 갑상선 유두암은 우연히 발견되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초음파라는 진단 기술의 발달로 발견되지 않았다면 모르고 살았을 수 있다 하여 1cm 이하의 갑상선암을 우연종으로 정의하였습니다. 그래서 암이라는 단어가 우연종으로 순화되었고 이러한 인식의 변화는 수술하지 않고 지켜보는 일본 의료진의 연구로 확인되었습니다. 즉 암에서 우연종으로의 인식의 변화로부터 이러한 치료법이 나온 겁니다.
그럼 이제 이런 배경 지식하에 주로 일본 그룹에서 시행했던 초기 갑상선암 환자들을 지켜본 논문에 대해서 알아보겠습니다. 이들은 정기적으로 추적관찰하여 5년. 10년 추적 관찰의 결과를 보고하였는데, 과히 놀랄만한 결과들을 보여주었습니다. 10년간 지켜본 결과 갑상선 유두암의 크기가 50% 이상, 또는 길이가 3mm 이상 자라거나, 림프절 전이가 있어서 수술하는 경 우는 6-8% 정도였습니다. 그리고 이렇게 수술한 사람들의 재발률도 지연 없이 수술한 그룹과 다르지 않았습니다. 그러나, 지연수술이 재발에 미치는 영향을 결론 지으려면 아직 데이터가 더 쌓여야 합니다. 10년 이후에도 재발하기 때문입니다. 재발은 수술 전이나 수술 당시까지 전이된 림프절이 제거되지 않고 남아 있었기 때문에 생기는 것인데 수술 전 림프절전이에 대해서 차후 더 다루기로 하겠습니다. 그러나 이러한 문제를 고려하더라도 조기 갑상선암은 천천히 자라고 예후가 좋은 암이기 때문에 그리고 정기적으로 추적관찰을 하여 심하게 진행되기 전에 치료를 하기 때문에 환자분들에게 많은 위해가 가해지지는 않을 수 있습니다. 그래서 조기 갑상선암에서 치료의 다양성이 유지되는지 모릅니다.
환자의 치료 시 일차적인 목표는 재발률과 생존율을 낮추는 겁니다. 그러나 같은 암과 같은 치료 목표를 가졌더나도 치료 전략(strategy)은 나라마다, 병원마다 차이가 있고, 이 치료 전략의 차이는 치료의 목표인 재발률과 생존율에 영향을 미칩니다. 즉 10년의 재발률과 생존율은 수술의 치료의 범위, 수술 후 갑상선 호르몬 억제요법이나 방사성요오드 치료유무 등의 치료의 차이에 의해 달라질 수 있습니다. 그렇다면 일본의 연구가 한국에서도 같은 결과를 보이려면 술전, 수술, 수술 후 치료도 같아야 합니다. 나라마다 차이가 난다면 이 차이가 치우침 (bias)으로 작용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그러므로, 지연치료가 더 좋을지 그렇지 않을지는 더 많은 자료와 추적기관이 필요합니다.
수술적 치료와 방사성 요오드 치료를 예를 들어보겠습니다. 일본은 방사성 물질에 대한 구제가 엄격하여 방사성요오드 치료를 많이 하지 않습니다, 그러다 보니, 측경부 림프절 절제술을 우리나라나 서양보다 많이 합니다. 측경부 림프절 전이가 술 전에 발견되어 그렇게 하는 것은 아닙니다. 일본의 쿠마 병원에서는 7.2%는 예방적 목적으로 시행한 겁니다 (표2, Thyroid,2014;24(1):27-34, J Korean Med Sci,2014,29:48-52). 우리나라나 미국의 가이드라인에서는 예방적 목적으로 측경부 림프절 절제술을 하지 않도록 권고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첫 수술 시 림프절 전이를 확인하기 위해 경부 중앙부위뿐만 아니라, 측경부의 제3구획의 림프절도 일부 제거합니다.
이러한 림프절절제술의 차이가 재발률에 영향을 미치는 것은 갑상선유두암은 초기부터 림프절전이를 약 70%로 잘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기 때문입니다. 지연 수술을 하지만 더 넓은 범위의 림프절을 제거하면 그만큼 재발가능성은 낮아지는 겁니다.
그런데 여기서 하나의 의문점이 생깁니다. 왜 70%의 림프절전이가 있는데 지연수술하는 추적관찰한 군에서는 6-8%에서만 림프절전이가 발견이 되었을까요? 그건 초음파로 진단한 것과 현미경으로 진단한 것의 차이 때문입니다. 림프절 전이가 대부분 70% 환자분들에서 있으나, 초음파에서 진단될 정도로 형태학적 변이를 보이는 사람은 6-8% 정도인 겁니다. 62-64%에서는 전이가 있으나 초음파에서 진단이 안될 정도로 미세 전이이고 림프절의 형태학적 변화를 보이지 않기 때문입니다.
이렇게 말하니 암이 있는데 깨끗이 제거하지 않고 대충 수술하여 잔존암을 남겨두고 수술을 마친 것 같을 수 있는데요. 이러한 실질적인 전이 확률과 초음파에서 드러난 전이 확률의 차이는 초음파의 한계일 수도 있지만 갑상선 유두암의 성격일 수 있습니다. 갑상선 유두암은 림프절 전이를 하더라도 림프절의 형태학적 변이를 보이지 않게 숨어있는 긴 휴지기(quiescent phase)를 가지고 있거나, 전이가 잘 자주 반복적으로 되더라도 림프구들 틈사이에서 오래 존재하지 못하기 때문일 수 있습니다. 이런 추정들 중에 어떤 것이 진실인지는 아직은 알 수 없습니다.
그러나 그 과정과 메커니즘이 무엇이든지 간에 1cm 미만의 유두암은 10년이 돼도 잘 자라지 않는다는 겁니다. 그리고 림프절에 있는 전이암도 잘 자라지 않습니다. 과정은 모르데 이렇게 치료해도 된다는 경험에 의해 결론이 도출하게 된 겁니다. 앞으로는 갑상선 유두암을 자라게 하는 원인들에 대한 연구가 진행될 것입니다. 그리고 이는 다른 암에서도 암의 예방과 치료에 도움이 될 것입니다.
수술도 다양한 치료 중 하나로 환자분의 선택 사항이 되었습니다. 과잉치료, 과잉수술은 사회적 문제가 될 수 있습니다. 그라나, 이 자료를 과잉진단의 자료로 쓰면 안 됩니다. 수술을 연기하여 지켜볼 수 있다는 것이며, 크기가 자라는지 림프절 전이가 생기는지 정기적으로 수술을 하기 전까지는 초음파를 해야 합니다. 그래서 진행된 상태에서 수술을 하게 되는 과오는 막아야합니다. 아직 저희는 암에 대해, 어쩌면 우리 자신에 대해 모르는 것이 많을지 모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