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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정을 잊어버리셨나요?

by 풀드로틀 이동희 Ayrton Sep 13. 2023

포르쉐 월드 로드쇼 2023 - 718 GT4 RS

공도용 레이스카란 이런 것!!!

포르쉐 월드 로드쇼 2023. 독일에서 공수한 차들로 하루 종일 트랙을 달리는 행사입니다. 스스로를, 아니 누구라도 그렇게 부를 수밖에 없는 ‘스포츠카’ 브랜드 포르쉐만이 할 수 있는 즐거움입니다.

한 달 전 국내 론칭한 뉴 카이엔에 대한 포스팅은 따로 쓰고요, 이번에 직접 운전했던 차 중에 가장 빠르고 자극적이었던 718 카이맨 GT4 RS에 대한 이야기를 써 봅니다.

동승 기회만 있었던 - 그러니까 저는 못 타본 - 911 GT3 RS라는 끝판왕이 있었음에도, 단연 최고는 718 GT4 RS였습니다. 일단 쿠페라는 점을 제외하면 자연흡기 대배기량 고회전 엔진 + 미드십 리어휠 드라이브의 조합이라 제가 사장 좋아하는 드라이드 트레인 구성입니다. 수평대향 6기통 4.0L 엔진은 500마력을 내는데, 이게 8,400rpm에서 나오고 이후 엔진 회전수는 무려 9,000rpm까지 치솟습니다.

이 엔진으로 들어가는 공기는 B 필러의 흡입구를 거치는데, 이게 운전자 혹은 동승자의 머리 부근이라 배기음과 함께 짜릿한 흡기음을 들려줍니다.

더욱이나 이 차는 바이작 패키지를 적용, 후드와 루프 등 차체 곳곳이 카본파이버입니다. 센터락이 달린 휠은 마그네슘이고 롤케이지에 버켓 시트까지 매우 본격적입니다. 이 버켓 시트, 특이하게도 앞뒤 조절은 수동인데 높낮이는 전동 조절이 되더군요. 의외로 타고 내리기가 편한 데다 앉았을 때 포지션도 잘 나오더군요.

운 좋게 2도어 스포츠카 그룹이 처음 코스에 들어갈 때, 맨 처음으로 GT4 RS를 운전해 웜업 랩까지 두 바퀴를 돌 수 있었습니다. 신났.. ㅋㅋㅋ

아무튼, 패들 시프트를 쓰지 않아도 인스트럭터가 몰고 열심히 달리는 718 4.0 GTS를 간단하게 따라붙습니다. 앞에서 열심히 달리는 것 같은데, 너무나 쉽게 코너를 달리고 밀린다는 느낌 없이 휘리릭 돌아나갑니다. 미쉐린 파일럿 스포츠 컵2 타이어의 스키드음을 들을 수도 없었는데, 목이 꺾이는 것으로만 횡가속을 느낄 뿐 버켓 시트에 묻힌 몸도 평안합니다. ㅎㅎㅎㅎㅎ

게다가 직선 구간에 들어갔을 때, 제 회사 이름처럼 ‘풀드로틀’을 하면 9,000rpm까지 치솟은 회전계가 바뀔 때마다 아드레날린을 몸 곳곳으로 펌핑해 내보냅니다. 하아…

그러니까 이건, 요즘의 차에서 느끼기 어려운 소리와 자극입니다. 같은 2도어 스포츠카 그룹에 911 터보S 카브리올레도 있었는데요, 650마력에 0->100km/h 가속 2.7초인 이 차보다 718 GT4 RS가 훨씬 자극적입니다. 911터보S가 트롬본을 고급스러운 비단으로 감싼 듯한 배기음이라면, GT4 RS는 피콜로 트럼펫을 귓가에 대고 연주하는 사운드가 납니다. 하아…

게다가 미드십 리어휠 드라이브 구성이라, 차 가운데 있는 무게 중심을 앞뒤로 움직이는 것이 확실하게 느껴집니다. 특히 코너 직전 제동할 때 앞으로 무게가 적당히 넘어가면서도 뒤가 들린다는 느낌이 없어 매우 안정적이더군요. 또 가속할 때 앞바퀴가 구동을 안하니 그립이 빠진다는 느낌이 없어 가속 페달을 더 과감하게 밟을 수 있더라고요. 한계가 어딜까 매우매우 궁금해지는 차였습니다.

나중에 달리는 영상을 보니 정말 편안하고 여유있게 운전대를 돌리고 있더군요. 막상 저 때 모든 신경을 집중하고 있었는데 말입니다. ㅎㅎㅎㅎㅎㅎ 편안… ㅎㅎㅎㅎㅎ

벌써 몇 년째 참여하는 PWRS(Porsche World Road Show)인데요. 자주 다니면 다 똑같지 않냐고 말할 사람이 있을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런데 PWRS는 매년 탈 수 있는 차가 다르고 운영 방식을 바꿔 새로운 즐거움을 줍니다. New는 아니어도 매번 ‘Betterment’를 준비하고 경험하게 해주니까요. 그것도 매우 의도적인 발전으로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