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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슬라의 매출과 수익구조, 그리고 생각할 부분들

소비자가 타는 ‘자동차 회사’라면 같은 기준을 적용해야지요.

테슬라의 매출과 수익에 대해 정리한 그래프가 있어서 가져왔습니다. 2020년에 처음으로 수익을 냈고, 2021년에는 카본 크레딧을 제외하고도 수익 창출에 성공했군요.


구체적으로 보면, 2020년에 냈던 7억 2천100만 달러의 수익은 16억 달러였던 카본 크레딧 판매(대부분 미국 자동차 회사들)를 포함한 금액입니다. 그러니까 실제 차 판매에서는 8억 달러 넘는 손실을 봤다는 말이 됩니다. 이건 2012년 이후 계속 이어졌던 상황이고요, 그나마 탄소 배출권 규제가 활발해진 2020년에서야 흑자 전환할 수 있었던 이유이기도 합니다.


물론 2021년은 다릅니다. 탄소배출권 수익은 15억 정도로 비슷했는데, 차 판매의 급격한 증가/모델당 다양한 비용절감 등으로 차 판매 영역에서 40억 달러의 수익을 냈군요. 90만 대 넘는 판매 기준으로 보면 대충 대당 4천500달러 정도의 순수익인데... 대충 평균 찻값은 5만 달러 정도로 잡는다고 해도 꽤 수익률이 좋네요. 이제는 규모의 경제에 도달했다고 봐도 될 것 같습니다. 올해 얼마나 팔 수 있느냐가 관건일 듯합니다.

 


당연히 기존 자동차 회사들의 본격적인 반격도 시작되었습니다. 폭스바겐이 MEB 베이스 전기차(폭스바겐, 아우디, 쿠프라 등 여러 브랜드의 10여 차종) 생산을 120만 대까지 늘리겠다고 했고 실제로 몇몇 공장은 완전 전기차 전용으로 돌아서기도 했습니다. BMW는 i3 생산을 끝내며 본격적으로 새 전기차들을 내놓기 시작했고요. 현대/제네시스/기아는 작년 판매를 시작한 e-GMP를 쓴 전기차 8만 5천대를 국내외에 팔았습니다. 또 하이엔드 쪽에서는 루시드 에어를 비롯해 여러 전기차 전문 회사들이 있을 테니.. 테슬라 입장에서는 이제 본격적인 시장 경쟁에 나서는 해가 될 겁니다.


몇 년 전부터 전기차 시장은 ‘자동차 회사들이 참여하는 때’가 본격적인 시작일 것이다라고 말씀드렸습니다. 소비자 입장에서는 살 수 있는 차들이 늘어나 고르는 즐거움이 우선 생기고, 조금 더 시간이 지나면 값이 내려간 전기차들이 나올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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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의 글은 테슬라의 2021년까지의 자동차 매출과 수익에 대한 그래프와 그에 대한 설명을 썼던 내용입니다.


이게 참… 저는 테슬라의 혁신적인 발상이나 전기차 분야에서 선도적인 진입, 배터리 생산을 포함한 기술력, ADAS 분야와 인공지능, 칩 등에서 앞서 있다는 것을 충분히 인정합니다.


그럼에도 이를 한마디로 줄여 ‘최고다’라고 말하지는 않습니다. 모두를 만족시키며 결함 없는 기계란 있을 수 없으니까요. 가장 간단한 도구라 할 젓가락도 재질에 따라 기능(음식을 집는 것)부터 사용성까지 차이가 생깁니다. 방짜유기로 예쁜 타원 단면으로 만들어진 젓가락은 보기 좋지만 미끈거리는 짜장면을 먹는 데 나무젓가락 이상의 기능성을 가질 수 없으니까요. 테슬라의 자동차라도 마찬가지입니다.


그런데 가끔 온오프라인에서 만나는 분들은 이러저러한 나름의 근거를 바탕으로 ‘최고다, 다른 회사들은 절대로 따라잡지 못한다’는 말을 하기도 합니다. 처음에는 반대 의견도 내 보고 토론도 해봤는데요, 어느 순간 ‘아, 이건 이론과 이해가 아니라 신념의 영역이구나’라고 느낀 이후 적당한 선에서 마무리를 합니다.


저 내용을 공유했던 것도 같은 이유였지요. 테슬라가 수익을 낸 지 몇 년 되었다는 말에 아니다고 말해도 ‘네가 뭘 아느냐’는 질타를 들었거든요. ㅎㅎㅎㅎㅎㅎㅎㅎ 혁신을 거부하는, 고인 물 자동차 칼럼니스트라면서요. ㅎㅎㅎㅎㅎㅎㅎ


작년 말에 테슬라가 판매 모델들 가격을 낮추었을 때도 그랬습니다. 어느 특정 자동차 회사가 차 값을 내렸다고 했을 때 일반적인 반응은 ‘판매 촉진을 위해 프로모션을 하는구나’가 나와야 합니다. 그간 내연기관 회사들에는 부가적으로 ‘그동안 얼마나 높게 받아 처먹었길래 저렇게 가격을 내리냐’는 비난이 부가적으로 붙기도 하고요.


그런데 테슬라에게는 어땠을까요? ‘전기차 가격 인하의 신호탄이 될 혁신적 조치다 ‘는 말이 나오더군요. 음?????? 아니 그 이전 1년 동안 ’싯가‘로 20% 넘게 가격을 올릴 때는 아무 말 없다가 판매 부진 + 재고 증가 + 다른 회사 전기차의 시장 점유율 향상 등으로 낮춘 가격에 저런 말을 한다고요?


하고 싶은 이야기는 하나입니다. 테슬라의 혁신성과 별개로, 소비자가 구매하고 사용하는 자동차로써 보는 기준은 같아야 합니다. 비난하고 칭찬하는 것도 마찬가지로요.


여하튼 재밌는 세상입니다. ㅎㅎㅎㅎㅎ


#테슬라 #전기차 #자동차칼럼니스트이동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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