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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골탈태, 새 BMW 7시리즈 시승기

미래를 앞당길 Fast Forward를 이뤄낼 플래그십 세단

무언가가 크게 바뀌었을 때를 가리키는 사자성어 중에 환골탈태가 대표적입니다. 새 7시리즈를 시승하며 딱 든 생각입니다.


현재는 가솔린 마일드 하이브리드인 740i sDrive와 순수전기차인 i7 xDrive60 두 종류가 있고, 23년 2분기 디젤 740d xDrive, 3분기 PHEV 750e xDrive, 4분기에 고성능 i7 M70, 기본형인 i7 eDrive50과 내연기관 740i xDrive까지 론칭하게 됩니다.


1977년 1세대가 나온 이래 이번에 7세대가 된 7시리즈부터 모든 모델이 롱휠베이스입니다. 그래서 이름에 ‘L’이 붙지 않습니다. M70을 제외하면 M 스포츠와 디자인 퓨어 엑설런스 두 종류가 있습니다. 다음 사진의 범퍼 모양으로 구분 가능합니다.


대체로 롱휠베이스 모델은 뒷자리가 중심이라 뒷 문이 더 긴 경우가 많습니다. 승하차 편리성과 ‘뒷자리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것이지요. 새 7은 앞뒤 비례가 비슷합니다.

여기에 2열 유리 뒷부분의 몰딩을 없애 타고 내리기는 쉬우면서 시원스러운 디자인도 챙겼습니다. 뒤쪽이 무겁지 않게 보이는, 신의 한 수 아닌가 싶네요.


차는 환골탈태했습니다. 뼈를 바꾸고 태에서 벗어난다는 뜻인데, 이것 만큼 새 7시리즈에 어울리는 사자성어는 없어 보입니다.


전 세대 모델과 비교해 무엇보다 크게 느껴진 건 차의 뼈대가 바뀐 차이였습니다. 구형 G11/G12는 섀시에 카본파이버를 쓴, 카본 코어를 내세웠습니다.

그래서 사진 부위, 그러니까 B필러에 카본코어 배지가 있었거든요. 가볍고 강성 좋고, 스포츠카와 레이스카에 쓰이는 카본파이버의 장점을 그대로 갖고 있었습니다. 물론 단점도 피할 수 없었지요. 가죽도 부드럽고 쿠션도 깊은데, 어딘가 뻣뻣한 뒷자리 승차감이 그랬거든요. 앞자리에서 달리기는 좋은데 뒷자리는 불편한, 사실 이 세그먼트에서는 장점보다 단점이 더  드러날 수밖에 없었지요.


그게 알루미늄으로, 그러니까 신형 롤스로이스 팬텀 등에 쓰인 그것으로 뼈대가 바뀌며 완전히 달라졌습니다. 과속방지턱이나 포트홀을 지나도 ‘탕’하고 튀지 않고 ‘툭’하며 넘어갑니다. 대번에 달라진 걸 알 수 있습니다.


이렇게 환골을 했다면 뒷자리 장비들과 승차감은 탈태가 이뤄졌습니다. ‘달리는 차‘에서 ’타고 이동하는 차‘, 그러니까 승객을 더 중요하게, 그리고 매우 세심하게 생각한 내용들이 많습니다.

하다못해 뒷자리 독서등의 빛 온도를 높이고 낮출 수 있습니다. 마사지 프로그램도 매우 다양합니다. 32:9 비율의 시어터 스크린은 위치와 화면의 비례, 스크린 자체의 위치까지 조절됩니다. 앞 시트를 조절하면 그에 따라 앞뒤로 움직이기까지, 역시나 섬세합니다.


물론 아쉬운 점도 있습니다. 이 급의 차들이 그렇듯 앞 승객석을 최대한 앞으로 당기면 오른쪽 미러가 거의 가려집니다. 원래는 고개를 돌려 뒤쪽을 확인하겠지만 시어터 스크린 때문에 이게 쉽지 않습니다. 필요할 때는 운전자보다 뒷자리가 더 중요하다고 주장합니다.


시어터 스크린은 여러 효과를 냅니다. 무엇보다 운전석과의 분리입니다. 예전 리무진에 있던 격벽이 생각날 정도입니다. 기본적으로 두툼한 뒷유리 스크린과 함께 룸미러로 차 뒤 상황 확인이 어렵습니다. 역시나 전문 드라이버를 믿고 뒷자리의 분리해 프라이버시를 더 중요하게 생각한 것이지요. 위 사진처럼 햇볕을 받아도 매우 선명합니다. 와이드 스크린 비율에 맞는 콘텐츠만 제공된다면 좋겠습니다. ‘탈태’는 이렇게 과거에서 벗어난 것으로 완성됩니다.


그렇다고 달리기 성능이 부족하냐면 전혀 그렇지 않습니다. 작고 두툼한 운전대부터 (전기모터의 도움을 받아 결과적으로 매우 빠른) 액셀 페달의 반응과 기울어짐 거의 없는 하체까지 잘 달립니다. 그럼에도 예전의 뻣뻣함이 없이 매우 세련되게 움직입니다.


론칭에서 썼던 “FORWARDISM“은 BMW가 만든 신조어입니다. 옛날 사람(?)인 저는 이걸 듣는 순간 ‘Fast Forward’가 떠올랐습니다. 카세트테이프로 음악을 듣던 시절, ‘>>’ 표시했던 ’빨리 감기‘가요.


새 7시리즈는 순수전기라는 구동계와 뒷자리 승객에 대한 진정한 배려 등을 통해 고급 대형차 시장을 미래로 움직일, 그것도 ‘빨리 감기’로 옮겨갈 차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시승회에는 i7이 몇 대 없었는데요, 언제 좀 길게 타봤으면 싶더군요. 진짜 미래는 i7에 있을 것 같으니까요.


#BMW #THE7 #7시리즈 #FORWARDISM #시승기 #자동차칼럼니스트이동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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