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용 시계 추가-시티즌 프로마스터 BJ7111-86L

세이코 다이버 워치를 대체하고 여러 기능도 추가

지름은 언제나 즐거워. 음???

비싼 명품까진 아니라도, 저는 손목시계에 대해 한두 가지 원칙이 있습니다. 겨울에는 검정과 브라운 가죽 끈의 심플한 것을 의상에 맞춰 차고, 여름에는 메탈 시계를 쓰는데 정장이냐 아웃도어냐에 따라 드레스 워치와 다이버 워치를 골라 찹니다. 물론 이 모두를 아우르는, 애플워치 6에다 줄질(…)로 바꿔 차기도 합니다.

근데, 이중 여름용 다이버 워치는 벌써 20년 넘게 세이코 SKX007를 썼습니다. 인덱스와 베젤 모두 블랙인 시계입니다.

명품이 아니라 명기로 일컫는 7S26 오토매틱 데이-데이트 무브먼트에, 200m 다이버 방수와 단방향 회전 베젤까지 사실 막(!) 쓰는 용도로 이보다 더 좋은 시계는 없더군요. 이 시계를 차면 물에 뛰어들 때 아무런 부담이 없었다지요. 바다건 민물이건 수영을 하건 다이빙을 하건요. ㅎㅎㅎㅎ 이번 출장에서 수영장을 갔을 때도 그냥 차고 들어갔지요. 이 사진이 그겁니다. 근데…

2015년 태국 한정판으로 발매한 세이코 시계 논란 알게 되었습니다. 많은 일본 회사들이 전쟁에 협력한 것은 사실 시대적 배경상 이해할 수 있는 부분이 있지요. 그 이후 얼마나 반성하고 있느냐가 기준입니다. 그런데 세이코는 반성의 기미가 없더군요. 다음 사진이 그 예입니다.

이건 태국 한정판 제품입니다. 아시아 지역 국가 중에서 2차 대전 때 일본 점령을 겪지 않았던 태국에서만 전범기인 욱일기를 형상화한 시계를 내놓는다는 것. 기회가 된다면 과거 전쟁 범죄 이야기를 끌어올리는 것이지요. 이건 반성했다고 볼 수 없는 행동입니다.

그리고 비슷하다 생각했던 시티즌이 더 앞선 기술, 환경보호 노력 등을 한다는 내용을 알게 되면서 슬슬 기변 혹은 기추에 대한 생각이 들더군요.

그리하여 결국은 들어왔습니다. 시티즌 프로마스터 BJ7111-86L, 에코 드라이브 GMT 다이버 200m 슈퍼 티타늄 시계입니다. ㅎㅎㅎㅎ 이름이 긴데 여기에 내용에 다 있습니다. 프로마스터는 시티즌의 아웃도어 라인업입니다. 제 건 SEA에 해당하는, 바다용이지요.

에코 드라이브는 시티즌 고유의 태양광 충전 쿼츠(전자식) 무브먼트입니다. 충전지에 수은을 쓰지 않고 태양광 패널에도 친환경 소재를 써 환경인증을 받기도 했지요.

또 베젤 안쪽에 24시 표시가 있지요. 흰색의 짧은 시침이 분침과 같이 움직이는 현재 시간을 나타내고요, 오렌지색의 짧은 핸즈(바늘)가 가리키는 시간은 세팅한 지역의 시간을 나타냅니다. 그니까 위 사진 기준으로 한국 현재 시간인 오전 09:14였다면, 오렌지색 시침이 가리키는 (+4시간)의 13:15는 사실상 없는 지역입니다. ㅋㅋㅋㅋㅋㅋ 왜냐하면 태평양 한가운데의 날짜 변경선까지 최대 +3시간 밖에 안되거든요. ㅎㅎㅎㅎㅎㅎ

통 스테인리스 스틸이었던 세이코에 비해 시티즌은 티타늄이라 상대적으로 가볍네요. 흠집이 거의 나지 않는다는데 써보면 알겠지요.

둘의 성격이 비슷한 시계라… 세이코 시계를 어떻게 할까 고민 중입니다. 방출을 할까 싶다가도(요즘 이 모델 중고 가격이 계속 상승 중이더군요), 그간 써온 역사(?)가 있으니 정이 깊게 들기도 했고요. 또 새 시계를 과연 마구 쓸 수 있을까 고민도 되고요. 여하튼 매물사진(?)은 다 찍어 놓았으니 고민을 더 해봐야겠네요. ㅎㅎㅎㅎㅎ

아, 시티즌 시계는 발매 당시 정가가 6만 6천 엔이었는데, 일본 옥션에서 파격 할인 중인(전시용 사용) 시계를 찾아 구입했습니다. 도착까지 2주 정도 걸리더군요. 암튼 예쁘고 멋진 시계 들여와 너무너무 기분 좋은 8월 시작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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