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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구에게나 적당한 SUV, 더 뉴 투싼 시승기

글로벌 베스트셀러가 된 이유가 있다니까요.

현대자동차 더 뉴 투싼 시승기입니다. 1.6 가솔린 터보 엔진 + 7단 DCT 조합의 2WD 인스퍼레이션 등급입니다. 파인그린매트라는 유료 옵션 컬러와 파노라마 선루프 포함 거의 모든 옵션이 더해져 차 값은 3835만 원입니다.


제 기억으로 투싼은 현대자동차 SUV 중에서 글로벌 베스트셀링카입니다. 미국은 상대적으로 큰 싼타페와 함께 각각 10만 대를 넘고 유럽은 파트너가 코나로 바뀔 뿐 투싼은 어디에서도 잘 팔리는 차입니다. 우리나라가 조금 미묘할 뿐이지요.


이런 인기는 ‘적당한’이라는 단어 하나로 설명이 됩니다. 적당히 큰 차체는 다른 시장에서 적당히(최소한) 작은 차가 됩니다. 180마력의 출력도 적당하고 실내 공간도 적당히 넉넉합니다. 혼자 타기에 너무 커 부담스럽진 않으면서 혹시라도 뒷자리에 누굴 태우더라도 괜찮은 공간을 갖고 있으니까요.

변화가 크지 않은 겉모습은 단정해졌습니다. 데뷔 3년 차라는데 과감한 옆 라인이나 뒷모습 등은 아직도 충분히 화려하고요.

커브드 디스플레이를 쓰고 기어 레버를 스티어링 칼럼으로 옮긴 운전석 주변은 거의 새 차 분위기입니다. 윗급인 싼타페의 그것을 많이 가져오며 꽤나 고급스러워진 것도 사실입니다. 특히 시승차의 블랙-그린-그레이 3톤 실내는, 컬러뿐 아니라 여러 재질을 써 고급스럽게 보이도록 만들었습니다.

이 균형이라는 단어는, 현대자동차 SUV 수직 라인업을 기준으로 할 때 딱 그렇게 느껴집니다. 작년에 완전 신형이 데뷔한 싼타페와 코나 사이에서 딱 중간이거든요. 커브드 디스플레이는 싼타페에서, 하나밖에 없는 무선 충전 패드는 코나입니다. 파노라마 선루프와 각도 조절이 다양한 2열은 싼타페에서, 3열을 고민할 필요가 없는 2열을 고정식으로 만든 건 코나와 같은 식입니다. 어찌 보면 싼타페와 코나를 새 차로 내놓으며 투싼의 포지션이 더 명확해졌다고 하는 것이 정확하겠네요.

공간은 넉넉합니다. 특히 2열은 도어 트림의 재질이 (1열에 비해 상대적으로) 좀 떨어지는 것을 제외하면, 한 장의 유리인 2열 좌우 창이 완전히 내려간다거나 등받이 조절 각도가 크고 타고 내릴 때 걸리적거리지 않게 안전벨트 고정 홀을 만든다거나 등등, 꽤 신경 쓴 티가 납니다.

또 2열 엉덩이 쿠션이 바닥으로 낮아지며 접히기 때문에 트렁크 바닥과 거의 평평합니다. 1열을 앞으로 밀지 않아도 170 정도인 제가 누워도 넉넉합니다. 다만 높이는 좀 부족해 파노라마 선루프가 있어야 목을 제대로 펴고 앉을 수 있더군요.

처음에 180마력은 좀 부족하지 않나 싶었습니다. 투싼(1575kg)은 같은 엔진의 코나(1420kg)보다 155kg이나 무겁고, 출력은 코나 198/투싼 180마력으로 더 낮거든요. 최대토크 숫자가 27.0kg.fm로 같은데 더 낮은 회전수에서 나올 뿐 아니라, 빠릿빠릿하게 그러면서도 충격이 거의 없는 7단 DCT가 열심히 일하는 덕에 꽤 시원스럽게 달립니다. 되려 ‘올시즌 타이어인데 왜 자꾸 미끄러지는데…’ 싶었습니다. 하긴 투싼은 원래 현대자동차 SUV라인업에서 가장 경쾌한, ‘Dynamic’을 내세우는 차였으니까요.


지금도 남아 있는 생각은 이렇습니다. 이 정도면 보편성을 가진 SUV로는 적당하다입니다. ’저 값이면 차라리 싼타페를…‘는 당연한 겁니다. 애당초 상품 기획이라는 건 그렇게 짜야하니까요. 위아래를 살짝 겹쳐야 브랜드 안에 머물게 되니까요. 좀 더 비싼 차를 팔 수 있는 기회도 되고요. 이건 제조 및 판매사의 관점입니다.


그런데 이게 무슨 근으로 달아 팔던 시절의 고기도 아니고 - 요즘엔 고기도 등급 따라 값이 다릅니다만 ’차 크기=차 값‘은 좀 벗어나야 하지 않을까요. 내가 필요하면 (크지 않아도, 혹은 남들이 뭐라 해도) 딱 이 정도의 적당한 차를 사서 타는 거죠. 투싼은 그래서 (일부를 제외하면) 누구에게나 적당한 차입니다.


참, 이번에 시승하면서 재밌었던 건 풀 LED 헤드라이트의 지능형 하이빔 기능입니다. 중앙분리대 쪽이 맞은편에서 오는 차 불빛에 따라 영역을 나눠 커지고 꺼지는 것을 볼 수 있었습니다.

옛날(?) 같았으면 오른쪽의 차 때문에 하이빔이 꺼져 있어야 하는데, 좌우를 나누고 그것도 구획에 따라 필요한 곳만 작동하는 것이지요. 몇 년 전에 억대의 수입차에나 있던 기능이 투싼에서도 만날 수 있게 된 것이지요. ㅎㅎㅎㅎ


아무튼, 올해 첫 시승기를 이렇게 마칩니다. 한 해 잘 부탁드리겠습니다.


#현대자동차 #투싼 #더뉴투싼 #시승기 #SUV #자동차 #자동차칼럼니스트이동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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