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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자동차 스타리아 라운지 리무진 시승기

업무용 프리미엄 미니밴이란 이런 것

현대자동차 스타리아 라운지 리무진을 탔습니다.  기억으로 이렇게 길게 스타리아를  적이 처음인 듯합니다. 

일단 큽니다. 일반 스타리아가 1천990mm인데(안테나 포함 2천120mm), 리무진 모델이 되며 지붕이 높아져 2천200mm가 되었습니다. 뒤쪽에 솟은 안테나를 합치면 2천355mm가 되는데, 지하주차장 높이제한인 2천300을 넘어갑니다. 돌려서 뺄 수 있긴 한데… 아슬아슬하네요.

폭이 1천995mm로 꽤 넓어 되려 5천255mm의 길이는 그리 길게 느껴지지 않습니다. 폭 대비 높이의 비례가 바뀌며 일반 스타리아보다 단단하게 느껴집니다.


A필러 아래부터 일반 스타리아와 달라졌습니다. 바람소리와 시야가 나빠지는 건 아닌가 했는데, 의외로 고속에서도 조용하고 운전석 A 필러 쪽은 전혀 보이지 않아 괜찮습니다.

파워트레인은 2.2L 디젤 + 8단 변속기 + AWD의 조합입니다. 이게 2년 전만 해도 SUV나 미니밴에 기준 같았을 텐데요, 지금은 꽤 옛날(?) 것 느낌이 납니다. 두툼한 토크가 밀어주는 것은 좋은데, 정차 시 진동이나 달리면서 들어오는 소음이 낯설게 느껴지더군요. ㅎㅎㅎㅎㅎ

그간 전기모터가 힘을 보조하는 가솔린 하이브리드나 잘 만들어진 가솔린 터보 엔진들, 또 조용하고 힘 좋은 전기차들에 익숙해져 그렇습니다.


승용에 더 가까운 느낌을 주려면, AWD가 없어도 라운지 리무진 모델에 3.5L LPG를 선택할 수 있으면 좋겠네요. 물론 10kgf.m 이상 차이 나는 토크나, 같은 휠 크기에 리터당 4km 정도 차이나는 연비는 감안해야 합니다. 뭐 LPG 연료 가격이 낮아 큰 문제는 안될 것 같네요.

실내는 고급스럽습니다. 그레이 컬러의 대시보드나 흰색에 가까운 시트 등 눈으로 보기에도, 손으로 만지거나 앉았을 때 감촉도 좋습니다. 좀 의외였던 건 시트가 좀 단단합니다. 넓고 큰데 쿠션이나 등받이가 탄탄한 쪽입니다. 내구성 생각하면 이 정도여야 하겠지만 좀 더 부드러웠으면 좋겠더군요.

옵션들은 화려합니다. 2열 앞에 달린 25인치 모니터는 DMB를 보거나 앞 승객석 뒤에 있는 HDMI 단자를 연결해 영상 시청도 가능합니다. 잡소리가 좀 있던데… 꽤 신경 쓰이더라고요. 천장에는 다양한 조명들이 있어 분위기 살리기에 좋습니다.

어쩌다 보니 차박(?) 비슷한 걸 했는데, 전동식으로 완전 리클라이닝 되는 2열 시트는 꽤 편합니다. 열선/통풍 기능도 있는데, 2/3열 좌우 유리에 있는 수동식 블라인드를 치고 안에 누워 있으려니… 편하고 좋더라고요. ㅎㅎㅎㅎㅎ

앞 승객석에는 공기 청정기가 있습니다. 옵션으로 1/2열을 오가는 무버블 콘솔이 있는데요, 가운데가 팝업 방식으로 올라오고 좌우로 펼치면 테이블이 생깁니다. 220V 전원도 있어 노트북 연결하고 업무를 보는 것도 가능합니다.

네, ‘가능합니다’가 포인트죠. 편하다는 아니라는 이야기입니다. 테이블을 가능한 가까이 놓아도 두툼한 시트 쿠션부 때문에 거리가 멉니다. 팔을 받칠 곳이 없어 장시간 일을 하는 건 쉽지 않겠더군요. 이동 중에 잠깐, 확인 정도를 하는 건 괜찮을 듯합니다. 아니면 노트북을 25인치 모니터에 연결해 목적지에 가면서 사전 브리핑을 하는 것 정도는 좋겠네요.

분명 기본형은 2WD인데, 모바일로 접속한 홈페이지에는 AWD인 HTRAC 옵션 가격이 나와 있지 않더군요. 일반 라운지 모델의 200만 원이라 생각하면 시승차는 7인승 라운지 리무진 5천963만 원 + BOSE 오디오 65만 원 + 별빛 천장 조명 등 스태리 스카이 195만 원 + 무버블 콘솔 303만 원(???? 이게요?) + HTRAC 200만 원을 더하면 6천726만 원입니다. 6명 이상 탑승 시 고속도로 버스 전용차로를 이용할 수 있는 9인승은 6천544만 원이고요.

생각해보면 그렇습니다. 매우 특수한 경우를 제외하면 이 차를 가정용으로 쓸 것 같지는 않습니다. 회사에서 4명 이상의 승객이 타고 출장을 다닌다거나, 해외에서 온 손님을 모시고 다니는 등의 용도가 메인일 것 같네요.


이 경우 회사 소유로, 그러니까 자산으로 잡고 감가상각으로 비용을 털 것이냐, 아니면 필요할 때 빌려 쓰는 것으로 할 것이냐도 선택이 필요하겠네요. 개인적으로는 이런 차만 전문으로 빌려주는 프리미엄 렌터카 서비스가 있으면 좋겠습니다만, 수익이 나기는 쉽지 않을 것 같습니다.


재미있는 시승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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