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은 삶 위에 놓인다
사랑이 나를 집어삼키게 그냥
놔둬서도 안된다
그렇게 내가 조금씩 닳아 없어져 버린 것도 모르고
내 삶이 다 타버린 뒤에야 배웠다
나는 이제 조금씩 사랑의 방향을 알 것 같다
책임지지 못하는 사랑은
서로를 소멸시켜 버린다는 것을
삶과 분리하고 나누려 했던 순간들이
회피였고 외면이었다는 것을 진작 알았더라면
내 삶이 조금은 덜 닳아 없어졌을까
소설이나 영화에서 사랑해서 보낸다느니
사랑함에도 붙잡지 않는다느니
그런 말들이
이젠 신파로 들리지 않는다
그 말 속에 들어있던 고단했던 삶의
그 무게를 빛깔을 빗물처럼 스며들던 그 슬픔을
이제 조금은 알겠다
그 한 단어를 만들고 선택하기 위해
친절하지 않았던 삶의 무게는
얼마나 짓눌렀을지
그 한 단어를 정리하기 위해 또 얼마만큼의 시간을
휘청이며 건너왔을런지
책임져 보지 않은 사람은
아마 쉽게 이해하지 못할 이 문장
책임지지 못하는 사랑은 서로를 지치게 하고
결국은 서로를 소멸시켜 버린다는것을
누군가의 삶까지 모두 짊어지는 것 또한
결국은 두 삶 모두 집어삼키는
무책임한 사랑이었음을
이제는 안다.
나는 조금씩 내 삶을 살아보기로 했다
홀가분해졌다고 말하기엔 아직 확신은 없지만
그래도 내 손에 움켜쥐려 했던 것들을
하나씩 놓아보려 한다
때로는 또 휘청이겠지만
또 흔들리겠지만
이 선택에
후회는 없을 것 같다.